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여러 장르 요소가 합쳐진 게임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부터 전략게임에 RPG요소가 들어가거나, 스포츠게임에 육성, 스토리모드가 들어가는 등 재미요소를 조합한 게임들이 인기를 얻는 가운데 최근엔 특히 ‘배틀로얄’이 추가된 FPS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장르 요소가 합쳐져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 대표 예가 바로 현재 PC방 점유율 1위·2위를 다투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다. LoL은 전략시뮬레이션과 RPG 요소가 합쳐졌고 배틀그라운드는 기존 FPS요소에 배틀로얄이라는 장르가 합쳐졌다.

▲ 리그오브레전드 이미지. 출처=라이엇게임즈

라이엇게임즈가 개발·서비스하는 리그오브레전드는 국내에서는 2011년 이후 e스포츠가 관심을 받기 시작하며 현재는 가장 주목받는 e스포츠 리그로 자리매김했다. 이 게임은 지난해 배틀그라운드가 등장하기 전까지 무려 204주 연속 PC방 점유율 1위를 하기도 했다. 최근 다시 1위를 탈환했다. 

이 게임은 5대5로 팀을 나눠 대결해 상대편 진영의 넥서스를 부수면 승리한다. 10명의 영웅과 인공지능 유닛인 미니언이 전투를 벌인다. 그 과정에서 영웅간 전투가 일어나고 킬(kill)과 데스(death)가 쌓인다. 영웅은 레벨이 올라갈수록, 좋은 무기를 장착할수록 강해진다. 상대 진영을 점령하는 전략시뮬레이션에 각 캐릭터를 육성하는 RPG요소가 섞였다. 이 게임의 원조 격을 찾자면 월드오브워크레프트의 유즈맵 '카오스'가 있다.

▲ 오버워치 이미지. 출처=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_files

블리자드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오버워치’는 FPS장르에 각기 다른 능력을 갖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게임은 6대6으로 진행한다. 상대방을 제압하는 의미에서는 기존 게임과 다르지 않지만 영웅 캐릭터를 선택하고 공격, 돌격, 지원 등 역할을 나눠 플레이하는 점이 색다르다. 이 게임은 지난 2016년 출시해 현재까지도 PC방 점유율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 배틀그라운드 메인 이미지. 출처=펍지

펍지가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배틀그라운드는 지난해 게임 업계의 주인공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시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패키지 판매량이 급증했고, 당시 사정이 좋지 않던 모회사 블루홀을 건실한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PC방을 점령하다시피 한 LoL을 끌어내리고 1위를 달리기도 했다. 최근엔 점유율이 2위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건재하다. 배그 e스포츠 대회규모도 커지는 추세고, 프로팀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 게임은 기존 FPS(1인칭 슈팅)방식과 3인칭 슈팅 방식을 도입시켰고, 무엇보다 최대 100명이 함께 참가해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배틀로얄 요소를 추가했다. 총을 쏘고 적을 제압하는 익숙한 방식에 대규모 서바이벌이라는 요소가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낸 셈이다.

▲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 이미지. 출처=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배틀로얄은 이후 다른 게임에도 적용되고 있다. 우선 포트나이트가 배틀로얄 모드를 추가했으며, 10년 넘게 시리즈가 이어지며 게임 유저들의 사랑을 받은 '콜오브듀티'의 최신버전 블랙옵스4에서도 배틀로얄 장르가 추가돼 유저들의 환영을 받았다.

이처럼 장르가 합쳐진 게임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장르의 조합이 기술의 발전보다 체감 효용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예를 들어, 새로운 게임이 나오면 유저들은 색다른 콘텐츠를 원하는데, 변화의 체감이 그래픽 등을 개선했을 때보다 여러 장르의 콘텐츠를 융합하는 게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많은 발달로 개발사가 기술적인 부분에서 혁신을 보여주기는 힘든 탓이다. 

게임 개발자로 일했던 전 게임 개발사는 “이제 유저들은 게임을 워낙 많이 즐겼기 때문에 같은 장르에서 그래픽이나 시스템이 조금 좋아진 신작이 나온다고 크게 새롭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서 “새로운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는 다른 장르의 크로스오버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VR이나 AR등 차세대 플랫폼에서는 게임의 기술 발전 부분에 큰 효용이 있겠지만 적어도 현재 PC와 콘솔 등 플랫폼상에서는 기술 향상에서 유저가 느끼는 효용은 그리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