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꽃꽂이는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다. 그 때문에 선뜻 시작하기 어려운 취미활동이다. 그러나 이 회사 직원들은 한 달에 한번 무료로 꽃꽂이 수업을 듣는다. 회사가 직원들의 취미활동을 적극 지원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롯데카드 꽃꽂이동호회 백리향.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지난 11월 20일 6시 30분에 방문한 롯데카드 사옥에는 퇴근길에 분주한 직장인들이 있었다. 그들과 반대로 사옥 안으로 들어가니, 꽃꽂이 활동을 준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이는 동호회 ‘벡리향’의 회원들이 있었다. 아직 활동을 준비 중이었는데. 모두가 나서서 책상을 맞추고, 재료를 정리하는 등 분주했다. 또 준비된 간식거리를 서로 챙겨주는 모습도 보였다. 동호회 활동 전부터 이 동호회의 분위기가 얼마나 화기애애한지 알 수 있었다.

롯데카드의 꽃꽂이 동호회는 2006년 6월 창설돼 12년째 활동하고 있다. 오래된 역사만큼 동호회 회원들은 플로리스트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등 실력이 수준급이다. 사내 우수동호회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동호회의 인기는 엄청나다. 현재 동호회는 한 달에 한 번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고 있는데, 지원하지 못한 직원들의 아쉬운 소리가 매번 나온다고 한다.

백리향의 회장을 맡고 있는 임선희(50세·32년 차) 씨는 동호회 창립자이기도 하다. 그는 “꽃꽂이 동호회를 만든다는 것이 당시에는 매우 도전적이었다”면서 “아무도 지원하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생각보다 인기가 많았고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10여년 동안 꽃꽂이를 해온 임 씨는 플로리스트 사범 3급 자격증을 갖고 있다. 동호회에서 회원들의 자격증 취득을 위해 교육도 진행하고 있는 덕분이다.

동호회 활동은 전액 회사가 지원한다. 이 동호회뿐만 아니라, 사내 동호회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덕분에 회원들은 금전적 부담 없이 여유와 취미활동을 즐기고 있다.

이날 동호회 활동 참가자 중 유일한 남성인 김태헌(43세·12년 차) 씨는 남자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기회라서 동호회에 가입했다고 전했다. 그는 “금전적 부담 없이 생소한 경험을 해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동호회 활동이 끝나고 직접 만든 작품을 집으로 가져가서 가족들과 함께 보는 것이 즐겁다”면서 이날 만든 작품에도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어 그는 “동료들과 함께 취미를 즐긴다는 것은 업무의 효율성으로도 이어진다”면서 “다른 부서와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렇게 만나고 친해지면 업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롯데카드 꽃꽂이동호회 백리향.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백리향은 뻔한 표현이지만 가족 같은 분위기다. 서로 돕고, 작은 것 하나 챙겨주는 모습이 따뜻했다. 이날 처음 동호회 활동에 참석한 정주현(29세·5년 차) 씨는 “분위기가 밝고, 섬세하게 챙겨주시니 가족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정씨는 “업무에 지쳐갈 때쯤 리마인드 시켜주고 따뜻함을 주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회원 중에는 임신했을 때 태교를 목적으로 시작한 활동을 아직까지 이어가고 있는 회원이 있다. 5년 전 태교를 위해 백리향에 가입한 임현정(42세·17년 차) 씨는 “워킹맘으로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어려운데, 회사의 지원으로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너무 좋다”고 전했다.

그녀는 여자 후배들에게 롯데카드는 여자들에게 정말 좋은 회사라고 얘기한다고 했다. 그녀는 “우리 회사는 입학휴가, 돌봄휴가, 육아휴직 등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는 문화가 장착돼 있다”면서 “여성 직장인들의 최대고민인 경력단절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임 씨는 아이를 낳고도 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동호회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 “동호회 활동으로 직접 만든 작품을 가족들에게 선물할 때 받는 사람이 정말 좋아한다” 면서 “어버이날 부모님께 직접 만든 꽃바구니를 드렸더니 너무너무 좋아하시더라, 잊을 수 없다”고 동호회 활동의 장점을 얘기했다.

▲ 롯데카드 꽃꽂이동호회 백리향회원 단체사진.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이 회사 직원들은 모두 회사에 만족하며 생활하고 있는 것 같았다. 동호회 회원들은 회사의 동아리 지원이 충분하고, 소비자 중심 그다음 직원 중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롯데카드에는 이벤트 데이가 있다. 예를 들어 11월 11일에는 로비에서 게임을 진행해, 빼빼로를 나눠주는 행사를 한다. 동호회 회장 임 씨는 “사원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면서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다른 회사 직원들의 부러움을 산다”고 말했다,

유일한 남성회원 김 씨는 “롯데카드는 업무의 중심이 소비자에게 맞춰져 있다”면서 “따라서 부서 전체가 소비자의 효율을 위해 움직이기 때문에 사원들도 항상 고민하고 성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