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들! 혹시 질문 있으시면 하십시오?

질문 #1. 지금 베트남에 있는 기업들이 현지인 관리에 소홀한 측면이 있어 그들과의 관계를 잘 하기 위해 이 과정에서 특별히 고려하고 가르치는 것이 있습니까? 제가 현지에서 활동을 하다가 최근에 귀국을 해서, 현지의 사정을 좀 알아서 물어보는 것입니다.

질문 #2. 과정의 8개월이 지나면 외출, 외박이 가능하다고 홈페이지에서 봤는데, 그때 찾아가면 우리 애 데리고 나갈 수 있습니까?

질문 #3. 미얀마 그 나라가 불교 국가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교회를 다니는 데에는 지장이 없습니까?

 

필자가 관여하는 글로벌청년사업가양성과정(Global YBM)의 입소식이 끝난 후 부모 200명이 참석한 설명회에서 나온 질문들이다. 하나같이 자녀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당장의 생활에 관한 당연한 질문들이다.

그러나 한 걸음만 들여다보면 생각할 부분이 많다. 질문 자체의 수준을 따지는 아니다. 만일 자녀들의 전형시험 점수들이 비슷해서 부모의 질문도 한 번 감안하겠다고 한다면? 자녀들의 미래를 해외로, 글로벌로 떠나보내는 과정이라 부모가 크게 영향을 끼치기에 가끔 불경(?)한 생각을 하는 대목이다.

당연히 그럴 일은 없다. 제각기 살아온 길이 다르고 자녀를 이만큼 성장시켜 놓은 데에만 바친 헌신만도 그 어느 것과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작은 교훈으로 삼고자 한 번 질문을 던져 본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이 과정은 이제 9년 차에 접어들고 800여명의 많은 선배들이 배출된 과정이다. 그런 전제로 본다면 굳이 질문하지 않아도 될 것들이다. 그러나 첫 번째 질문은 우리 과정을 걱정해 주고 한국 기업을 염려해 주는 모습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것도 전체가 아닌 따로 와서 질문을 했으면? 해본다. 참가한 사람들의 걱정만 만들어 주는 꼴이 되기에…

 

입사면접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진다. 주로 면접의 마무리를 하며 주어지는 시간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면 해보세요. 기회 드릴 테니…”

혹은 “질문 있으면 하세요. 혹시 질문 없으세요?”

워낙 오랜 시간 준비를 해서 마지막 판단을 받는 면접 시간이기에 아쉬움도 많을 것이고, 준비한 부분을 보여줘 실력을 인정받고 싶을 것이 예상된다. 면접관의 배려심으로 주어지는 시간으로 꼭 하는 것이 관례이다.

그런데 이때 하고 싶은 말이나 질문이 앞에서 진행된 긴 시간의 면접결과를 뒤집는 결과가 나타난다면 제법 조심을 하고 공부해야 할 대목이다.

 

면접자 #1. 뽑아 주시면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면접자 #2. 혹시 3년 차 되면 회사에서 보내주는 미국 MBA 과정에 참여가 가능합니까?

면접자 #3. 회사의 마케팅 정책을 한 번 설명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납득이 되지 않는 것들이 많아서 한 번 여쭙는 것입니다.

면접자 #4. 회사가 브라질에 진출할 계획은 없으십니까? 지난 여름 방학 때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 보니 비슷한 종류의 일본 제품이 팔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성능이나 품질, 가격 측면에서 가면 우리 제품도 큰 강점이 있을 것으로 보여 질문하는 것입니다.

면접자 #5. 최근 미국-이란 간의 분쟁이, 지금 회사의 판매시장으로 보면 영향을 줄 것 같아 걱정이 되는 데 큰 문제는 없는지요?

 

다섯 명의 면접자들이 던진 질문이자 하고 싶은 말이다.

대부분은 ‘묵묵부답’이라 마지막에 면접관이 주는 시간은 싱겁게 끝나는 편이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주저하다가 누군가가 말을 시작하면 전원이 한 마디씩 하게 된다는 것이다. 질문하는 것조차도 나름대로 해본 일이 없어서 그러려니 하고 끝난다. 한국 교육의 현실을 본다는 또 다른 화살을 던져 보며….

그러나 분명히 짚고 싶은 것은, 누군가 제법 의미 있는 질문을 한다면 그 면접장의 상황을 사뭇 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 위의 면접자의 말과 질문 다섯 개를 한번 불어보겠다. 면접 평가자의 입장으로 나름대로의 점수를 주는 것이다.

1번 면접자 : 하나마나 한 말이다. 면접 전체가 꼭 뽑아 달라고 하는 과정이다. 오히려 안쓰럽고 구차하다. 가급적 안하는 것이 좋다.

2번 면접자 : 일정 기간 이후의 복리후생이나 교육제도의 혜택은 근무를 열심히 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질문의 경우 문제될 것은 없으나 적어도 면접자의 관심이 어디로 가 있는지 확연하게 드러나 부정적 평가를 받은 확률이 많을 가능성이 크다.

3번 면접자 : 정말 곤혹스런 상황이다. 대개가 본인이 회사의 큰 정책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모습을 보여줄 목적으로 이런 질문을 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질문은 상사가 부하에게, 선배가 후배에게 하는 형식이다. 면접관이 면접을 당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마무리하는 시간이라 짧은 대화를 생각했는데, 제법 많은 시간을 보내야 될 질문이다. 모든 면접관의 이맛살이 찌푸려질 공산이 크다.

4번 면접자 : 제법인 경우다. 면접에서 이런 수준의 질문은 잘 오가질 않고 면접자의 이런 잠재력과 숨은 관심을 파악하기 어렵기에 이 시간을 빌어 본인을 적극적으로 홍보를 한 결과가 나온다. 특히 회사가 해외지사 요원 선발에 애로를 겪고 있거나, 해당 시장 개척요원이 필요한 경우는 적극적으로 합격 점수를 줄 확률이 높다.

5번 면접자 : 이 경우도 제법이고 대견하다. 회사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이해와 관심, 그리고 국제정세 등을 포함한 경영환경에 대한 식견을 가지고 있으며, 매일 관련 뉴스기사도 눈여겨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4번, 5번은 남다른 모습을 보여 확연하게 차별화한 것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어, 등급 결정에 긍정적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경우가 되는 것이다.

 

정리해 본다.

첫째, 지원회사에 입사를 정말 간절히 원한다면 궁금한 것이 많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고 없는 것이 이상한 이치다. 그 질문의 종류가 무엇이든 간에…

둘째, 질문의 수준에 관한 문제다. 대개의 경우 질문은 생각의 방향을 담고 있다. 프랑스의 계몽학자인 볼테르가 ‘질문을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라고 한 것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칼럼에서는 ‘면접 질문하는 방법과 준비’에 대해 정리한다.

그나저나 한 번으로는 끝내기가 애매해서 다음으로 미룬 몇 가지 주제가 있다. ‘전문성 있는 단어를 공부하는 방법’, ‘면접에서 두려움을 뿌리치는 방법’이다.

잊지 않고 적당한 시점에 정리해 글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