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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으로서의 e스포츠] ③프로게이머의 세계

프로게이머, 그들은 어떤 생활과 고민을 하고 있을까

전현수 기자 hyunsu@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11.09  10: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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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스타 프로게이머들은 e스포츠의 인식 개선과 흥행에 크게 기여 했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게이머를 꼽자면 과거에는 임요환, 최근에는 페이커(이상혁)가 있다. 스타크래프트는 몰라도 임요환은 알고, 리그오브레전드를 몰라도 페이커는 안다고 하는 사람도 많을 정도로 이들의 인지도는 높다. 그 외에도 ‘워크래프트3’에서는 장재호, 스타크래프트2에서는 조성주(마루), 철권에서는 배재민(무릎) 등이 유명하다.

“그렇게나 많이 벌어?”

이들 게이머를 유명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억대 연봉을 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임요환 선수는 2000년대 초반에 이미 수억원의 연봉을 벌어들이는 프로게이머였으며, 특히 페이커는 최근 TV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연봉이 인센티브를 합치면 약 5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화제를 모았다. 페이커의 돈벌이는 플랫폼의 발달로 시장규모가 큰 중국에서 인기를 끌 수 있었다는 점이 작용하지만, 2000년대에도 국내 시장에서만으로 억 단위의 연봉 계약을 맺는 게이머들은 심심치 않게 존재했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7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e스포츠 프로선수의 평균 연봉은 977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0만~3000만원이 36.5%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5000만~1억원(31.1%), 1억~5억원(20.3%) 수준이었다. 연봉이 5억원 이상인 비율도 4.1%가 나왔다. 반면 프로선수인데도 2000만원 미만을 버는 비율도 8.1%를 차지했다.  조사에는 리그오브레전드 리그에 참여 중인 10개팀 소속 1군 선수들 74명이 응답했다. 

소수의 고액 연봉자가 평균 연봉을 끌어올렸을 테지만 5000만~1억원을 받는 비율이 30%가 넘는 점은 고무적이다. 프로선수들의 연령이 20.3세라는 걸 감안하면 어린 나이에 큰 돈을 버는 직업인 셈이다.

   
 

프로게이머, 어떻게 될 수 있는 건가

아마추어가 프로게이머가 되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다. 이 방법들은 롤과 오버워치 같은 체계가 잘 갖춰진 인기 종목을 대상으로 한다. 첫 번째는 프로팀이 모집공고를 내면 지원하는 방식이다. 프로팀은 리그 시즌이 끝나면 커뮤니티, 기사 등을 통해 모집 공고를 알린다. 자격조건이 맞는 지원자들은 지원서를 내고 평가를 받아 팀에 입단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일반 회사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둘째는 2부리그 예선을 통과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프로게이머가 되는 방법 중 가장 어렵다고 평가받는다. 팀이 2부리그 예선을 통과하면 프로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데, 워낙 게임을 잘하는 팀이 많고 경쟁이 치열해서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팀 대전 게임은 개인 역량은 물론 팀원들과의 합도 중요하기 때문에 더 어렵다.

세 번째로 트라이아웃 제도가 있다. 프로야구의 드래프트와 유사한 것인데, 예를 들어 한 PC방을 대관하고 그곳에 참가 조건을 갖춘 아마추어 선수 약 50~100명이 참가한다. 선수들은 당일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제비뽑기 등을 통해 팀이 만들어지면 경기를 한다. 프로팀 코치진들이 경기를 관찰하고 필요한 인재를 발견하면 테스트나 입단을 제의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인기 종목의 경우 프로로 향하는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실력은 충분한데 프로게이머가 될 경로가 없어서 고전하는 일은 없는 셈이다.

   
 

프로게이머, 힘든 점도 많다

어린 나이에 좋아하는 게임을 하면서 고액 연봉을 벌어들이는 생각을 하면 달콤하지만, 프로게이머 세계의 어두운 면도 적지 않다. 우선 선수들 간 양극화가 심하다. TV에 모습을 보이는 유명 프로게이머들은 부와 명예를 얻지만 그렇지 못하는 선수들은 저임금을 받으며 오로지 희망 하나로 연습에 몰두하는 경우가 많다.

선수의 수명이 짧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프로게이머들의 평균 연령은 20.3세다. 평균 데뷔연령은 18.3세였다. 선수들이 예상하는 은퇴 시기는 약 27세로 조사됐지만 실상은 20대 중반이 되기 전에 은퇴하는 경우가 더 많다. 종목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선수들의 경기력이 청소년기와 20대 초반에 가장 높고 그 이후엔 빠르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는 탓이다. 희망이 보이지 않아 중도하차하는 경우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은퇴 이후의 삶을 꾸릴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은퇴한 선배들이 은퇴 후 삶의 선례를 보여주고 있기는 하다. 대표적인 예가 게임 코치, 감독, 해설자 등 e스포츠 시장에 남아있는 것인데 이 일자리는 아주 한정적이다. 몇 년 전부터는 인터넷 방송 BJ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를 통해 오히려 선수 시절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대다수의 은퇴자들은 갈 곳을 찾는 데 애를 먹는다. 은퇴 선수들이 대학에 가지 않고 20대 초반의 모든 시간을 게임 연습에 몰두했다는 점에서 압박은 더 크다.

또 하나의 힘든 점은 많은 연습량 탓에 자기 생활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한콘진에 따르면 프로선수들은 평일에 평균 12.8시간 연습한다. 이 중 13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게이머는 절반이 넘었다. 주말에도 비슷한 수준인 평균 12.6시간을 연습하는 것으로 기록됐다. 그만큼 성적 경쟁이 치열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코노믹리뷰>가 액토즈소프트 프로게임단 소속 선수 7명과 서면 인터뷰를 한 결과 이들 역시 연습에 몰두하며 가족과 친구들을 못 보는 점과 성적에 대한 부담감, 그 과정에서 오는 팀원들과의 마찰, 자기 생활이 없는 점 등을 힘든 요소로 꼽았다.

액토즈소프트 인디고의 박성주 선수(배틀그라운드)는 “최근 크리에이터와 프로게이머에 대해 선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기의 목적이 순수한지, 얼마만큼의 열정이 있는지 돌아보고 진로를 결정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게임은 직업이 되는 순간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도재욱 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는 자기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프로가 되면 숙소 안에서 주어진 스케줄과 게임량을 매일 의무로 소화해야 하며, 그렇게 해도 프로게이머의 70~80%는 빛을 보지 못하고 중도하차한다는 게 이야기의 골자다.

다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이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강민 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선수는 프로게이머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으며, 연습하는 과정도 모두 행복했다고 말한 바 있다. 액토즈 프로게임단 선수들 대부분은 프로게이머 생활의 장점을 묻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점과 남들과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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