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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능 굿' 다운사이징 터보엔진 괴물이냐

친환경까지 세마리 토끼 잡아... 세제 등 다양한 소비자 혜택은 덤

장영성 기자 runforrest@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11.04  14: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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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효율과 성능은 궤를 반대로 한다. 효율이 높으면 성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성능이 우수하다면 효율에서 손해를 보게된다. 경차가 강한 힘을 갖지 못하는 이유다. 그러나 이를 거부하는 엔진 트렌드가 최근 자동차 시장에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이 트렌드 핵심에는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쉐보레 올 뉴 말리부 1.5ℓ 터보 모델이 출시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은 최근 출시된 혼다 어코드,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에도 탑재되며 기존 2리터급 엔진을 대체하는 신형 엔진으로 급부상 중이다. 과거 12기통 6000cc 엔진을 고집해온 페라리도 8기통 4000cc까지 다운사이징 했다. 앞으로 나올 신형 BMW 3시리즈까지 1.5ℓ 가솔린 탑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운사이징 확산은 계속되고 있다.

   
▲ 상위 완성차업체 엔진 다운사이징 및 터보차저 비중 실린더별 추이 전망. 자료=페트롤엔진마켓리포트

왜 다운사이징 엔진인가?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은 엔진의 크기와 배기량을 줄이면서도 터보차저와 직분사 기술을 적용해 기존 자연흡기 엔진을 효과적으로 대체하는 기술이다.

다운사이징 엔진의 가장 큰 장점은 연비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엔진 배기량을 줄였지만 과급기인 터보차저로 높은 압력으로 엔진 폭발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일반 자연 흡기 엔진 대비 연소 효율이 향상한다.

국내 출시 모델 중 쉐보레 올 뉴 말리부 1.5ℓ 터보 모델을 살펴보면 복합연비가 리터당 12.7km로 2ℓ 자연 흡기 엔진을 탑재한 이전 모델 대비 약 9.5% 연비가 대폭 향상됐다. 이는 현행 2리터급 경쟁 가솔린 모델과 비견되는 효율이다.

신종철 한국GM 엔진개발부문 상무는 “열 손실을 최소화하고 연비를 키우는 핵심 기술로 터보차저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어떠한 차의 이전 대비 성능 향상을 준비하고 경쟁사 대비 강력한 성능을 보유하기 위해 다운사이징 추세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관점에서 혜택도 많다. 저렴한 자동차 세금은 다운사이징 엔진만의 장점이다. 1.5ℓ 터보 엔진을 탑재한 쉐보레 올 뉴 말리부, 혼다 어코드, 벤츠 C클래스 등 다운사이징 모델은 배기량을 낮춘 덕에 연간 자동차세가 약 20만8600원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연간 40만가량 자동차세를 내야 하는 2ℓ 자연흡기 모델과 비교하면 부담은 적다.

연비가 향상되면 자연스레 배출 가스도 줄어든다. 말리부 1.5 터보 모델의 경우 제3저공해차 인증을 받았다. 저공해차 인증을 받으면 말리부 서울·경인지역 지하철 환승 주차장 주차료 할인, 인천/김포공항 등 14개 공항 주차장 주차료 50% 할인, 지자체별 공영 주차장 주차료 감면, 공공기관 주차장 전용 주차면 이용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터보차저는 차량의 극적인 성능 향상을 이끈다. 배기량이 줄어들지라도 기존 자연흡기 엔진 이상을 성능을 내는 것이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의 특징이다. 풍부한 토크 성능이 자랑이다. 실제 경쟁 모델 대비 500cc 낮은 배기량을 가진 말리부 1.5ℓ 터보 모델은 최고출력 166마력, 최대토크 25.5kg·m을 발휘한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2.0과 르노삼성자동차 SM6 2.0 대비 최고출력은 각각 3마력과 15마력, 최대토크는 각각 5.5kg·m과 4.9kg·m씩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

박재용 이화여자대학교 미래사회공학부 교수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은 연비향상, 안전도 향상, 주행감 향상, 쾌적한 실내 등 소비자 이익 측면이 많다”면서 “효율과 성능, 친환경 등 세 마리 토끼를 챙긴 엔진”이라고 평가했다.

   
▲ 국제표준배출가스 시험방식(WLTP) 배기가스 규제에 따른 킬로미터당 시간 기준 배기가스 측정 기준. WLTP는 기존 배기가스 측정 기준보다 측정 시간이 더 길고 가·감속 구간이 많으며 최고속도가 높다. 자료=WLTP FACTS EU

기업 입장에서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은 출력과 연비 상승에 더해 엄격한 배출가스규제 대응을 가능케 한다. 내연기관의 최종 진화 단계로 물망에 오르는 것이 터보차저 엔진이다.

터보 엔진은 성능과 효율 면에서 뛰어난 장점들이 있으나, 터보차저와 라디에이터, 터보 엔진 전용 배기 매니폴드 등 수많은 부품이 추가된다. 이로 인한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업계는 터보 엔진을 주로 고급모델에 적용하고, 일반 자연흡기 엔진 모델 대비 200만원 이상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학계는 무엇보다 아직 다운사이징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부족한 것이 걸림돌이라고 주장한다. 소비자가 다운사이징 엔진을 통해 실질적으로 얻는 혜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데다 과거 배기량 크기로 차급을 분류하던 관습도 일부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상훈 서울대학교 경영대학과 교수는 “다운사이징 엔진은 획기적인 기술이지만 이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중요하다”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새로운 기술을 운전 경험 통해 얻을 수 있도록 전략이 수반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주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역시 “다운사이징 엔진은 획기적인 기술이지만 소비자 이해도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라면서 “제조사가 친환경 방향이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높은 효율과 성능을 발휘하는 차로 자리잡도록 괴리감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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