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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일본, ‘시신 호텔' 성업

화장장 부족으로 화장 순서 기다리는 동안 시신 안치하는 호텔 등장

홍석윤 기자 syhong@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11.08  17: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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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요코하마시에 있는 시신 호텔 내부. 관은 냉동장치가 연결돼 시신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출처= 요코하마 라스텔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어린이보다 노인이 많은 일본이 연간 130만명 이상이 숨을 거두는 ‘다(多)사망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시신 안치 사업’이 호황을 맞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최근 일본 도쿄도, 오사카시, 가나가와시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화장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고인의 시신을 모시는 호텔이 들어섰다.

시신 호텔 등장은 노인의 사망이 매해 증가하는 반면, 화장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결과에서 비롯됐다.

화장 대기기간은 지역과 계절 간 차이가 있지만 최근에 와서는 길게는 2주 정도까지 기다려야 하는 등 장기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겨울철이 대기 기간이 가장 길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 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일본의 노인 사망자 수는 130만7748명으로 나타났다. 머지않아 베이비붐 세대가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가 되는 2025년에는 노인 사망자 수가 150만명을 돌파하고 2040년에는 16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한편 이전부터 문제로 지적되어 온 묘 자리 부족은 화장 문화 확산과 비싼 비용 등의 이유로 다소 줄어들었다. 일본에서는 고인을 화장한 후 집에 작은 제단을 마련해 유골함을 모시는 경우가 많다.

시신 호텔 누가 이용하나?

시신 호텔은 주로 대도시 사람들이 이용한다. 지방 도시의 경우 아직 장례 문화를 이어오거나 화장장 사정이 대도시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또 장례식을 준비하지 않고 간소한 장례를 지내려는 이들도 시신 호텔의 주 고객층이다.

요코하마시의 ‘라스텔’은 사무실 밀집지에 지상 9층 규모로 문을 열었다. ‘라스텔’은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묵게 되는 ‘라스트 호텔’을 의미하는 말로, 한적한 곳이 아닌 도심 속에 문을 연 이유는 바쁜 직장인들의 생활양식에 맞춘 전략적인 행동이다. 이 호텔을 운영하는 관리자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과 장례식을 치르지 않는 젊은 층에서 수요가 많다”며 “일본은 고령 사회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요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호텔은 24시간 면회가 가능하다. 내부에는 면회실이 있어서 조문객 들을 맞이할 수 있다.   출처= 요코하마 라스텔

총 27구의 시신을 모실 수 있는 이 호텔은 24시간 상시 면회가 가능하고 상주가 조문객을 맞이할 공간도 마련했다. 또 면회실을 준비해 퇴근길 부모님에게 인사하고 귀가하는 등 편의성도 갖췄다.

이용 요금은 1일 1만2000엔(12만원)~2만2000엔(22만1100원)으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호텔이 확산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화장장 감소와 거주유형 변화를 들 수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사회기반시설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일본 전국의 화장장은 총 4181개소로 집계됐다. 이는 1996년 8481개소의 절반 수준으로, 시설 노후화로 인해 통폐합되었기 때문이다.

또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시신 호텔 수요도 늘고 있다. 장례식장에서 영결식 등을 진행한 후, 바로 화장장으로 가지 못해 기다리는 기간 동안 시신을 집에 안치해야 한다. 주택의 경우 관을 집에 들일 수 있지만, 아파트의 경우 관을 엘리베이터로 옮기기 어렵고 저층 아파트는 그나마 엘리베이터도 없어 계단을 이용하기가 어렵다.

호텔 성업하자 관련 사업도 생겨

호텔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관련 기업도 덩달아 바빠졌다.

개호(介護) 택시와 노인 가사 대행 서비스를 진행하는 지바현의 한 복지센터는 시신 이송 사업을 시작했다. 센터는 병원이나 노인 시설에서 숨을 거둔 이들은 호텔까지 운송해 준다.

도쿄도의 냉동공조 기업은 드라이 아이스를 사용하지 않고 영하의 온도를 유지하는 시신 전용 냉장 장치를 개발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장치는 장기간 손상 없이 시신을 보관할 수 있어서 시신 호텔마다 사용하고 있다.

일본 화장터 운영 사단법인 ‘화장련’의 대표는 “인구가 집중하는 도시에서 화장 시설이 부족해 대기시간이 심각할 정도로 길어지고 있다”며 “화장장 건설은 토지 확보와 주민 이해 등으로 증설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시신 안치 비즈니스의 수요는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도심에 영안실이 들어선다며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시신 호텔은 부족한 화장 시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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