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스마트 전성시대다. 스마트폰을 필두로 스마트TV, 스마트 가전과 같이 우리 생활 속 기기부터 공장에 IT기술을 입힌 스마트팩토리까지. 이제 스마트 제품의 전성시대를 또 한 번 이어갈 만한 똑똑한 신발이 나왔다. 똑똑한 신발 ‘스마트 슈즈’로 세계 제패를 꿈꾸는 기업 솔티드벤처(Salted Venture)의 조형진 대표의 꿈은 하나다. 적어도 스마트 슈즈 분야에서만큼은 세계 속의 탑 기업이 되는 것. 삼성전자 입사 4년 차에 홀연히 사내 벤처지원 프로그램인 C랩을 거친 후 회사를 설립하고 삼성전자를 떠난 조 대표를 14일 서울 강남구 솔티드벤처 사무실에서 만났다.

▲ 조형진 솔티드벤처 대표.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스마트 슈즈로 신체 밸런스 측정

솔티드벤처 스마트 슈즈의 핵심 기능은 신체 밸런스(균형)를 측정하는 것이다. 신발에 설치된 족저압 센서를 통해 정적인 상태뿐만 아니라 동적인 상태에서도 신체 밸런스를 측정하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측정된 신체 밸런스 데이터는 모바일 기기로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재활, 헬스케어, 골프, 러닝머신 등에서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데 활용된다.

솔티드벤처의 가장 핵심 기술은 압전센서를 이용해 사람의 신체 밸런스를 측정하는 것이다. 즉 스마트 슈즈가 발바닥의 족저압을 측정해 이를 분석한 후 헬스케어나 재활 등에 활용하는 것으로 회사에서는 크게 골프, 피트니스, 러닝 3가지 분야로 나눠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골프에서는 스윙을 할 때 얼마만큼 신체 밸런스가 맞는지 측정을 하고, 피트니스나 재활 병원에서는 몸이 어디가 틀어졌는지와 같은 것을 체크한다. 러닝머신에서도 달리는 동안 자신의 몸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졌는지와 같은 밸런스를 확인해 보여 준다.

C랩에서 꿈꾸던 생각… 밖으로 나오다

스마트 슈즈는 조 대표가 삼성전자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에 몸담을 때부터 구상해 오던 아이템이었다. 처음에는 신발이 아닌 스마트 깔창을 집중 연구했다. 보행과 자세분석 솔루션을 2014년부터 연구하다가 2015년에 아예 밖으로 나와 창업을 하게 됐다.

“삼성전자에 2012년에 입사하고 4년 차가 되던 2015년에 C랩을 마치고 독립해 회사를 만들었다. 사실 삼성전자 사내벤처로 연구할 때는 제품화보다는 관심 있는 분야인 ‘착용 거부감이 없고, 건강까지 체크해주는 깔창’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뭔가 이를 더 발전시키고 싶었다. 아버지가 사업을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동경도 있었다. 삼성전자라는 큰 회사에 속해 있으면서도 일을 하면서 내가 일을 주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마침 C랩을 접하게 돼 본격적으로 독립 구상을 하게 됐다.”

조 대표는 발을 건강의 시작점으로 봤다. 우리 몸을 지탱하는 발에서부터 스트레스도 받을 수 있는 만큼 발을 건강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스마트 슈즈로 새로운 시대를 열고 싶다는 마음에서 스마트 슈즈라는 아이템을 선정했고, 매일 도전하는 마음으로 사업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고 고민하는 CEO

CEO로 4년 차가 된 조 대표에게 혹시 롤모델이 있느냐고 물었다. 조 대표는 주변에서 아직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면서 딱 1명을 말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주로 조 대표와 비슷하게 스타트업 창업을 한 사람들, C랩 출신 스타트업 대표들과 많은 교류를 하면서 사업 노하우를 배우고 있었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최근 읽은 책에서 감명을 받았다는 글귀를 하나 소개했다.

‘생존 자체가 성공한 리더의 사명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무리하게 성장을 추구하다가 조직이 망하면 안 된다. 리더면 생존과 성장을 상호 보완적으로 봐야 한다.’ 삼성전자 권오현 회장의 책 <초격차>에 등장하는 말이다.

“최근 권오현 회장의 책 <초격차>를 읽었는데 저 말이 가장 인상 깊게 와 닿아 비즈니스 현장에도 적용하려고 많이 노력 중이다. 나 역시도 돈 벌기와 생존을 2개의 사업 키워드로 놓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데 주변의 좋은 롤모델로부터 언제나 배우려고 노력 중이다.”

조 대표의 꿈은 최소한 발에 대해서는 1등이 되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기존 메이저 플레이어들이 열지 못했던 스마트 슈즈 분야에서 시장을 개척하고, 때로는 메이저 플레이어들과 손을 잡아 스마트 슈즈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특히 신발은 모든 사람들이 사용한다는 점에서 스마트 슈즈의 성장세를 높게 평가했다.

솔티드벤처는 내년 매출로 70억원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힘들지만 메이저 신발업체와 협업해 스마트 슈즈 러닝화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 피트니스 센터와 병원 등에서도 꾸준히 사업 확장 기회를 노리고 있다. 스마트 슈즈에 부착되는 브랜드명은 ‘솔티드’다. 솔티드벤처 회사 이름을 그대로 브랜드화한 것이다.

조 대표는 “솔티드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스타트업 시장에서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는 회사가 되자는 의미에서 만든 것”이라면서 “스마트 슈즈로 사람들의 건강을 챙겨주고, 스마트 슈즈 분야에서는 세계 탑 기업이 되고 싶은 만큼 의미 있는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솔티드라는 이름은 사실 C랩에서 독립하기 2주 전에 만들어진 이름이다. 매우 짧은 시간에 툭 하고 나온 브랜드 이름이지만 C랩 기간 동안 심혈을 기울였던 스마트 슈즈 브랜드에 제법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언제나 제 역할을 묵묵히 하는 소금처럼 스마트 슈즈 시장에서 당찬 도전에 나선 솔티드벤처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