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구글이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집요하게' 확보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사용자가 위치기록 저장을 차단해도 이를 무시하고 관련 정보를 저장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안드로이드와 iOS를 가리지 않고 위치정보를 저장했으며, 광고집행을 위해 사용자 위치정보를 수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AP통신 등 주요외신은 13일(현지시각) 프리스턴대학 컴퓨터 과학 연구원의 자료를 인용해 구글이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세밀하게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구글의 서비스는 대부분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저장하지만 반드시 사용자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는다. 만약 위치정보를 저장하고 싶지 않으면 관련 기능을 차단할 수 있다. 구글의 위치기록 저장은 분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는 이들은 위치정보 저장 기능을 중지할 수 있다.

▲ 구글이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지나치게 확보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출처=구글

문제는 사용자가 위치정보 수집 중단을 설정해도 구글이 계속 관련 정보를 취득했다는 의혹이다. 일부 구글 서비스 앱에서 사용자의 위치기록 저장 여부를 묻지도 않고 자동 저장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은 "위치정보와 관련된 기능은 사용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는 설명이지만, 미국연방통신위원회 수석 기술자를 지낸 미국 프린스턴대 컴퓨터 공학자 조너선 메이어는 AP통신을 통해 "구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사용자 환경 설정을 위반해 위치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확인됐고,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구글이 사용자 위치정보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타깃광고 집행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이동하는 곳의 위치정보를 확보해 지역의 관련 서비스 광고를 제공할 수 있다. 광고주들은 광고의 효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고, 구글은 자연스럽게 돈을 버는 비즈니스다.

구글의 사생활 침해 논란은 종종 문제가 되고있다. 구글은 지난 2013년 지메일 정보를 외부에 공개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으며 최근에는 지메일 메일함을 외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언제든 볼 수 있도록 개방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확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월3일 구글과 협력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개방자들이 수백만 명의 지메일 내용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보도하며 무료 앱 서비스에 가입한 사용자들의 내용이 전부 공개됐다고 밝혔다.

구글이 사용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위치정보를 수집해 본사로 자동전송한 일도 있다. 쿼츠는 지난해 11월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동의를 받지 않고 무단으로 위치정보를 수집해 본사의 서버로 자동전송했다고 보도했다. 전화기를 꺼도 위치정보가 전송되었다는 것이 쿼츠의 설명이다. 구글이 수집한 개인 위치정보는 정확히 말해 기지국 코드인 셀ID다. 셀ID는 구글 안드로이드의 기능 향상을 돕기위해 기록되는 코드며,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운용하며 각 기기의 셀ID를 모바일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동기화 과정에서 탈취했다.

다른 ICT 기업들도 셀ID를 수집하지만 국내 위치정보법에 따르면 반드시 이용자 동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구글은 무단으로 셀ID를 탈취해 민감한 정보를 빼돌려 사실상 민간인 사찰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수집된 셀ID는 맞춤형 마케팅 등에 활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은 논란이 커지자 즉각 셀ID 수집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사생활 정보를 유출해 논란을 일으키는 기업이 구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 사례가 페이스북이다. 주요외신은 지난 3월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유세 기간 활용되었다고 보도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알렉산드르 코건이 디스 이즈 유어 디지털 라이프(this is your digital life)라는 앱을 통해 사용자의 성향을 수집했고 이를 데이터 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로 무단 제공했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 문제로 국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트위터도 지난 5월 사용자들의 비밀번호가 별도의 암호화 작업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내부 로그에 저장된 사실이 심각한 문제로 부상했으며 삼성전자는 갤럭시S9과 갤럭시노트8 일부 기기에서 무단으로 이미지가 전송된 사례가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중국의 화웨이도 백도어 문제가 불거지며 국내 통신 장비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