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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판] 이런 경우도 공정거래법 상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할까요?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expert@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09.19  07: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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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거래행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 규제하는 행위 유형 중 가장 보편적이고, 그 만큼 논란도 많은 영역입니다.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은 부당하게 거래를 거절하거나 거래의 상대방을 차별하여 취급하는 행위(제1호),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제2호),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제3호),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제4호), 거래의 상대방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조건으로 거래하거나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제5호), 부당하게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를 지원하는 행위(제7호), 그 밖의 행위로서 공정한 거래를 저하할 우려가 있는 행위(제8호) 등을 규제대상이 되는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각 호를 아무리 여러 번 읽어 보아도 쉽게 와 닿지 않을 만큼 표현이 추상적이다 보니 결국은 판례를 통해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해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1. 대기업 계열사인 A는 2008년 상대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는 갑(甲) 지역에 있는 생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 지역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던 지역 업체 B의 대리점 11곳에게 ‘B업체와의 대리점 계약을 중단하면 A와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대리점 계약을 다시 체결할 수 있다.’며 B업체와의 대리점 계약 파기를 권유하였습니다. 실제로 A의 제안이 있은 후 B 대리점 11곳 중 8곳이 B업체와의 대리점 계약 파기 후 A와 새로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였고, A는 이들 대리점에 대하여 계약 초기 월 평균 판매량 6배에 해당하는 제품을 무상공급하는 한편, 공급단가 할인, 무이자 현금 대여 등의 지원을 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같은 기간 B업체의 매출은 2007년 5억 9천만원 선에서 2011년 1억 1200만원 선으로 급감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는 2013년 ‘거래의 상대방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조건으로 거래하거나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제5호)’며 A에게 시정명령을 내렸고, A는 시정명령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요. 우리 법원은 이 사건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A가 사용한 방해 수단이 단순히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것에 그쳤다면 그 사업활동 방해행위가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지만, 제시된 거래 조건이나 혜택 자체가 ‘경쟁 사업자와 기존에 전속적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대리점에 대한 것이었고, 그 혜택이나 함께 사용한 다른 방해수단이 통상적인 거래관행에 비추어 이례적이거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등 관련 법령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불공정거래행위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정거래법 상의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가 된 사건은 또 있습니다.

# 2. 상조서비스업체인 A는 여러 상조회사와 상조 계약을 체결한 다수의 고객들에 대하여 기존에 거래하던 상조회사와 계약을 파기하고 자신과 상조 계약을 체결하면 고객들이 기존 상조회사에 납부했던 납입금을 최대 36회차분까지 자신에게 납부한 것으로 간주해 자신에 대한 납입금 지금의무를 면제하는 이익, 이른바 ‘이관할인방식’에 의한 이익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영업을 해 왔던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제3호)’며 A에게 시정명령을 내렸고, A는 시정명령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요. 우리 법원은 이 사건에서도 A가 선택한 영업방식이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부당한 이익에 의한 고객유인행위를 금지하는 취지는 부당한 이익제공으로 인하여 가격, 품질, 서비스 비교를 통한 소비자의 합리적인 상품 선택을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해당 업체 사업자 간의 가격 등에 관한 경쟁을 통하여 공정한 경쟁질서 내지 거래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에 있는데(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1두16667 판결,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3다212066 판결 등 참조), A의 ‘이관할인방식’에 의한 고객유인 행위에 따른 부담은 ‘출혈 경쟁’, ‘제 살 깎아먹기’가 되어 결국은 상조 시장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 시장 전체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게 될뿐더러 일반 고객들은 물론 ‘이관할인방식’에 의하여 A회사와 상조계약을 체결한 고객들 역시 상조서비스 등의 내용과 질, 상조회사의 신뢰성 등을 기초로 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데 상당한 지장을 가져올 수 있어 A의 고객유인 행위가 상조 시장 전체의 경쟁질서나 거래질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것입니다.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울수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단 살고 보자는 식의 영업이 난무합니다. 당장은 경쟁자와의 경쟁에서 이긴 것 같지만, 그와 같은 불공정거래행위는 시장 생태계를 교란시켜 결국은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당사자까지 파멸의 길로 내몰게 됩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상도(商道)는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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