[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Tonight, I'm gonna have myself a real good time I feel alive…And the world—I'll turn it inside out Yeah! I'm floating around, In ecstasy So…!”

지난 3일, 서울 잠실에 위치한 이커머스 기업 쿠팡 사옥 18층 소규모 세미나실 겸 연습 공간에서는 최근 20~30대들에게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에 등장하는 전설의 록 밴드 ‘퀸(Queen)’의 명곡 ‘Don’t Stop Me Now>가 울려 퍼졌다.

연습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쿠팡의 사내밴드 ‘쿠뺀’ 멤버들은 노래의 절정에 몰입해 기자가 연습 현장에 방문한 것도 모른 채 열정적인 연주를 이어갔다. 노래의 신나는 리듬과 멜로디에 심취해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뜬 보컬 담당 멤버가 살짝 눈을 떠 기자와 눈을 마주쳤을 때에서야 열정적인 연습은 잠시 멈췄다.

쿠뺀 멤버들은 곧 다가오는 사내 정기공연을 위해 쉬는 시간에 틈틈이 모여서 맹연습을 하고 있었다. 쿠팡의 사내 밴드인 ‘쿠뺀’은 쿠팡이 창업된 지 1년 후인 2011년 음악을 좋아하는 4~5명의 직원들이 모여서 시작한 소모임에서 시작됐다. 이후 음악을 좋아하는 다수의 직원들이 새롭게 더 합류했고, 2012년 쿠팡의 사내 음악 동호회이자 밴드로 공식 인정을 받아 현재까지 활동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현재 쿠뺀은 총 5개의 밴드 팀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 팀마다 악기, 보컬을 포함해 7~8명의 멤버들을 합쳐 약 4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 쿠팡 사내밴드 쿠뺀 멤버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쿠뺀은 2012년 공식 창설된 이후 한 해에 총 2회 열리는 쿠팡의 사내 정기행사에서 매번 공연을 할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멤버들의 모집은 수시로 이뤄지며, 연주하는 곡에 따라 혹은 팀으로 모인 구성원들의 음악적 선호에 따라 팀의 구성원들은 항상 바뀐다.

최근 쿠뺀은 곧 있을 사내 연말 공연을 위해 인기 곡이나 크리스마스 캐롤 곡 등을 연습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11년 쿠팡에 입사해 쿠뺀 결성 초기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밴드의 리더 정영민(Transportation Outbound 사업 부문) 사원은 “쿠뺀은 쿠팡 내에 있는 수많은 직원 동호회들 중 가장 활발하게, 그리고 꾸준히 활동하는 동호회들 중 하나”라면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즉각 반영해야 하는 쿠팡의 이커머스 업무 특성상 모든 직원들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음에도, 연습 일정이 잡히면 거의 모든 멤버들이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열의가 뜨겁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쿠뺀 구성원들이 활동에서 느끼는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쿠뺀의 멤버 김지원(플랫폼 비즈 서비스 사업 부문, 2015년 입사) 사원은 “물론 연습 때에는 모두가 진지하게 임하지만, 쿠뺀의 멤버들 모두는 각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즐기기’ 위해 밴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정기 공연도 즐겁지만 정식 공연이 아닌, 각 팀들이 연습한 성과들을 서로 보여주고 같이 맥주 한 잔 하면서 구성원들이 친목도 도모하는 비정기 모임 ‘버스킹 회식’ 등 밴드 멤버들끼리 즐거움을 공유하는 시간들도 있어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밴드 공연들 중 잊을 수 없는 순간에 대해 물었다. 잠시 생각에 빠진 밴드 리더인 정영민 사원은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독일전’ 경기 날에 있었던 공연”이라고 답했다.

정영민 사원은 “축구 대표팀의 아쉬운 성적, 거기에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가 피파랭킹 1위인 독일과의 경기라는 점에서 그날의 공연에 임한 멤버들은 매우 초조해 했으나 곧 전해진 승전보에 모든 직원들이 열광했고, 밴드 멤버들은 그날 밤 함께 ‘달렸’다”라면서 “그날 연주한 이글스(Eagles)의 ‘데스페라도(Desperado)’는 개인적으로도 그리고 당시 쿠뺀의 모든 맴버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곡이 됐다”라고 말했다.

쿠뺀의 멤버들은 밴드 활동은 회사 생활의 즐거움 중 하나라고 입을 모은다. 쿠뺀의 다른 멤버 오원섭(플랫폼 비즈 서비스 사업부문, 2017년 입사) 사원은 “회사에서 억지로 동호회 활동을 강요하거나 혹은 상사나 높은 분 등 누군가의 눈치를 보고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자신들의 즐거움을 위해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모임이기에 잘 유지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쿠팡은 사내 동호회의 활성화를 위해 정책 차원으로 그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특히 쿠뺀은 각 팀 구성원들이 연습에 참여할 때의 개별 활동비와 함께 사내 정기공연 준비 비용들을 회사에서 지원받고 있다. 그래서 밴드 멤버들이 아닌 쿠팡의 다른 직원들도 쿠뺀의 매년 정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밴드 리더 정영민 사원은 “밴드 운영의 목적은 오로지 구성원들의 ‘즐거움’”이라면서 “쿠뺀이 앞으로 10년, 20년 혹은 그 이상으로 유지되는 즐거운 모임으로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