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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의 시니어드림] 커뮤니티 케어가 지향해야 할 시니어 재활

이현주 ㈜더드림 기업부설연구소 연구소장 expert@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11.09  0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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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홍길동 할아버지는 갑자기 쓰러져서 뇌졸중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치료 이후 충분히 회복할 때까지 입원해 있고자 하나 급성기 병원은 의료수가체계상 입원료 삭감에 따른 병원 운영 문제로 인해 머물 수 있는 기간이 길지 않다. 퇴원 이후 어떻게 해야 할지, 정보조차 얻을 수가 없어 막막하다.

가정에 머물러 있자니 돌봄의 부담과 치료의 공백이 두렵다. 병원 퇴원 이후 증세의 악화로 인한 재입원률도 작지 않다.

계속 적극적인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 퇴원 후 가정에 있다가 다른 급성기 병원에 입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으며 한 달여 만에 다른 급성기 병원으로 이동한다. 이렇게 되면 매달 병원을 옮겨 다녀야 하는 재활난민이 되어버린다.

입원 기간의 제한이 없는 요양병원은 재활치료의 제공 여부, 재활전문인력 보유도 및 재활서비스의 수준 차이가 천차만별인데, 장애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남아있는 기능 유지를 목적으로 치료가 이루어질 뿐 집중적인 회복기 재활치료는 부족하다.

노인장기요양제도에 따라 등급 심사에 통과했을 시 90%의 보조를 받아 요양원에 입소할 수도 있다. 타인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거의 어려울 때, 즉 대부분 와상 상태로 입원하게 되는 요양원은 의료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간병비 보조를 통해 장기요양을 제공받는다.

홍길동 할아버지는 퇴원 후 가정과 시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소위 회전문 현상을 경험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들은 평균 115일간 입원하고 3.3개의 병원을 이용한다. 홍길동 할아버지 역시 다른 이들처럼 2~3개월 간격으로 입·퇴원을 반복하거나, 회복기 집중적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고 요양기관에 입소하면서 제대로 된 재활치료를 받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이러는 사이 홍길동 할아버지는 골든타임을 놓치는 바람에 충분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되고 결국 정상적 일상생활로 돌아오기 어려워져 버린 것은 아닐까, 더 악화되지 않도록 신체활동을 돕는 무언가를 할 수 있었지 않나 하는 마음에 무척 안타깝다.

재활은 장애중증도를 최소화하고 급성기 치료 이후 신체적, 정신적 장애에 적응하게 함으로써 ‘예방이 가능한’ 이차적 장애의 발생을 막는 것이 목적이다. 의학적 영역에 있어서 재활의학은 치료의학, 예방의학에 이어 제3의학이라고도 불린다. 노인성질환으로 치료를 받다가 퇴원하게 되면 회복을 위한 적응기가 일정 기간 필요하다. 적절한 재활의료의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신체 기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고 영구적인 불편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제공하는 적극적 재활이 중요한 이유다.

우리나라에서는 급성기 치료 이후 재입원과 반복적 입원, 회전문 현상, 경제적 부담으로 인한 치료의 포기 등 재활이 필요한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매우 크다. 민간의료기관 의존도가 매우 높은 의료구조, 급성기 재활치료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 급성기-아급성기-만성기의 체계적인 재활의료전달시스템의 미구축, 입원치료의 제한, 입퇴원의 반복, 재활치료에 대한 낮은 의료수가체계 및 그로 인한 팀 재활치료의 어려움 등으로 말미암아 재활병원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구조다. 더 많은 환자를 볼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는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병원이 병원의 역할을 감당해낼 수 없다. 병원과 복지시설 중심의 관리 시스템이 안고 있는 한계에 직면한 만큼, 수년간 미뤄져 왔던 회복기 집중재활을 위한 시범사업이 2017년부터 진행되고 있다. 물론 기존 재활의료체계의 대폭 수정과 수가체계 등 선제적인 정책 변화가 동반되어야 하는 복잡한 문제다.

노인성질환을 위해 의학적 입장에서 회복기 재활의 중요성을 논함과 더불어, 노인의 전반적 건강 문제에 있어서도 재활의 시각에서 접근해볼 수 있다. 사실상 지속적 치료와 관리를 요하는 노인성질환을 비롯해 노년의 전반적인 건강은 ‘재활’과 관련이 깊다. 나이를 먹을수록 신체적 잔여 기능, 외부 환경에 대한 반응력 및 스트레스 대응력이 감소함으로 말미암아 이에서 기인한 질병 혹은 사고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신체적 및 정신적 기능 감소에 대해 적응하게 하고 예방이 가능한 이차적 장애의 발생을 막는 것이 재활의 정의라면, 노년의 건강에 대한 관심을 재활의 개념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의료적 재활 이후 일상적 생활로 가기 전 단계에 실시하는 신체활동으로서 잔존 기능의 회복 및 향상, 장애로 인한 2차적인 문제의 예방을 재활체육이라고 정의한다. 노인 건강에 있어서 노화로 인한 제반 기능 감소의 단계에 독립적인 일상생활 기능 수행을 위해 재활체육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 있다. 독일은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해 퇴원 후 의사 처방을 거쳐 전문 재활 체육지도사에 의해 재활운동 및 체육을 복지시설 등에서 시행하며 각종 보험혜택을 제공한다.

홍길동 할아버지는 가정을 떠나고 싶지 않다. 우리나라 사망자의 약 75% 이상이 병원 및 요양시설 등에서 숨졌으며 집에서 숨진 비율은 17%에 불과하다는 자료에 반해, 57% 이상이 집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어 하는데 그 역시 마찬가지다.

회복기 재활치료체계가 바로 세워져 지역사회 복지와 연계되고 지역사회 내 재활체육이 제도적으로 장려된다면, 만성질환으로 이행되어 3차 예방이 중요한 이들에게 자신의 장애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지지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커뮤니티케어 즉 가정에서 여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중심 의료-복지 연계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방문요양과 더불어 방문간호, 방문재활, 방문의료가 활성화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고, 지역사회 내 건강생활지원센터와 보건소, 주간보호센터를 비롯한 돌봄서비스센터에서 체계적인 노인 맞춤형 재활체육 서비스를 제공하게끔 제도가 준비되다 보면, 노년이 되어서도 독립적인 일상생활기능을 유지하고 싶은 우리의 소원에 한 발 더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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