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진 씨가 롯데백화점에서 주분해서 받은 나이키 운동화 제품. 사진제공= 제보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온라인 쇼핑사이트 롯데닷컴이 제대로 검수도 안 된 제품을 고객에게 보낸 것도 모자라 늑장 대응을 하며 소비자를 불편하게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에 사는 직장인 박성진(40, 가명)씨는 가을을 맞아 새 운동화를 구매하기 위해 롯데닷컴에서 나이키 에어맥스 90 제품을 구매했다. 구매한 지 하루 만에 제품을 받아 본 박 씨는 배송된 상품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왼발 오른발 운동화 두 짝의 상태가 다를 뿐더러 왼발 신발은 마치 누군가가 신었던 제품인 것처럼 변색된 상태였다. 심지어 왼발 신발의 내부 깔창은 새 신발이라면 당연히 깔끔하게 붙어 있어야 할 나이키 로고와 사이즈 표시도 떨어져 있었다. 또 신발 겉 밑창의 에어 부분에는 검은 색으로 스크래치가 나 있었다. 박 씨가 운동화 제조일자가 적힌 혀(운동화에서 발등을 덮는 부분)을 확인한 결과 왼발 오른발 두 쪽의 제조일자도 달랐다. 한 켤레의 같은 제품이 아니었다.

▲ 박 씨가 받은 신발은 한 켤레 양쪽의 제조 일자도 달랐다. 사진제공= 제보자

화가 난 박 씨는 즉시 제품의 사진을 찍고 롯데닷컴 고객 상담센터에 문의했다. 상품의 상태를 제대로 보여주고 항의하기 위해 사진을 올릴 수 있는 롯데닷컴 모바일 상담센터에도 항의의 글을 올리고 콜센터에 전화했다. 그러나 상담원에게 박 씨가 들은 대답은 “제품을 출고한 매장에서 뭔가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콜센터에서는 제품의 상태를 확인할 수 없으니 그 쪽으로 문의를 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였다.

문제가 없는 상품의 꼬투리를 잡은 것도 아니고,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상품을 보냈으면서 당장의 환불이나 교환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것에 박 씨는 너무나도 화가 났다.

화가 난 박 씨가 전화를 끊자 얼마 후 송장에 배송지로 적혀있는 롯데백화점 광복점 나이키 매장 담당자가 박 씨에게 전화가 왔다. 담당자는 "출고된 물건에 문제가 있다고 전해들었다"고 했고 박 씨는 "문제가 있는 제품의 사진을 고객 게시판에 올렸는데, 확인하셨느냐"라고 물었다. 담당자는 "지역 본부에서 문의가 왔다고 전해듣기만 했다"고 답했다. 그래서 박 씨는 "고객 게시판에 올려놓은 제품 사진이 있으니 확인하고 다시 이야기하자"라고 하고 일단 전화를 끊었다. 

이 통화가 끝나고 조금 후 박 씨에게 롯데닷컴 본사 모 과장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면서 “죄송한 마음을 담아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 씨는 격노하며 “나를 마치 괜히 꼬투리를 잡는 진상 고객으로 아느냐. 이커머스에서 잘못된 물건을 보낼 수도 있다는 건 이해한다. 그런데 이런 일이 발생하면 즉각 환불이나 교환 조치를 해 주고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커머스의 상식 아니냐. 그래서 이 제품은 어떻게 조치할 거냐”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 박 씨의 제품 구매내역과 제품 택배 송장. 사진제공= 제보자

모 과장으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더 가관이었다. 그는 “물류센터에 재고가 입고되면 교환이나 환불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말하는 것에 지친 박 씨는 “알겠으니 빨리 조치해 달라”고 전화를 끊었다.

이 전화 통화를 마치자 롯데백화점 광복점 나이키 매장에서 다시 전화가 왔다. 매장 관계자는 “그 제품은 우리 매장에서 출고된 제품이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이에 박 씨는 "분명히 배송 송장에 출고지가 롯데백화점 광복점으로 적혀있다"라고 했더니 매장 측은 그제서야 "롯데닷컴은 구매요청을 접수받으면 지역 판매처 중 상품의 재고가 있는 곳에서 제품을 받아 발송하는데, 종종 택배에는 실제 발송지와 다른 곳으로 표기되는 경우가 있다 이번 경우도 그런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박 씨는 쇼핑몰과 매장의 실수로 잘못 보내진 상품을 환불받기 위해 콜센터 직원과 한 번, 본사 담당자와 1번, 매장 담자와 3번 통화를 한 끝에 제품 환불 처리를 받았다.   

박성진 씨는 “온라인 쇼핑을 이용한지 10년이 넘지만 이렇게 수준 낮은 대응은 처음”이라면서 “잘못 보낸 물건은 가능한 빨리 바꿔주거나 환불 조치를 하는 상거래의 기본도 못 지키면서 롯데는 대체 무슨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운운하는 것인지, 이대로라면 앞으로 나올 롯데 이커머스 통합 서비스의 수준은 안 봐도 뻔할 것 같다”라고 일갈했다.

이커머스 시장규모 70조의 시대. 다른 유통 채널에 비해 빠르고 신속한 서비스가 경쟁력이어야 할 온라인 쇼핑몰이 시대에 뒤떨어진 늑장 대응으로 소비자들을 번거롭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