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한국 조선소의 LNG(액화천연가스)선 수주 소식이 계속 들려오면서 LNG선이 침체된 조선시장의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18일까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LNG선은 모두 32척이다. 대부분이 17만㎥급 이상의 대형 LNG 운반선이다. 

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이 13척, 23억 4000만달러(추정)를, 삼성중공업이 7척 12억 7000만달러(추정), 대우조선해양이 12척 23억달러를 수주했다. 수주 액수를 밝히지 않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18만㎥ LNG선 1대당 1억 8000만달러의 시장가격을 적용해 총 수주 액수를 추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발주된 대형 LNG선 30여척 발주는 모두 다 한국의 조선소가 수주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LNG선 발주가 늘어나는 추세고, 기술력에서 앞선 한국조선소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반기에도 LNG선에서 한국 조선소의 약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조선 3사의 올해 8월까지 LNG선 수주 현황. 출처=각사

차별화된 기술력의 조선3사

한국 업체들이 LNG선 수주에서 독보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차별화된 기술력 덕분이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중국의 기술력은 범용 선박에서는 한국과 대응하지만 LNG운반선에는 한국을 따르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초저온 상태의 LNG를 운반하기 위해서는 초저온에 견디는 합금기술, 용접기술, 기화를 방지하는 기술 등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최근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LNG선 2척을 수주한 삼성중공업은 신형 LNG선에 삼성중공업만의 기술인 삼성 공기윤활시스템(SAVER Air)을 장착했다. 이 시스템은 선체 바닥 면에 공기를 분사해 선체 표면과 바닷물 사이에 공기층을 형성해 선박의 마찰 저항을 감소시켜 연비를 향상시키는 에너지 절감장치의 하나다.

현대중공업도 자체 개발한 LNG운반선 완전재액화설비, LNG재기화시스템, LNG벙커링 연료공급시스템, LNG화물창 등 LNG선 통합솔루션을 보유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그리스 선사로부터 수주한 17만 4000㎥급의 LNG선에 세계 최고 효율의 완전재액화설비(SMR)도 탑재했다.

대우조선해양도 LNG화물창 시스템 솔리더스(SOLIDUS)를 자랑한다. 솔리더스는 LNG화물창 중 자연 기화되는 LNG비율이 가장 낮은 화물창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2중 금속 방벽을 적용한 차세대 멤브레인형 화물창으로 화물창의 일일 LNG증발률을 0.07%에서 0.049%대로 낮췄다. 회사에 따르면 이 차이는 17만㎥급 LNG운반선을 25년간 운행했을 때 총 125억원 상당의 LNG를 절약할 수 있는 규모다.

▲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LNG선. 출처=각사

LNG선 시장 전망 밝아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하반기 LNG선 시장에서도 한국 업체들이 약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에 의해 LNG선 분야의 추진엔진기술의 변화가 나타나면서 중국과 일본 조선업체들은 LNG선 분야 기술 경쟁에서 완전히 이탈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전 세계 LNG수요, 미국의 LNG생산·수출이 늘어나고 있어 LNG선 발주량은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45척씩 계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클락슨도 LNG선박 발주량이 향후 5년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클락슨에 따르면 향후 5년간 LNG발주량은 연간 39척 수준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클락슨은 “세계경제와 물동량이 지속 성장함에 따라 가스선, 컨테이너선 중심으로 발주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LNG선은 스팟운임이 강세를 보이고 LNG 발전분야 수요와 선박용 연료 사용 증가로 향후 5년간 총 194척이 발주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도 “전 세계 시장에서 한국 조선소들이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올해 LNG선에서 좋은 수주실적을 보이는 만큼 하반기에도 LNG선 수주 소식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