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 프라이데이(오는 23일, 현지시간)에 온라인 쇼핑을 하려는 사람들은 올해부터는 좀 까다롭지만 다양한 선택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Trusted Review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블랙 프라이데이(오는 23일, 현지시간)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연말 쇼핑 시즌을 맞이해 쇼핑을 벼르고 있는 미국인들, 특히 온라인 쇼핑을 하려는 사람들은 올해부터는 좀 까다롭지만 다양한 선택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매장에 가서 주문한 물건을 픽업해야 할 수도 있고, 주차장의 자동차까지만 배달해주는 방식을 선택해야 할 수도 있다. 혹은 온라인으로 옷을 주문했을 경우 직접 입어 보기 위해 매장 탈의실에 갖다 놓도록 할 수도 있다. 물론 당신이 단골 고객이라면 무료 배송의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아마존 프라임 고객이라면 익일 배송이 보장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월마트에서 노드스트롬 백화점(Nordstrom)에 이르기까지 소매업체들은 이와 같이 선택의 폭을 넓힌 이유가 고객들로 하여금 가장 편리한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서비스들, 특히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매장에 직접 와서 픽업하도록 유도하는 서비스들의 진짜 목적은 수익을 깎아 먹는 배송비를 줄이고, 매출을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노드스트롬 백화점의 블레이크 노드스트롬 공동 대표는 "수 년 전부터 각 업체들이 고객 센터(Fulfillment Center)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배송이 대규모로 이루어졌지만 대개 회사의 관점에서 행해졌다"며 "이제는 배송이나 픽업도 고객의 요구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든 반품하든 어디서나 편하게 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컨설팅 회사 앨릭스 파트너스(Alix Partners)의 조사에 따르면, 소매업체 관점에서는 고객들이 예전처럼 직접 매장을 방문해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가장 이익이 되는 거래 방식이지만, 이제 그런 방식은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선호하는 방식이 아니다.

소비자들의 웹사이트 방문을 추적하는 어도비 애널리틱스(Adobe Analytics)에 따르면 이번 할리데이 쇼핑 시즌에 미국의 온라인 판매는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1241억 달러(140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소매업연맹(National Retail Federation)은 올 할리데이 시즌에 온라인 오프라인을 모두 합친 총 소매 매출은 지난 해보다 4.8% 증가한 7210억 달러(814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소매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이런 새로운 쇼핑 방식에서 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한다. 메이시스 백화점(Macy’s Inc.)은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한 고객들을 상품을 픽업하기 위해 매장으로 이끌어 내면 25%를 더 소비한다고 말한다. 타깃(Target Corp.)도, 고객의 집에서 가까운 곳에 매장들이 있기 때문에, 고객들의 온라인 주문을 물류센터에서 처리하기 보다 매장에서 처리하는 것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월마트 또한 고객들의 주문 상품 픽업의 선택을 다양화하는 것이 선택의 폭이 적은 온라인 경쟁자들과 경쟁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고객에게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 소매 업체 매장 마다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메이시 백화점에서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매장에서 물건을 픽업하기로 한 고객들은 (배송비를 내지 않을 수 있지만) 그 매장에 없는 물건은 살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실제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사람들이 해당 매장에 물건이 없는지 알 방법도 없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배송지를 특정 매장으로 해 놓으면 하는 메이시 전 매장의 물건을 살 수 있다(이 경우에는 당연히 배송비가 추가된다).

이런 다양한 선택 방식은 각각 나름의 서비스 명칭을 가지고 있다. 스킵더라인(Skip the Line), 드라이브 업(Drive Up), 겟잇패스트(Get It Fast) 등 생소한 이름으로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게다가 그런 모든 옵션을 다 알고 쇼핑을 하는 고객들은 거의 없다.

캘리포니아 산 라몬(San Ramon)에 사는 28세의 교사 멜리사 버그스타인슨은 “서비스 종류가 너무 많다. 그리고 그런 서비스를 자세히 설명해 주지도 않는다.”고 불평했다. 비록 매장을 방문하기 전에 웹에서 상품과 가격을 검색한다고 해도, 픽업 옵션까지 자세히 들여다 보지도 않는다.

▲ 메이시스 백화점이 새로 선보인 ‘필요하면 뭐든지'(At Your Service) 데스크에서는 온라인 주문 상품을 픽업하거나 스타일리스트와의 상담, 상품권 구매도 할 수 있다.   출처= 메이시스

그래도 소매업체들은 여전히 여러가지 다양한 선택 옵션을 내놓는다. 타깃은 이번 할리데이 쇼핑시즌에 근처 도로가에까지 무료 배송해주는 '드라이브 업', 매장 내 픽업을 뜻하는 ‘주문 픽업’(Order Pickup) 등 최소한 6가지 이상의 옵션을 선보이고 있다.

도심에 사는 고객들은 7달러의 배송료를 부담하면 매장에서 주문하고 당일에 집까지 배달해 주는 ‘매장 직배송’(Delivery From Store)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고, 연회비 99달러를 내면 최근 타깃이 인수한 배송 전문 스타트업 시프트(Shipt)를 통해 역시 당일 집으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타깃의 존 멀리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고객들이 본인들에게 적합한 새로운 옵션을 다양하게 사용할 것이라며, 특히 특별 할인을 노리는 추수감사절에는 ‘주문 픽업’ 서비스가,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에는 일반 익일 배송, 시간에 쫓기는 크리스마스 때는 ‘드라이브 업’ 서비스가 인기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객들이 이런 서비스를 다양하게 이용하면 매장 입장에서도 일손이 딸리는 할리데이 쇼핑 시즌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장에서 직접 물건을 사는 고객들도 이전처럼 계산대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고 모바일 앱으로 직접 결제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월마트와 타깃은 고객들이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직원들이 들고 다니는 휴대용 기기를 통해 매장 내 어디서든 물건 값을 지불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메이시스 백화점도 전 매장에서 모바일 지불 방식을 시행하고 있다. 고객들이 스마트폰 앱으로 상품을 스캔하고 돈을 지불한 다음 모바일 체크아웃 카운터에 들르면, 직원들이 구매를 확인한 후 보안 태그를 제거하고, 물건을 봉투에 담아준다.

월마트도 주차장에서 식료품을 받을 수 있는 그로서리 픽업(Grocery Pickup), 매장 내에서 당일 픽업하는 픽업 투데이(Pickup Today), 동일 상품을 가정 배달보다 매장에서 사면 더 싸게 살 수 있는 픽업 디스카운트(Pickup Discount) 등 다양한 온라인 주문 무료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월마트는 할리데이 시즌 중 온라인 주문에 대해서는 35달러 이상의 주문에 대해서만 익일 무료 배송을 제공함으로써 수익 마진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타깃과 아마존은 이번 시즌에 오히려 무료 배송을 위한 최소 주문액 한도를 낮췄다.

노드스트롬의 ‘겟잇패스트’ 서비스는, LA 지역에 한해, 정오 이전에 들어온 주문에 대해 익일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를 선택한 고객들은 노드스트롬 백화점 네 곳, 또는 LA 지역의 소형 매장 세 곳 중 어느 곳에서나 주문한 물건을 픽업할 수도 있다. 백화점측은 지난 10월 이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픽업하는 고객이 50% 증가했다고 말했다.

아리조나주 유마(Yuma)에 사는 다코타 커프먼은 보통 때에는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을 통해 무료 배송하도록 하지만 사실은 직접 매장에 나가 물건을 사는 것을 좋아한다. 세 아이의 어머니인 24살의 그녀는 올해에는 직접 선물을 살 시간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직접 쇼핑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내가 구식이라서 그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