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 여름과일의 여왕으로 불리는 복숭아가 한창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슈퍼마켓 등지에서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 보통 7월부터 9월 초까지 출하가 집중되지만, 10월에도 수확되는 품종들이 있다. 새콤달콤한 맛의 복숭아는 시중에 출하되는 것만 해도 수 십 종류인데, 품종마다 속살이 희거나 노랗고, 표면에 털이 있고 없는 등 개성이 제각각이다.

▲ 갈증해소에 효과적인 복숭아는 다양한 효능을 지닌 만능 과일이다. 출처=착해진 성분사전 블로그

국내에 재배되는 복숭아 품종의 절반 이상은 아직까지 일본산이지만, 우리나라 환경과 소비자 취향에 맞는 신품종 개발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올해 기준 국산품종 보급률이 34%까지 향상됐다. 특히 최근에 간편함을 쫓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껍질째 먹는 국산 복숭아’ 품종이 지속적으로 개발돼 소비자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여름철 우리가 즐겨먹는 복숭아의 다양한 효능·보관법과 함께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복숭아와 간편하게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주요 국산 신품종을 알아본다.
 

피로회복·다이어트 등에 좋은 저칼로리 과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갈증해소에 효과적인 복숭아는 다양한 효능을 지닌 만능 과일이다. 복숭아의 새콤달콤한 맛은 입맛을 돋구는 역할을 해 식욕 증진에 좋다. 지치기 쉬운 여름철에 섭취하면 피로회복 효과도 있는데, 이는 복숭아의 아스파트르산 성분 때문이다. 아스파르트산은 젖산과 같은 체내 피로 물질을 배출시켜 피로를 해소해주고,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 복숭아 100g 기준 피로회복에 좋은 아스파르트산이 약 360㎎ 함유됐는데, 사과·오렌지보다 4~5배 많다.

고혈압 예방에 좋은 칼륨 성분도 풍부하다. 복숭아 100g기준 190㎎의 칼륨이 함유돼 세포 속 수분 조절에 도움을 준다. 수분 조절로 몸속의 불필요한 염분을 빼내 부기가 가라앉고 혈압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

보기에도 예쁜 과일인 복숭아는 미모를 가꾸는 데도 효능이 있다. 변비와 만성대장증후군에 좋은 팩틴과 폴리페놀 성분이 아랫배를 없애주고 기미나 잡티를 생성하는 멜라닌 색소를 억제해줘 아름다운 미모를 만들어준다. 또한 복숭아 속 팩틴 성분은 알칼리성을 지녔기 때문에, 산성화되기 쉬운 현대인 체질에 다이어트는 물론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복숭아 열량은 100g당 34칼로리(㎉)로, 다른 여름철 과일인 포도(54㎉)·참외(45㎉)보다 낮고, 수박(31㎉)과 비슷해 여름철 대표 저칼로리 과일로 손색이 없다.
 

▲ 국내에서 재배되는 복숭아 품종의 70%는 백도다. 출처=금강농원

맛있는 복숭아, 현명하게 고르는 법과 보관법

복숭아는 껍질에 흠이 없고 모양이 크고 고르며, 꼭지 부분이 동그스름한 게 좋다. 특히 꼭지 부위 안쪽에 푸른색이 없이 노르스름한 색을 띠는 게 신선하고 맛있다고 한다.

백도 복숭아는 너무 흰색을 고집하기 보다는 살짝 푸르스름하면서 냄새를 맡았을 때 달콤한 향이 진하게 풍기는 게 좋다. 열매가 전체적으로 노르스름한 황도는 손가락으로 살짝 눌렀을 때 단단한 느낌이 나는 게 좋다. 타원형보다는 원형에 가까운 것으로 고르고, 백도보다 색상이 짙기 때문에 표면에 흠이 있는지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백도와 황도 모두 신선한 맛을 원할 때는 단단한 것을, 과즙이 풍부하면서 당도가 높은 것으로 고르고 싶을 때는 약간 무른 것으로 구입하면 된다.

천도복숭아는 표면이 매끄럽고 선명한 붉은 색을 띠는 게 좋다. 촉감이 말랑한 느낌이 들어야 당도가 높은 천도복숭아를 고를 수 있다.

복숭아는 아보카도와 같은 ‘후숙과일’이라는 특성상, 신문지나 포장지에 잘 싸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실온 보관하는 게 좋다. 냉장고에 보관하면 저장기간을 좀 더 늘릴 순 있으나, 오래 냉장보관하면 과육이 갈색으로 변해 맛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여름철 시원하게 복숭아를 먹고 싶다면, 실온에 둔 복숭아를 먹기 1~2시간 전 냉장고에 넣었다고 꺼내 먹으면 더욱 좋다.

또한 식초를 서너 방울 떨어뜨린 물에 복숭아를 2~3분 정도 담갔다가 씻으면 잔류농약이나 잔털 제거에 좋다. 복숭아는 껍질에 영양소가 많다. 때문에 깨끗하게 세척한 후 껍질째 먹는 게 더 효과적이다.

단, 여름철 보양식 인기메뉴 중 하나인 장어를 먹은 후 복숭아를 간식으로 섭취한다면, 복숭아의 유기산이 장어의 지방분해를 막아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 천중도백도. 출처=성산농원
▲ 황도 복숭아. 출처=황금농원
▲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천도복숭아. 출처=bdsnet1

국내 품종의 70%는 백도…껍질째 먹는 천도복숭아도 인기

소비자가 선호하는 주요 복숭아 품종을 살펴보면, 과육의 색상에 따라 크게 ‘백도’와 ‘황도’로 구별할 수 있다.

흰 과육 속살의 백도는 국내 품종의 70%를 차지할 만큼, 가장 대중적인 복숭아다. 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천중도’와 ‘유명’ 등이 모두 백도에 해당하는데, 두 품종은 여러 백도 품종들 중에 과육조직이 치밀하면서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한 편이다. 또한 ‘미백’ 은 식감이 부드러워 치아가 약한 노년층이 먹기에 적합하다. 천중도는 일본산 품종, 유명과 미백은 국산 품종이다.

노란 과육이 특징인 황도는 육질이 단단해 이전에는 주로 통조림 등 가공식품용으로 쓰였다. 그러나 일본의 앨버타황도 품종에서 자연 변이한 것으로 추정되는 국산 품종의 ‘장호원황도’는 신맛이 거의 나지 않으면서 당도도 12.5브릭스(bx)로 높아 생식용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즐기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복숭아 재배면적은 2만 헥타르(ha, 약 6050만 평)로,  전체 재배면적 중에 약 83%가 우리가 흔히 접하는 백도·황도를 비롯한 껍질에 까슬까슬한 털이 있는 복숭아고, 나머지 17%가 털이 없는 천도복숭아다.

털이 있는 복숭아는 앞서 언급한 ‘천중도’, ‘유명’, ‘장호원황도’ 등 흔히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복숭아 품종은 모두 털복숭아다. 이와 다르게 자두와 비슷한 모양이면서 털이 없고 표면이 매끈한 복숭아를 천도복숭아라고 한다.

천도복숭아는 진홍색의 껍질에 과육은 황색이다. 육질이 단단하며 일반적인 털복숭아에 비해 신맛이 다소 높은 편이다. 주변에 종종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복숭아털에 가장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털이 없는 천도복숭아는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대표적인 천도복숭아 품종으로 국내에서 육성한 ‘환타지아’를 꼽을 수 있다.
 

▲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껍질째 먹는 천도복숭아 신품종. 왼쪽부터 스위트퀸, 옐로드림, 이노센스. 출처=농진청

 

간편함 선호 소비 트렌드 반영한 껍질째 먹는 천도 신품종 개발

농진청은 간편함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해, 털이 없으면서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천도복숭아 품종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이 중 국내 천도복숭아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간편 소비형 복숭아’ 품종을 꼽자면 ‘옐로드림’과 ‘스위트퀸’, ‘이노센스’ 등이 있다.

이들 신품종은 모두 껍질째 먹을 수 있는 달콤한 복숭아로, 평균 당도가 14브릭스다. 또 다른 여름철 과일인 수박(평균 9.7브릭스)보다 훨씬 높고, 포도(평균 15브릭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한 천도복숭아 특유의 단단한 상태로 유통되지만, 신맛은 거의 없다. 털 있는 복숭아와 비교해 알레르기에 좀 더 안전하다는 장점도 있다.

2016년에 육성한 ‘옐로드림’은 조생종 품종으로 평균 당도 12브릭스, 산도는 기존의 천도 품종의 1/3에 불과해 신맛이 거의 나지 않는다. 수확기는 7월 상순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천도 ‘천홍’보다 약 보름정도 빠르다. 지난해 민간종묘업체에 기술 이전돼 올 가을부터 농가에 보급될 예정이다. 

‘스위트퀸’은 망고 맛이 나는 노란 과육이 매력적인 중생종 품종의 천도복숭아다. 여름휴가철 소비용으로 지난해 육성한 품종이며, 당도는 14.9브릭스에 이른다. 수확기는 7월 하순. 올 하반기 중에 민간에 기술 이전해, 내년 가을 농가에 첫 보급될 계획이다.

하얀 과육의 ‘이노센스’는 중생종 품종의 천도복숭아로, 당도는 14.5브릭스로 높다. 8월 상순부터 수확이 가능하며, 스위트퀸과 마찬가지로 여름휴가철 소비용에 적합하다. 지난해 육성한 품종으로, 올 하반기에 기술 이전 예정이다.  농가에는 내년 가을부터 보급된다.

신학기 농진청 원예작물부장은 “복숭아 소비 확대의 걸림돌이었던 신맛과 알레르기를 개선한 ‘간편 소비평 품종’ 개발과 보급을 통해 지난 2016년 5.1㎏ 수준인 복숭아 소비가 2026년에는 10㎏로 확대돼 국내 복숭아 소비촉진과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