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성대규 보험개발원장이 지난 20일 경기도 이천 보험개발원 부설 자동차연구소에서 진행한 '자동차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 전폭정면시험'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고영훈 기자

성대규 보험개발원장은 지난 20일 "자동차 운전 시 뒷좌석에서 10명 중 3명만 안전벨트를 메고 있으며, 안전벨트를 메지 않을 경우 착용했을 때와 비교해 중상위험이 3.4배 높아진다"고 말했다.

성 원장은 보험개발원이 이날 경기도 이천 보험개발원 부설 자동차연구소에서 진행한 '자동차 뒷좌석 안전벨트 미착용 전폭정면시험' 현장에서 이렇게 밝혔다.

보험개발원은 마음이 들뜨기 쉬운 휴가철이 도래하고 모든 도로 뒷좌석 안전띠 의무착용 시행이 오는 9월 28일 예정됨에 따라 뒷좌석 안전띠 착용여부에 따른 상해 차이에 대한 비교시험을 실시했다.

출처=보험개발원

우리나라의 경우, 앞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94%로 선진국 수준에 육박하나 뒷좌석은 30%에 그치고 있다. 최근 자동차보험 통계에 의하면 동승자가 안전띠를 매지 않은 경우 사망·중상자 발생위험이 3.4배 높고, 운전자는 2.9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세 미만의 동승자는 6.6배로 그 증가폭이 더 컸다.

성인, 안전띠 미착용시 머리 중상가능성 3배 많아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에 따른 중상위험을 파악하기 위해 사고재현 충돌시험을 실시한 결과,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의 경우 착용에 비해 머리의 중상가능성은 성인이 3.0배, 어린이가 1.2배 높게 나왔다.

출처=보험개발원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뒷좌석 동승자가 앞좌석을 치면서 안전띠를 착용한 앞좌석 승객과 부딪혀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으며, 사고유형에 따라서는 직접 가격할 수 있다. 동승자의 안전띠 미착용 경우, 1인당 부상 지급보험금은 안전띠 착용 대비 약 1.4배(132만9000원→187만2000원)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원은 이날 실험에서 동일한 2대의 SUV에 운전석과 뒷좌석(좌·우)에 인체모형을 착석시켜 48.3km/h로 고정벽에 정면충돌해 뒷좌석의 안전띠 착용과 미착용에 대한 중상위험을 비교분석했다. 자동차관리법,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102조(충돌시의 승객 보호)에 따른 시험으로 동일 차량이 동일 속도(48.3km/h)로 정면충돌하는 재현시험이다.

지난 20일 보험개발원이 진행한 '자동차 뒷좌석 안전벨트 미착용 전폭정면시험' 당시 뒷좌석 동승자가 사고 발생시 충격을 받는 사진. 출처=보험개발원

결과 뒷좌석 승객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 머리 중상가능성이 성인은 3.0배, 어린이는 1.2배로 높아졌다. 단, 특정유형의 충돌시험결과이므로 전체사고를 대상으로 한 통계결과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안전띠를 미착용한 뒷좌석 승객은 무릎, 머리 순으로 앞좌석과 충돌하여 무릎, 머리의 상해위험이 크게 증가함. 어린이 승객의 경우 무릎 충격이 매우 컸고, 이후 턱 부위에 충격이 가해져 상대적으로 머리 중상가능성이 다소 낮아졌다.

보험개발원 측은 "이번 시험은 전폭정면시험으로 뒷좌석 승객이 앞좌석에 충격을 가했으나, 차가 뒤틀어지는 등의 실제사고에서는 뒷좌석 승객이 앞좌석 승객을 직접 충격해 중상가능성을 더 높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자동차 뒷좌석 안전벨트 미착용 전폭정면시험' 당시 사고 이후 산타페 내부 운전자와 동승자 역할의 인체모형 현장 모습. 사진=고영훈 기자

충돌시험을 통해 뒷좌석의 안전띠 미착용은 자신의 위험뿐만 아니라 앞좌석 승객의 위험도 초래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오는 9월말 모든 도로에서 뒷좌석 안전띠 의무착용이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동승한 가족, 타인 등의 안전보호를 위해서도 뒷좌석 안전띠 착용의 생활화가 필요하다. 올바른 안전띠 착용법을 숙지하고 유아, 어린이 등 신장이 작은 경우에는 카시트 또는 부스터시트 등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황에 따라선 어린이가 안전띠를 올바로 착용할 수 있도록 착석높이를 올려주는 장치도 필요할 수 있다.

성 원장은 이날 “본인과 동승자의 안전을 위해서도 뒷좌석 안전띠 착용의 생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늘 충돌사고 재현시험에서 보듯이 뒷좌석 안전띠는 자신뿐만 아니라 앞좌석에 탄 가족의 안전과도 직결되므로 반드시 안전띠 착용을 생활화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