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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활성화, 농가·연관산업 돈 벌수 있는 구조 만드는 게 핵심”

스마트팜 전문가 이인규 앤아이알랩 대표

박성은 기자 parkse@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07.23  17: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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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규 앤아이알랩 대표.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성은 기자

[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 이인규 앤아이알랩(NIR Lab) 대표는 스마트팜을 비롯한 국내 애그리테크 산업 분야에서 몇 안 되는 전문가로 꼽힌다. 1990년대 말 일본의 농산물 무역회사에 입사해 파프리카·토마토 등 한국산 시설원예농산물의 수입을 담당하면서 수경재배 등 스마트팜을 처음 접하고, 네덜란드에서 스마트팜 환경제어체계를 본격 경험한 이후, 셀트리온 러시아 농장운영 총괄, 화옹간척지 스마트팜 구축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세실 총괄 등을 맡으며 전문성을 쌓았다. 지난해까지는 충청남도 홍성에 1만평 규모의 토마토 전문 스마트팜 농업회사법인인 옥토앤자인 대표이사를 맡았다. 현재 스마트팜 신재생에너지 활용·운영프로그램 개발 전문 컨설팅업체인 앤아이알랩 대표로서 전국 각지의 농업현장을 찾아 스마트팜 관련 자문과 상담, 강의를 하며 바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인규 대표는 지난 18일 앤아이알랩에서 가진 이코노믹리뷰 인터뷰에서 “스마트팜 보급·확산에 앞서 이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농가교육과 함께 스마트팜으로 농가와 연관산업이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온실에 투입되는 비싼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대안도 하루 빨리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팜 경영 효율 높이기 위한 농가교육 절실

이인규 대표는 스마트팜에 대한 농가 관심은 이전보다 많아진 것은 사실이나, 인식 수준은 그만큼 미치지 못해 농가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스마트팜에 대한 농가 질문이 많지만, 정작 스마트팜 운영원리 등을 얘기하면 이해를 잘 못하는 농가가 꽤 많다”면서 “대부분은 스마트팜을 운영하면 자동으로 농작물이 자라는 줄 안다”고 꼬집었다. 그만큼 스마트팜에 대한 농가들의 오해가 많고, 스마트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 이에 이 대표는 “지금껏 스마트팜에 대한 극히 단편적인 정보와 일부 성공사례 위주의 정보만 유통된 탓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사실 스마트팜을 ‘제대로 경영’하기 위해서는 농가의 재배기술 수준이 반드시 뒤따라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토양환경과 온·습도, 이산화탄소 등이 작물 생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나라의 기후 특성을 고려해 시설원예작물의 환경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환경에 따라 수분·비료 등의 사용은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등을 꼼꼼히 기록하고 관련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아야 스마트팜을 운영할 수 있다.

이 대표는 “그간 많은 수의 농가들이 각자의 직관에 의존해 농사를 지었는데, 이를 소위 암묵지(暗默知, tacit knowledge)라 한다”며 “즉, 그동안의 경험으로 체화돼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은 지식이나 노하우로 농사를 지은 건데, 수치나 표지로 구체화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 같은 경우, 농가에게 재배기술에 대한 농가의 암묵지를 기록과 학습으로 이를 수치화할 수 있는 어쩌면 가장 기초적인 교육 위주로 해주고 있지만, 교육을 하면서도 늘 안타까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어떤 점이 안타까운지 기자가 묻자, 이 대표는 “좀 더 높은 단계의 스마트팜 재배기술을 농가에게 교육하고 싶지만, 아직 농가가 이를 받아들일만한 수준이 안 됐다. 때문에 스마트팜 보급·확산에 앞서 농가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청년층 유입을 위해 최근에 청년창농, 청년 귀농귀촌교육, 스마트팜 혁신밸리 등의 얘기가 나오는데, 단지 인큐베이팅 식의 하드웨어 사업에 그치지 않고, 이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농장 경영기법 등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소프트웨어를 가르치는 교육을 연속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이인규 대표는 농업 현장을 찾아다니며 귀농귀촌 청년들에게 스마트팜 교육 멘토링을 해주고 있다. 사진=이인규 대표

스마트팜, 농업생산성 향상·연관산업 발전 측면에서 접근 필요

요즘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은 농업계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에서도 높다. 정부도 지난 4월 스마트팜 보급·확산 대책을 발표하며 육성 의지를 갖고 있다. 이에 대한 이 대표의 생각을 물었다. 그는 “일부에서 스마트팜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뛰어드는데, 미래 먹거리라는 환상으로 단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국내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기술 수준도 아직 초기 단계”라면서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우리 수준을 제대로 직시하거나 데이터를 검토하지 않고 뛰어들다 보니, 소위 ‘묻지마 접근’, ‘묻지마 투자’ 현상이 나타나 다소 우려된다. 스마트팜이 마치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을 주고, 우리 경제를 견인한다는 식의 발상은 잘못 짚은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인규 대표는 “스마트팜 활성화를 전자·통신·유통 등 연관산업 발전에 기여하면서, 적은 인력으로도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수단이라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네덜란드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1%에 불과하다. 농업인구가 많다고 하는 일본도 1.2% 정도다. 우리나라는 현재 이보다 많은 5%, 약 250만명의 농업인구가 있다. 그러나 우리도 조만간 다른 OECD 국가들처럼 농업인구가 1%대로 줄어들 것이다.

지금의 농식품 소비 수준을 앞으로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1%의 농업인구가 다섯 배 이상의 생산성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자연스럽게 1인당 경작면적이 늘어나고,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도록 농업의 기계화·첨단화가 이뤄지며, 결국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농업환경 통제시스템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쪽으로 가게 된다. 스마트팜은 이러한 미래농업 시스템을 작동할 수단으로 보면 된다는 것이다.

   

▲ 지난 2008년 경상남도 농정국 공무원들과 함께 네덜란드 스마트팜 현장을 방문한 이인규 대표(맨 왼쪽). 사진=이인규 대표

네덜란드식 모델 쫓는 것은 신중히 접근

스마트팜이 우리 농업의 새로운 화두가 되면서, 많은 이들이 스마트팜 발전모델로 네덜란드를 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네덜란드 스마트팜 모델을 우리나라에 그대로 이식하면, 순기능보다는 부작용이 더 많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선행적으로 네덜란드의 사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10~15년 전만 해도 스마트팜을 앞세워 시설원예농업으로 무척 호황을 누렸다. 이는 환경제어가 용이한 사계절 내내 온화한 기후 조건을 갖고 있고, 북해의 거대한 가스정을 보유해 온실 에너지 비용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이라는 큰 소비시장을 갖고 있어,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수출할 수 있었다.

지금의 네덜란드는 그 때와 상황이 좀 다르다. 이 대표가 두 달 전 네덜란드를 방문해 농가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예전 같지 않아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규모화·첨단화로 농업 생산성은 높아졌지만, 농산물 판매가격은 그만큼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농가 소득이 계속 정체되고 있다는 것인데, 일례로 지난해 우리나라 완숙토마토 농가 평균 수취가격은 ㎏당 1600원인 반면, 네덜란드는 0.6~0.7유로(한화 약 800~925원) 수준에 그쳤다. 전국 각지의 표준화된 모델에서 대량으로 농작물이 생산되다보니 가격이 하향 평준화된 것이다. 그나마 네덜란드는 유럽이라는 대규모 소비지가 있어, 가격하락에 대한 충격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반해 우리 농업은 네덜란드와 달리 내수규모가 작고 수출도 쉽지 않은 구조다. 에너지비용 부담도 크다. 이런 점에 대한 진지한 성찰 없이 무조건적으로 우리 농업에 네덜란드 방식을 그대로 접목해 규모화에만 집중할 경우, 농업 기반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때문에 네덜란드 모델의 좋은 것은 취하되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농가와 연관산업의 수익창출·재투자 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이 대표는 일본의 스마트팜 농업방식을 참고할만한 예로 들었다. 일본은 네덜란드의 스마트팜 환경제어프로그램이나 ICT 기술을 도입하면서도, 일본식 농업의 개성은 고수하자는 게 이들의 농업 철학이다. 일본식 농업의 핵심은 지역별·품목별로 차별화된 명품 농산물 시장을 형성해, 여기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를 계승·유지하기 위해서는 농가의 명품 농산물 재배기술 노하우에 대한 체계적인 수집·기록·분석이 필요했다. 그래서 여기에 네덜란드식의 환경제어시스템과 빅데이터(Big Data), 사물인터넷(IoT) 등의 첨단 농업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다. 농가의 경우, 농산물을 생산해서 얻는 소득뿐만 아니라 명품 재배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IP) 인정과 함께 추가적인 소득을 올리고 있다. 기업은 명품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가들의 재배 노하우를 수집·분석하고, 하나의 특화된 매뉴얼로 만들어 수익 창출로 연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우리도 규모화·첨단화를 기반으로 농업생산성을 높이는 것 못지않게, 농가와 연관산업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재투자로 이어지도록 재배기술·지식재산권·특화상품 개발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 사물인터넷·빅데이터와 같은 ICT 기술이 활용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 스마트팜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여러 조언을 하고 있는 이인규 대표.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성은 기자

스마트팜 에너지 비용 문제도 시급히 풀어야 할 현안

이 대표가 우리 스마트팜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가기 위해 풀어야 할 다른 중요한 문제는 에너지 비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첨단온실은 난방부하가 커 일반 비닐온실보다 에너지 소모가 훨씬 크다. 층고가 높고 유리온실일수록 에너지 비용은 더욱 증가한다. 첨단 스마트팜이 늘어날수록 여기에 투입되는 에너지 비용도 어마어마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농산물 가격은 예나 지금이나 쉽게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인건비·농기자재 등 생산원가는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스마트팜이 아무리 좋아도 농가가 돈을 벌지 못하면 농가는 물론 연관산업까지 피해가 간다. 그렇기 때문에 스마트팜 활성화를 위해서는 에너지 비용 절감이 중요하고, 지금의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 즉 지열이나 공기열, 수열 등을 활용한 히트펌프를 이용해 저비용에너지 체계로 하루 빨리 대처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저비용에너지 체계로 온실 난방비 50%만 절감해도 영업이익이 10% 이상 상승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두 스마트팜 보급 확산만 얘기할 뿐, 스마트팜을 효율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 비용절감에 대해서는 아무도 얘기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 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협력해 조성할 예정인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우리 첨단농업 발전을 위한 R&D 거점으로써, 시급히 풀어야 할 스마트팜 에너지 비용 절감에 대해 고민하고 나아가 대안까지 내놓을 수 있는 역할을 반드시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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