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의 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등장인물들이 값비싼 브런치를 주문하면서 호들갑을 떠는 장면이 나왔다.

한창 뉴욕에서 인기를 누리는 메뉴인 ‘아보카도 토스트’를 주문해놓고서는 맛에 감탄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는 자부심에 우쭐하는 모습으로 묘사됐다.

이들 옆에서는 고작 식빵 2장 구운 것에 아보카도를 썰어놓고서는 15달러나 받는 아보카도 토스트를 거리낌 없이 주문하는 밀레니얼세대에 혀를 차는 기성세대도 나온다.

많은 사회에서 늘 그렇듯이 기성세대에게 젊은 세대는 이해하기 힘들고 예측하기 어려운 사람들로, 그들의 행동은 종종 비난받거나 눈살을 찌푸리는 반응으로 나타난다.

미국에서도 예외는 아니라서 미국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밀레니얼세대(대략 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 X세대에 이은 세대라 Y세대라고도 불림)의 행동과 사고는 종종 코미디 소재로도 사용될 만큼 놀림과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 개에 2달러가 채 되지 않는 아보카도와 식빵 2쪽을 구워서 함께 내놓는 아보카도 토스트가 밀레니얼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이들의 인스타그램 단골 사진으로 등장하면서 밀레니얼세대를 조롱할 때 아보카도 토스트를 언급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한국의 20대들에게 요즘 젊은 사람들은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노오오오력’이라는 비아냥을 받은 것과 유사하게, 미국에서도 기성세대는 밀레니얼세대를 향해 ‘요즘 젊은 애들은 모든 걸 쉽게 가진다’고 종종 말하곤 한다.

물론 이런 발언에 대해 밀레니얼세대는 “대학 졸업장도 없이 취직해서 21살에 집을 살 수 있던 세대가 밀레니얼세대에게 쉽게 산다고 말한다”며 비꼰다.

과장된 감은 있지만 밀레니얼세대가 기존 세대와 다른 점은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밀레니얼세대는 기존 세대와 비교해서 스포츠에 관심이 덜한 것처럼 보이는데,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 중에 밀레니얼세대의 비중은 33%로 전년의 35%에 비해서 더욱 줄어들었다.

현재 20대에서 30대로 가장 건강하고 활기가 넘칠 나이인 밀레니얼세대가 달리기에는 가장 소극적인 모습인데, 이들은 골프에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골프를 치지 않는 것은 물론 아예 골프를 TV로 보지도 않는다고 한다.

한 보도에서는 밀레니얼세대의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52년 후에는 골프라는 스포츠가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밀레니얼세대는 고체비누가 청결하지 못하고 이 사람 저 사람 사용해 세균이 묻었다고 생각해서 60%가 액체 비누를 선호한다.

한편으로는 실용적이라서 식사를 하면서 음식을 흘리면 냅킨으로 닦기보다 86%가 키친타올로 닦는 편을 선택한다.

귀찮은 것은 딱 싫어하는 밀레니얼세대는 와인 따개로 힘겹게 열어야 하는 코르크 마개의 와인병보다는 손으로 돌려 따는 마개나 아예 캔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아침을 먹고 난 후에 그릇을 닦는 것이 귀찮아서, 오랫동안 미국인들의 아침으로 자리매김했던 ‘시리얼’을 거부한다. 밀레니얼세대는 간편하게 들고 먹을 수 있는 시리얼바를 선호한다고 해서 미국인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온라인 데이트에 익숙해진 이들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데이트를 하는 것보다는 함께 인터넷으로 영화를 보는, 낭만은 없지만 실용적인 태도를 지닌다.

그나마 데이트라도 하면 다행인데, 밀레니얼세대는 과거 세대에 비해서 연애를 하는 비율이 낮아졌고 이에 비례해 결혼을 하는 비율도 낮아졌으며, 만약 결혼하더라도 늦게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결혼 비율이 낮아진 데다 실용성을 앞세우는 이들은 다이아몬드와 같은 보석도 과거 세대에 비해서 선호하지 않아서, 보석업체들이 가격을 내리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보석을 마다하는 이들의 속사정에는 고용불안정과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불안감이 숨어 있다. 밀레니얼세대의 43%는 휴가를 가는 것에 대해서 불안하거나 죄책감까지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 보장된 유급휴가를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불안정한 고용은 이들의 주택 구매도 미루게 만들어, 막대한 학자금 대출 등으로 인해 주택 구입은 미뤄두고 월세로 전전하는 밀레니얼세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