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3N’으로 불리는 국내 대형 게임 3사의 성적표가 모두 공개되면서 각 사의 미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분기 성적은 매출액은 넷마블이, 영업이익은 엔씨소프트가, 순이익은 넥슨이 각각 1위를 차지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좋은 성적표를 받은 건 엔씨소프트뿐이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3N의 하반기 전략은 각양각색이다. 신작과 주력게임을 바탕으로 '각자도생'을 추구하면서 이익의 극대화를 꾀하는 모양새가 될 전망이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올해 2분기 매출액 5008억원, 영업이익 622억원, 당기순이익 663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로 매출액은 7.3%, 영업이익 40.8%, 순이익은 15.1% 하락했다.

엔씨소프트는 매출액이 4365억원, 영업이익 1595억원, 순이익 1402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보다 매출액은 68.76%, 영업이익 324.61%, 순이익 354.92% 대폭 늘었다.

넥슨은 매출액 478억엔(한화 4723억원), 영업이익 160억엔(1582억원), 순이익은 322억엔(3187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환율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2%, 순이익은 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 줄었다.

 

매출액 비슷해도 개성 다른 3N

▲ 넥슨 CI. 출처=넥슨

3사는 매출액 수준은 비슷하지만 돈을 많이 버는 지역과 게임 장르, 플랫폼 등이 다르다. 우선 넥슨은 PC온라인게임 매출액 비중이 높은 게임사다. 이번 분기 PC 플랫폼 매출 비중이 77%로 집계됐다. PC온라인 게임 중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가 10년 넘도록 넥슨의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던전앤파이터는 중국에서 맹활약 한다. 이 게임은 텐센트가 서비스를 총괄하고 넥슨은 텐센트로부터 중국에서 발생한 매출 일부를 로열티 수입으로 얻는다. 이 수익구조는 별도의 서비스 비용, 마케팅 비용 등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인건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로열티 수익은 고스란히 영업이익이 된다.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하는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이 지난해 매출로 1조1495억원을 벌어들였는데 영업이익은 1조636억원을 기록한 대목을 보면 알 수 있다.

2분기 해외매출 비중을 보면 중국 매출 비중이 거의 50%에 이른다. 이는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단일 게임의 행보가 넥슨 전체의 실적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그 예로 직전 분기 중국 내 던전앤파이터 업데이트 등 효과로 매출액이 아주 크게 오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번 분기 다시 게임의 매출액이 평년 수준으로 돌아오며 전체 매출액도 크게 줄었다.

물론 넥슨은 모바일 게임도 다수 가지고 있고 국내에서 꾸준히 스테디셀러로 서비스되는 PC게임도 여럿이다. 다만 모바일 게임에서 PC게임만큼의 위력을 보여주는 타이틀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 게임사 3N 2분기 지역별 매출액. 출처=각 사
▲ 엔씨소프트 CI. 출처=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국내 MMORPG 시장에서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과거에 출시한 PC온라인게임이 여전히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지난해 6월 출시한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이 대박을 터트리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PC와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은 각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지역별 매출 비중은 국내가 절반 이상이다. 이는 국내에 출시한 리니지M의 활약으로 인한 탓이다. 리니지M은 대만에서도 매출액 1위를 차지하며 활약하고 있으며, 리니지M이 대만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은 대만에서 기록한 비중인 2%가 아닌 로열티 매출에 포함된다. 로열티 매출 비중이 20% 수준으로 높은 것도 높은 영업이익의 원인 중 하나다. 또한 엔씨는 흥행한 게임 대부분이 자체 개발작이다. 개발 게임을 직접 서비스할 역량까지 갖춘 점도 회사의 강점이다.

지난 14일 오전 열린 엔씨소프트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엔씨소프트 윤재수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국내 MMORPG 시장이 포화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하지만 엔씨소프트의 MMORPG는 우리가 가장 잘하는 영역이며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엔씨가 잘하는 부분을 반영해서 더 발전한 게임을 내놓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넷마블 CI. 출처=넷마블

넷마블은 이번 분기 가장 높은 매출액을 벌었지만 가장 낮은 영업이익을 거둬야했다. 우선 넷마블은 90%넘는 매출액이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 발생한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 모바일 게임은 마켓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자연히 낮아진다. 구글과 애플 등 대형 유통사의 마켓 수수료는 30%로 알려졌다. 또한 유명 IP를 이용해 만든 게임도 많기 때문에 로열티 수수료 지급으로 영업비용은 좀더 늘어난다.

그럼에도 넷마블은 다양한 장르에서 수익을 얻고 있으며 해외 매출 비중도 다각화되어있다는 점이 무기다. 올해 2분기 넷마블의 장르별 매출 비중은 RPG(34%), MMORPG(28%), 캐주얼(25%), 기타(13%)로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분포돼 있다. 매출액 5000억원을 기록하는 국내 게임사가 캐주얼 장르에서 25%의 매출액을 달성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해외 매출 비중도 북미(32%), 일본(14%), 동남아(11%), 유럽·기타(14%)로 다양하다.

3N 하반기 전략은?

넥슨의 PC게임 전망은 나쁘지 않아보인다. 던전앤파이터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오르는 등 꾸준한 성적을 올리고 있고, 최근 국내에서 인기인 메이플스토리의 대규모 업데이트의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신작인 피파온라인4도 점점 PC방 점유율을 높여가는 모습이다.

넥슨은 PC온라인 스테디셀러의 업데이트를 지속하는 한편, 모바일 게임에서는 마블 배틀라인을 서비스하고 국내에 출시한 모바일 게임 ‘메이플스토리2’와 ‘진삼국무쌍: 언리쉬드’를 해외에 출격시킬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 리니지와 리니지M의 대형 업데이트를 계획 중이다. 엔씨소프트 윤재수 CFO는 “리니지M은 올해 3분기에 대규모 업데이트를, 리니지는 4분기에 20주년을 맞이해 대규모 업데이트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모바일 MMORPG도 3개나 있다. ‘아이온 템페스트’, ‘블레이드&소울2’, ‘리니지2M’다. 모두 영향력 있는 유명 IP라는 점에서 시장 참가자들과 게이머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MMORPG는 한 번에 쏟아내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이 같은 발표가 더욱 눈길을 끌기도 한다. 윤 CFO의 말대로 엔씨는 자신 있는 MMORPG 분야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넷마블은 ‘일곱 개의 대죄’, ‘요괴워치’ 등을 올해 일본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달 일본에 론칭한 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전해진다.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은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해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콘텐츠를 개발 중으로 빠른 시일 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MMORPG ‘세븐나이츠2’, 모바일 어드벤처 RPG ‘팬텀게이트’도 올해 안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북미, 유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에도 기대가 실린다. 해리포터의 2분기 실적은 게임 내 유료 아이템 특성상 회계상 절반 이상이 3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