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국제유가가 1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이란 경제 제재 강화로 소폭 상승했다. EU가 폭탄테러와 관련한 이란인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제재 결정를 지지하면서 대이란 제재가 강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분은 전거래일에 비해 0.5%(0.30달러) 상승한 배럴당 56.7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0.05%(0.03달러) 오른 배럴당 66.7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프랑스의 이란인 제재 결정을 지지한 유럽연합이 향후 이란 제재에 대한 미국의 강경자세에 동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감산 관련 결정을 내리기 전에 원유시장의 수급 상황을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적극적인 감산 주장을 내놓고 있는 데 반면 러시아는 아직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존 킬두프 어게인 캐피탈 창립자는 "노박 장관의 발언에 시장이 집중했다"면서 "러시아는 사우디와 달리 시장이 초과 공급 상태라는 데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한다는 견해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망 사건으로 사우디가 쉽사리 감산에 나서지 못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19일 CNBC에 따르면 헬리마 크로프트 전 CIA 전략가이자 RBC캐피탈마켓 이사는 "카슈끄지 사망 사건이 지금까지 원유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CIA의 공식 발표가 나오면서 원유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CIA는 다음날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사우디 등 산유국이 하루평균 100만 배럴에서 140만 배럴가량 비교적 큰 규모의 감산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도 유지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다음 달 초까지 감산 논의가 유가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안다의 스테판 이네 전략가는 "시장이 더 중립적인 상황으로 돌아왔다는 인식이 커졌다"면서 "그러나 산유국이 상당한 규모의 감산이 결정되기 전에는 적극적인 매수가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