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가 남편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비율은 아직도 상대적으로 작지만, 그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출처= dreamstime.co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통계 조사에 대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아직 우리의 사회적인 태도가 직장의 발전이나 사람들이 실제로 삶을 사는 방식 보다 뒤쳐져 있음을 보여준다.

아내가 남편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비율은 아직도 상대적으로 작지만, 그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통계 조사국(Census Bureau)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아내가 돈을 더 많이 버는 경우, 남편과 아내는 모두 이것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좀처럼 남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통계 조사국은 응답자들이 조사국에서 나온 조사원들에게 자신들의 소득을 밝힌 것과, 응답자들이 다니는 회사가 국세청(Internal Revenue Service)에 제출한 세금 신고서의 내용을 비교해 봤다.

아내가 더 많이 버는 부부의 경우, 여성들은 평균 그들이 실제 버는 것보다 1.5% 포인트 낮게 얘기했고, 남성들은 실제 버는 것보다 2.9% 포인트 높게 얘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 조사국의 마르타 머레이와 미스티 헤게니스 연구원은 이 연구에서, 사람들이 남성이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숫자를 속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 사회 규범이 이들의 응답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이런 현상을 "남성은 높이고 여성은 낮추는" 전통적 사고라고 주장했다.

이런 사고는 성 역할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 관념이 실제 삶의 방식보다 얼마나 느리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오늘날 여성들이 고등 교육을 받고 직업을 갖게 될 가능성은 과거에 비해 훨씬 높다. 그러나 대부분의 결혼 생활에서, 아내는 여전히 남편보다 육아 및 집안일을 더 많이 하며, 남성들은 여전히 가족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강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돈을 더 많이 벌면, 그런 결혼은 처음부터 성사될 가능성도 낮고 나중에 이혼에 이를 가능성도 더 높다(물론 이런 현상도 변화하고 있지만).

새로운 연구나 과거의 연구에 따르면, 오늘날 여성이 남성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부부는 전체 부부의 약 4분의 1에 이르는데, 이는 1980년대의 18%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조사에서, 아직도 71%의 사람들이 훌륭한 남편이 되기 위해서는 남성이 경제적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어야한다고 응답했다. 여성도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고 말한 응답자는 3분의 1에 불과했다.

결혼 상담사들은, 여성이 남성보다 돈을 더 많이 벌 때 남성들이 불안을 느끼거나 여성이 그로 인해 남편에 대한 존경심을 잃으면, 결혼 생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한다. 경제학자들은 남성이 직장을 잃으면 그런 불안감을 느껴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한다.

미시간 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의 가족 경제학을 공부하고 주간지 업셧(Upshot)의 전속 기고가인 저스틴 울퍼즈는 "돈을 더 많이 버는 아내들에 의해 남편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 놀라운 사실도 아니지만 실제 데이터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 통계 조사에 대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아직 우리의 사회적인 태도가 직장의 발전이나 사람들이 실제로 삶을 사는 방식 보다 뒤쳐져 있음을 보여준다.     출처= www.slate.com

통계 조사국의 연구원들은 2003년부터 2013년까지의 실제 조사 응답과 세금 신고서에서, 25세에서 54세 사이의 부부 소득에 관한 자료를 비교 분석했다.

그들은 남성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여성의 23%가 실제와 다르게 신고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여성들은 남편보다 돈을 더 적게 버는 여성보다 평균 두 배 이상 많은 돈을 벌었다. 대학 학위를 갖고 있는 여성이 많았고 흑인 여성이 많았다.

나이와 지리적 요인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여성이 더 많이 버는 부부는 보수적인 남부의자유로운 도시에서 많이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설문 조사에서 사람들이 응답하는 대답이 얼마나 많은 사회적 규범의 영향을 받는지를 보여준다. 미시간 대학교의 울퍼즈는 이런 결과는 모든 사회 과학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형이상학적 질문을 제기해 준다고 말한다.

“당신이 공부하고 있는 현상이 당신이 공부하기 위해 사용하는 데이터에 영향을 미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통계 조사국은 이런 조사 결과를 보고된 다른 자료들과 비교해 소득에 대한 조사 결과의 질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시카고 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의 경제학자들은 1970년부터 2000년까지의 통계 조사 자료를 사용한 연구에서, 여성이 돈을 더 많이 버는 결혼 생활은 처음부터 형성되기가 어렵고, 이혼으로 끝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래서 남편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여성들도 과거에는, 남편보다 가사일과 육아에 더 많은 일을 해야 했고 남편에게 위협감을 주지 않기 위해 그들의 능력에 미치지 못하는 일자리를 찾았었다는 것이다.

시카고 대학교 부스 경영대학원(Booth School of Business)의 경제학자이자 이 연구의 저자인 마리안느 버트랜드는 "성 평등에 대한 전통 규범을 위반하면, 남편이 경험하는 박탈감을 상쇄하려는 보상 행위를 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적어도 여성에 관한 성 역할에 관한 태도는, 실제 사람들의 행동보다 더 뒤쳐져 있는 것 같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소득이 높은 여성이라고 해서 이혼할 가능성이 더 높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성의 역할에 대한 기대는 훨씬 변화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실업 상태이거나 불완전 고용 상태에 있는 경우, 여성은 결혼 생활을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혼을 원할 가능성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