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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답이다] 새벽 건강 여는 마켓컬리, 지금도 삶의 질에 투자 중

식료품 전문 배송 스타트업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의 지난 2년의 손익계산서

견다희 기자 kyun@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10.25  12: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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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대표라는 직함은 뭔가 딱딱하고 어려운 느낌이다. 그러나 서울 논현동 마켓컬리 본사에서 만난 마켓컬리 김슬 아(34) 대표는 맨얼굴에 편안한 티셔츠와 바지, 그리고 단화 차림으로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나면 당장이라도 달려나갈 준비가 된 사람처럼  말이다.

그는 자신의 직무에 대해 ‘남는 모든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직원들이 하기 싫어 하는 일, 어려운 일, 문제 해결 등 언론 인터뷰도 그중 하나라고 한다. 고객들이 쓴 후기들을 직접 챙겨보고 고객 문의에 직접 답변을 달기도 한다. 고객 공지에 들어가는 문구까지 직접 챙길 정도로 극성인 그는 때때로 직원들의 불만을 사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누구에게나 행복하게 먹고 살 권리’가 있기 때문에 이런 디테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창업 2년 만에 월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식품업계 유명인사가 된 김 대표는 섭외가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흔쾌히 섭외를 수락했고 인터뷰 내내 진솔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줬다. 아마도 이것이 지금 그가 이룬 성공의 밑거름이 되지 않았을까.

마켓컬리는 2015년 시작한 온·오프라인(O2O) 식재료 배송 스타트업이다. 일명 ‘샛별배송’으로 입소문을 탄 마켓컬리는 소비자가 배송 전날 밤 11시까지 모바일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집 앞에 배송을 해주는 서비스로 유명하다. 적절한 수요 예측, 70여가지 깐깐한 기준으로 엄선한 상품, 빠른 배송으로 창업 2년 만에 29억원(2015년)에서 지난해 465억원으로 2년 만에 20배 가까이 성장했다. 올해 목표는 1600억원이다. 마켓컬리는 일 평균 주문량 8000건, 회원수 60만명, 월매출 100억을 기록하며 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 누구에게나 행복하게 먹을 권리가 있다는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34)는 창업 2년 만에 월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식품업계 유명인사가 됐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모든 회사는 문제를 풀기 위해 존재한다

김 대표는 다국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재직 중 승진이 결정된 날,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을 것 같아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 베인 등 다수의 회사에서 10년 간 경험을 쌓았다. 그가 얼마나 호기심이 왕성하고 도전적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보스턴의 웨즐리대학에서 정치철학을 전공했다. 힐러리 클린턴,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 등을 배출한 150년 전통의 명문 사립 여대다. 그는 골드만삭스 입사 이유에 대해 ‘왜 어떤 나라는 잘 살고 어떤 나라는 못 사나’라는 궁금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제개발을 잘 하기 위해서는 정치라는 시스템과 경제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경제를 잘 몰라 배우고 싶어서 입사하게 됐다고 한다. 그중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교육을 잘 시키는 곳으로 유명한 골드만삭스를 선택한 것이다.

그가 창업을 하게 된 계기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아주 심플하다. 김 대표는 식품시장을 보고 다양한 문제점들을 발견했고 그것을 해결하고 싶었다. 그는 "모든 회사는 문제를 풀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창업의 이유를 밝혔다.

그의 말대로 생산자들은 정말 생산을 잘하는데 신선한 상태로 고객에게 가지 못하고 제값을 받지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고객들의 경험도 좋지 못하다. 그래서 그는 ‘납득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어떤 상품이 어떻게 마진을 붙어서 고객에게 전달되는지, ‘아주 말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의 바람대로 마켓컬리는 3년째 순항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객의 입장에서 상품에 어떻게 마진이 붙고 어떻게 소비자에게 유통이 되는지 납득이 되는 '아주 말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누구나 행복하게 먹고 살 권리

그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미련한 짓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가 처음 론칭한 상품은 상추다. 채소류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식재료라 가격 등락폭이 크다. 김 대표는 유기농 상추 재배 농장주를 수차례 찾아가 겨우 설득해 납품을 받았다. 그런데 어느 날 폭우로 1㎏에 60만원까지 상추 가격이 뛰었다. 그는 울며 겨자 먹기로 100배가 넘는 손해를 보면서도 이전 판매 가격과 동일한 가격 6000원에 판매했다.

유기농 채소류는 크기, 굵기 등 컨디션이 천차만별이라 상품성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행복하게 먹을 권리’를 포기할 수 없는 김 대표는 기후에 따라 강원도, 제주도, 전국 산지로 전문 상품기획자(MD)가 보내 직접 식재료를 발굴했다. 100% 직매입으로 중간 유통망을 없애니 백화점 식품관, 오프라인 프리미엄 슈퍼마켓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입점하는 모든 상품은 일주일에 한 번 ‘상품위원회’를 통과하도록 했다. 김 대표도 직접 참석해 70여가지 기준을 가지고 담당 MD들과 함께 모든 상품을 직접 살펴본다. 통상 10개 중 1개 정도만 통과할 정도로 엄격한 기준으로 상품을 선별한다.

그가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 또 있다. 바로 ‘소비자 교육’이다.

여기저기 벌레가 파먹은 쌈채소를 구매한 고객에게 ‘날씨가 더워지면 벌레가 많이 생긴다. 유기농 채소는 이를 피할 수 없고 정말 불만이면 전액 환불해 드린다’라고 안내하거나, 하우스재배에 익숙한 고객들에게 ‘제철이 아니라 공급이 되지 않는다. 유기농 상품이라 어쩔 수 없다’ 등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김 대표는 “마켓컬리에서 사먹으면 건강이 좋아지고, 삶의 질이 나아지고 가족들이 행복해지는 그런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면서 “건강한 식재료는 우리가 구할 테니 고객들은 우리만 믿고 자신의 일에 집중하면 된다”고 자신했다.

   
▲ 김 대표는 고객의 입장에서 상품에 어떻게 마진이 붙고 어떻게 소비자에게 유통이 되는지 납득이 되는 '아주 말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1600억의 매출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마켓컬리지만 사실 아직까지 손익분기를 넘지 못하고 있다. ‘샛별배송’ 등 물류를 강점으로 내세워 성장했지만 동시에 물류는 큰 비용 부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이 2016년 –50%, 지난해 –25%, 올해는 –10%대로 줄어들면서 적자가 둔화되고 있어 조만간 재무 상황도 안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마켓컬리는 67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시리즈 C 투자란 A, B보다 더 나아간 차원으로 더욱 안정화된 사업에 대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투자하는 단계다.

이번 시리즈 C는 이전 투자에 참여한 세마트랜스링크 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외에도 세콰이어차이나 등의 글로벌 투자사가 신규 투자자로 대거 참여했다.

김 대표는 “조급해 하지 않고 담대하게 나아갈 생각”이라면서 “회사가 너무 급하게 성장하면 숙련인력이 이탈하고 단기적으로는 고객 서비스 퀄리티가 떨어질 수 있고 우리의 핵심 가치도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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