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ACC, 적응식 정속주행 시스템)’, 혹은 ‘크루즈 콘트롤’이나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SCC)’ 등은 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기능이다. 요즘 출시되는 대부분 차에 적용되는 이 선택사양은 정속 주행을 유지해줘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준다.

‘크루즈 콘트롤’의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크루즈 모드 작동 버튼은 통상 자동차 스티어링에 장착돼 있다. 운전자는 이 작동 버튼을 누르고 크루즈 모드를 활성화하면 된다. 현대차를 예로 들면 크루즈 버튼 ‘RES +’를 눌러 모드를 활성화하고, 30㎞ 이상에서 ‘SET -’ 버튼을 누르거나 스위치를 아래로 내리면 속도가 유지된다. 취소하려면 ‘CANCEL’ 버튼이나 브레이크를 밟으면 된다. 정속 주행 최대속도는 스위치를 ‘+’ 방향으로 올리거나 ‘-’로 내리면 된다. 차종에 따라 증가하는 속도는 다르다. 통상 시속 1㎞씩 조정되며 길게 누르면 시속 10㎞씩 증가한다.

여기서 한 단계 진화한 것이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이다. 단순 속도 유지에 그치는 크루즈 콘트롤과 달리 앞차의 속도를 인식하여 차간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준다. 앞에 차가 없으면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주행하며, 앞에 차가 있다면 거리를 유지하면서 속도를 줄여준다.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은 앞차가 감속하여 내 차가 시속 10㎞ 이하가 되면 해제된다. 차간거리 설정은 개별 버튼으로 가능하다. 차량 거리 설정은 시속 90㎞ 기준으로 1단계 25m, 2단계 32.5m, 3단계 40m, 4단계 52.5m로 설정된다.

▲ 현대차의 자동차에 장착된 크루즈 콘트롤 조작 버튼. 사진=현대자동차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은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과속방지 카메라 정보를 받아 자동으로 속도를 제한속도 이하로 주행하도록 도와주는 기능도 있다. 또 브레이크를 이용한 감속이 필요하면 후미 브레이크등이 함께 점등되기 때문에 후방 운전자에게 안전 신호를 자동으로 보내준다.

이 옵션은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가 동시에 작동해 앞차를 인식하고 주행과 정차를 한다. 즉 카메라로 차선을 인식해서 차선이탈을 방지하는 차선이탈 경고시스템(LDWS), 앞차와 간격을 인식하여 긴급 제동해주는 자동긴급 제어장치(AEB)가 함께 작동한다. 따라서 이 옵션을 선택한다면 LDWS와 AEB 기능 장착이 필수다. 이는 차량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요인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차들이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 기능을 도입하지 않는 이유다.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은 기아자동차 K5, 쉐보레 말리부, 르노삼성자동차 SM6와 같은 중형차에 주로 적용돼 있다. 현대차는 이를 ‘어드밴스트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ASCC)’이라고 부른다. 현대차는 그랜저 HG와 IG 이상 차급에 이 기능을 적용한다.

이 기능은 앞차가 정지하면 운전자의 차가 정지하고, 주행을 다시 시작하면 운전자의 차가 움직이도록 도와준다. 스마트 크루즈 콘트롤 기능에 출발 기능이 추가된 셈이다. 이 기능은 주행과 정차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에서 매우 유용하다. ACC의 전방 감지 각도는 약 80도로, 코너에서도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보다 정확하게 앞차를 인식할 수 있다.

이 사양은 차량 주행과 정차까지 제어하기 때문에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EPB) 옵션을 장착해야 한다.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도 포함돼 옵션 가격이 비싸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마찬가지로 다른 옵션들과 묶여서 판매할 수밖에 없는 옵션이기 때문에 가격은 비싸지만, 그만큼 편리한 기능이다.

정속주행 기능에는 주의사항이 있다. 갑자기 끼어든 차량은 센서 반응속도가 늦기 때문에 사고 발생의 가능성이 높다. 모터사이클과 자전거와 같은 폭이 좁은 이동수단은 레이더 인식이 원활하지 않다.

또 ACC는 브레이크 효율이 최대 40%이기 때문에 앞 차량이 급제동하면 추돌할 가능성이 높다. 차량거리 설정에 따라서도 급격한 가속과 감속이 발생한다. 특히 차에 많은 인원이 탑승했거나 트레일러 등을 견인하는 도중에는 ACC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늘어난 차량 무게는 기능이 인식하지 못해 자동 브레이크가 충분한 제동을 하지 못한다.

ACC는 평지사용이 권장사용 기준이다. 내리막길은 최대설정속도의 110%까지 관성으로 속도 상승이 가능하고 이를 초과 시엔 브레이크가 개입한다. 즉 내리막길에서 ACC를 이용하면 앞차와 설정거리보다 더 근접하게 차가 운행한다.

ACC와 연비를 절약해주는 ECO 모드를 겸용하면 관성주행은 개입하지 않고 이른 고단기어 선택 성향은 그대로 유지된다. 즉 완벽한 ECO 모드를 실현하지 못해 연료 효율을 떨어뜨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방 장애물이나 주차돼있는 차량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행 중 커브를 돌았을 때 앞차가 정차해 있다면 이를 인식하지 못한다. 정차 중인 차는 크루즈 콘트롤이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고가 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