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지난달 31일 신한카드는 정부가 개최한 ‘데이터경제 활성화 및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빅데이터 활성화 사례로 신한카드 ‘마이샵(MySHOP)’을 시연했다. 경기도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이 행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

이날 PT를 진행해 눈길을 끈 김효정 신한카드 빅데이터사업 본부장을 만나 신한카드의 차기 디지털 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김효정 본부장은 현재 국내 카드업계 최초·최대 빅데이터 전담 조직인 신한카드 빅데이터 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다. 빅데이터, 고객관계관리(CRM), 마케팅, 모바일, 디지털 금융 비즈니스 분야의 다양한 실무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다.

신한카드가 이번에 시연한 마이샵은 신한카드 고객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중소 가맹점의 마케팅 솔루션을 무료로 지원하는 서비스다. 신한카드는 가맹점주용 모바일 앱(APP)인 ‘마이샵 파트너’를 지난 8월 론칭하고, 오는 9월 초 오픈했다. 지난달 초 신한카드는 최근 경제 여건의 변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130만 소상공인 등 가맹점주들을 위해 마케팅 플랫폼 ‘마이샵’과 가맹점주 마케팅 앱 ‘마이샵 파트너’를 개발했다. 마이샵은 초개인화 서비스라는 명제 하에 신한카드의 디지털 사업 야심작이다.

최근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빅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신한카드 역시 빅데이터를 활용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김 본부장은 CRM과 디지털 사업부에서의 경험이 현재 빅데이터 사업을 진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고객과 시장이 디지털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빅데이터 사업 역시 기민한 대응을 위해 셀조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데이터사업본부는 BD분석팀과 BD비즈니스셀, BD컨설팅셀, 인공지능(AI)셀, 마켓센싱셀, BD플랫폼셀 등으로 나눠져 있다. 성격별로 크게 내부역량강화, 시장분석 등 대외역량 강화, 지원을 위한 인프라 등 3가지로 나뉜다.

신한카드는 2014년부터 공공기관 140여곳에 대해 컨설팅사업을 해주고 있다. 분석하기 어려운 소비데이터를 확보한 맞춤 분석을 지향한다. 2016년 4월 당시 간편결제 앱카드를 기반으로 모바일 금융생활 플랫폼으로 카드사 최초 진화를 시도했다.

내부적으로 빅데이터 경영을 추구해 각 비즈니스 영역에서 회원이탈방지, 부정사용 방지시스템(FDS) 등의 데이터 기반 모델링을 개발한다. 비즈니스 이슈 분석, 신한카드 딥스토어 등과 같은 상품 개발, 인공지능을 이용한 추천서비스 개발, 비정형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 관리,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업무 전반에 빅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시장과 경쟁 관계, 상권, 고객분석 등을 통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민간 기업에 제공하고, 최근 소상공인을 위한 마케팅 지원 플랫폼 마이샵 파트너를 론칭해 상생 경제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김 본부장은 “신한카드는 빅데이터 역량 기반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소비데이터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며 “지역경제를 예로 들면 고객이 해당 지역에 거주하지 않는데도 매출이 발생할 경우 관광객인지 업무적 비즈니스인지 분석하고 판단한 고급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공기관 정책결정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보니 75%라는 높은 재계약률을 자랑한다.

 

국내 금융사 최초 구글 다이얼로그플로우와 협업

최근 쏟아지는 데이터를 선별해 활용하는 것도 빅데이터사업본부의 중요 업무다. 예를 들면 콜센터의 기존 녹취 데이터를 분석해 활용 가능한 의미 있는 데이터를 추출해 낸다. 구글 다이얼로그플로우(Dialogflow, 자연어 기반 프로그램)와 챗봇 서비스도 협업해 곧 출시할 예정이다. 구글 다이얼로그플로우와 협업하는 금융사는 국내에선 신한카드가 최초다. 단순 응답하고 있는 현재의 챗봇에서 개인화까지 업무가 가능한 챗봇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 목표다. 차후 음성봇까지 발전시킬 예정이다.

그는 “챗봇은 고객의 요구사항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서로 간의 레퍼런스 업무 협업이 중요하다”면서 “그만큼 구글 쪽에서도 최고의 회사를 원했고 신한카드가 그에 걸맞은 파트너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체개발도 가능하도록 내부 역량 강화도 집중하고 있다.

 

삼성페이·지자체페이 등 간편 결제와 차별화

김 본부장은 올해 다양한 규제와 환경변화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결제 사업자가 아닌 디지털 기반의 삼성페이와 카카오페이뿐만 아니라 선불 형태의 결제사업자와 거의 모든 이커머스 사업자의 페이 산업 진출 등 카드사에 악재는 늘고 있다.

그는 “결제수단 자체가 다양해지고 있어 춘추전국 시대를 방불케 한다”면서 “소상공인을 위한 0% 가맹점 수수료에 대한 정부를 포함한 대형 지자체의 압박 또한 최대의 위기로 다가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모든 카드사들은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고, 게임의 룰이 바뀐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고구분투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한카드 역시 디지털 시대에 맞는 스피드와 경쟁사와의 차별성을 찾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운용·컨설팅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와의 협업도 신한카드의 혁신성을 보여주고 있다.

소비데이터를 기반으로 매매 단가, 임대 현황 등에 부동산 상권 분석과 궁극적으로는 플랫폼화가 목적이다. 법인영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딜에도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플랜을 구상하고 있으며 개인정보 이슈와 상관이 적은 시장 분석 데이터라 부담도 적다.

김 본부장은 “카드사 수익성 악화에 대한 대안 역시 빅데이터가 해답”이라고 강조하며 “빅데이터사업을 하면서 과거 CRM 관점과 비교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회사 입장에서 사업을 바라봤다면 현재는 고객 관점에서 사업을 볼 수 있는 인사이트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사 본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여신 기반의 사업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의 사업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면서 “고객에 대한 폭넓은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영화를 좋아하는 고객이라면 장르나 영화를 보는 시간, 어떤 종류의 포스터를 좋아하는지 인사이트 접점을 찾아내 그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한 초개인화 플랫폼의 완성이 신한카드의 관심사다. 초개인화 플랫폼을 통해 사업별로 고객이 전이되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다.

 

빅데이터 규제 개선 급선무

이를 위해 빅데이터 규제 개선은 꼭 필요하다. 그동안 빅데이터 규제에 관한 얘기는 많이 오갔다. 그러나 정부의 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안에 이러한 부분을 반영했다.

그는 “자기결정권을 인정하고, 개인정보에 대한 확실한 보호뿐만 아니라 활용에 있어서도 본인의 개인정보가 어디에서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하고, 원하지 않는 곳에 활용되지 않아야 한다”며 “개인정보에 대한 명확한 정의, 익명정보의 정의, 데이터산업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 거래에 관한 법적근거 마련, 특별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의 개정을 통한 실질적 데이터 활용 활성화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 역시 중요하다. 빅데이터 관련 규제 개선은 개인정보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에 충분한 담론과 인식의 공유가 있어야 한다.

신한카드 최초 여성 임원인 김 본부장은 후배들에게 일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여성 조직원의 비중이 올라가면 조직의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통계들도 나오고 있는 만큼 조직 내 여성 비중을 높이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면서 “신한카드는 보육원이나 육아휴직 등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이 여성에게 불안해 하는 점이 책임감인 만큼 우선 책임감 있게 열심히 자신이 맡은 일에 정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효정 신한카드 빅데이터사업본부장은?

1966년생인 그는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e-MBA를 수료했다. 2016년 신한카드 모바일사업본부장, 2017년 디지털사업본부장 등을 거친 후 현재 빅데이터사업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