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드데드리뎀션2 [출처:락스타게임즈 홈페이지]

[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GTA 시리즈로 유명한 락스타게임즈의 신작 ‘레드데드리뎀션2’가 출시됐다. 넘버링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 2010년 5월 출시된 ‘레드데드리뎀션’의 후속작이다.

GTA시리즈 혹은 레드데드리뎀션을 플레이해본 게이머일수록 레드데드리뎀션2에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 설령 락스타게임즈의 게임을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게이머들도 그 명성만으로 관심을 갖는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흥행예고 기저에 게임의 ‘진화’라는 측면이 깊게 녹아 있다는 점이다.

약 10~20년 전 게임들만 해도 RPG(롤플레잉 게임)와 일부 장르(액션·어드벤쳐)를 제외하고 스토리텔링이란 개념은 거의 전무했다. ‘스테이지 클리어’라는 개념이 우세했고 반복 활동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게임의 볼륨과 시스템은 점차 방대해지고 복잡해졌다. 기본적으로 탄탄한 스토리가 없으면 유저들이 몰입할 수 없는 환경이 된 셈이다. 자유도가 높은 오픈월드 시스템을 도입한 게임은 이러한 ‘발전’에 더욱 취약하기 마련이다.

GTA 시리즈와 레드데드리뎀션은 오픈월드 게임의 선두주자이자 게이머들에게 높은 자유도를 경험토록 했다. 흥행을 위해서는 각 게임의 스토리도 점차 탄탄해질 수밖에 없었다.

유저들은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 착각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다음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고 싶다면 직접 플레이를 해야 한다. 손에서 게임을 놓을 수 없는 이유가 됐다.

 

스토리텔링은 기본… 온라인으로의 변화

인터넷 발달과 함께 성장한 온라인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유저들 간 인터랙티브다. 협력을 통한 공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게임 전반에 스토리텔링의 역할이 축소됐다는 뜻은 아니다. 여전히 게이머들은 게임의 스토리를 중시하고 플러스 요소로 다양한 시스템을 원한다.

게임에서 스토리의 영향력이 줄었다면 ‘엘더스크롤V’, ‘위쳐3’, ‘갓오브워’의 흥행을 설명할 수 없다. 이들 게임은 오롯이 싱글 플레이만 가능하다.

▲ 레드데드리뎀션2 [출처:락스타게임즈 홈페이지]

GTA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싱글플레이 게임이었다. GTA4부터 온라인 협력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레드데드리뎀션은 출시 당시부터 멀티플레이를 제공했다. 다만, 두 게임의 싱글과 온라인의 경계는 분명했다. 스토리텔링은 혼자 즐기는 게이머를 위한 것일 뿐, 여러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에겐 쓸모가 없었다. 온라인 부문이 크게 성공하지 못한 이유다.

이러한 기조에 변화가 온 것은 GTA5였다. 일부에 국한된 요소이긴 하지만 본편 스토리의 등장인물이 멀티플레이에 모습을 드러냈고 몰입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GTA5는 2013년에 출시됐다. 5년이란 시간이 흐른 현재까지도 수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는 이유는 온라인이다. 지속적인 무료 업데이트를 통해 즐길거리를 마련했고 패키지 게임의 한계를 넘었다. 누적 출하량 1억장에 근접해 타 게임의 추종을 불허한다.

 

레드데드리뎀션이 만든 GTA온라인

GTA5 온라인(이하 GTA온라인) 시스템은 GTA4보다 레드데드리뎀션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온라인 환경에서 단순 오픈월드만 제공했던 GTA4와는 달리 레드데드리뎀션은 데스매치, 협력 시스템을 통해 유저들이 모여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 레드데드리뎀션2 [출처:락스타게임즈 홈페이지]

레드데드리뎀션 온라인(이하 레드데드온라인)은 혼자는 물론 갱 시스템(파트 시스템)을 통해 타 집단과 언제, 어디서나 전투가 가능했다. 멀티플레이 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요인이었다.

미션을 통해 경험치를 얻고 새로운 무기를 언락(Unlock)해 좀 더 수월한 혹은 자신에게 맞는 전투도 가능토록 했다. 다양한 성향의 유저들이 모여 있는 만큼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한 술에 배부를 수 없는 것처럼 레드데드리뎀션의 ‘진화’는 여기서 끝이었다. 아쉬운 대목이지만 GTA온라인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보면 큰 의의가 있다. GTA온라인은 레드데드온라인 시스템의 대부분을 계승했다. GTA 시리즈가 싱글을 넘어 멀티 장르로 탈바꿈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것이다.

 

레드데드리뎀션2가 아닌 락스타게임즈를 기대한다

레드데드리뎀션2가 GTA5의 ‘1억장 판매’를 넘어설지 여부는 온라인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락스타게임즈는 레드데드온라인을 경험하기 전 레드데드리뎀션2를 충분히 체험할 것을 권하고 있다. GTA온라인에서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습격’ 등 다양하고 지속적인 업데이트 제공도 예고하고 있다. ‘스토리→온라인’으로 이어지는 구도를 통해 유저들이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 레드데드리뎀션2 [출처:락스타게임즈 홈페이지]

1인칭 슈팅 게임(FPS)이나 3인칭 슈팅 게임(TPS)을 어려워하는 유저도 크게 우려할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드데드리뎀션과 GTA온라인 모두 에임 보정 시스템을 통해 쉽게 사격이 가능토록 했기 때문이다.

유저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레드데드리뎀션2의 ‘시대’다. 서부개척 시대가 주 배경인 만큼 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GTA5 대비 온라인 환경에서 즐길거리가 많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면 하우징, 탈 것 개조, 다양한 전투 병기 등이다.

다만, 캐릭터 의존도가 높은 전투와 전략은 레드데드온라인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GTA온라인의 전투는 전투기, 탱크 등을 이용할 수 있어 스케일이 큰 반면, 세심한 전략은 다소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예를 들면 배틀필드1과 WW2와 같이 1·2차 세계대전 등을 배경으로 한 게임과 현대전 배경 게임 각각의 매력이 존재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싱글 부문에서는 무기 내구도, 위생관리 등 지극히 사실적인 부문까지 추가해 유저들의 ‘피로도’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부문을 어떻게 풀어갈지도 레드데드온라인의 ‘장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대와 논란이 공존하고 있지만 레드데드리뎀션2가 실패할 것이라고 단언하는 사람은 없다. 그간 락스타게임즈가 보여준 ‘실력’과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게이머들의 요구도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저들은 레드데드리뎀션2가 아닌 자신의 ‘역사’를 넘어설 락스타게임즈를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