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롤스-로이스가 항공기 엔진 속으로 직접 기어 들어가 고장을 발견하고 이를 수리할 수 있는 작은 ‘바퀴벌레’ 로봇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롤스-로이스의 기술 전문가 제임스 켈은 이 미니어처 기술이 검사 속도를 높일 뿐 아니라, 수리 작업을 위해 항공기 엔진을 떼어 낼 필요 없이 로봇을 엔진 속으로 직접 들여보내기 때문에 엔진의 유지 보수 방법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작은 벌레 로봇은 진짜 벌레처럼 엔진 속으로 슬금슬금 기어 들어가 연소실의 모든 부품에 도달해 필요한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 출처= 롤스-로이스

켈은 영국 판보로 국제 에어쇼(Farnborough International Airshow)에서 가진 설명회에서 이 로봇이 엔지니어들에게 많은 시간을 절약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상적으로 5시간이 걸릴 작업을 이 로봇들이 5분 안에 해결해 줄 것입니다.”

이 미니 벌레 로봇을 연구하기 위해 롤스-로이스 연구팀은 미국 하버드 대학교(Harvard University)와 영국 노팅엄 대학교(Nottingham University)의 로봇 전문가들과 협력했다.

하버드 연구소(Harvard Institute)에서 8년 동안 로봇 벌레 연구를 해온 세바스찬 드 리바즈 연구원은 이 로봇을 설계하면서 바퀴벌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다음에 그는 로봇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크기를 15㎜로 줄였다. 로봇이 엔진에 들어가 일을 마치면 엔진에서 나오거나 엔진이 로봇을 쫓아내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드 리바즈 연구원은 또 내시경처럼 엔진을 통과할 수 있는 유연한 ‘뱀 로봇’도 개발 중이다.

▲ 출처= 롤스-로이스

뱀 로봇은 직경 10㎜ 정도의 공간만 있어도 엔진에 진입할 수 있다. 엔진 연소실에 들어가 손상이 있는지를 검사하고 잔해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두 개의 ‘뱀’을 연소실을 통해 들여보내는데, 첫 번째 뱀이 손상된 부분을 검사하고 잔해를 제거하면, 두 번째 ‘뱀’이 덧댐 조각(Patch Repair)으로 수리를 하고 엔진이 완전히 수리될 때까지 그곳에 머문다.

벌레 로봇이 언제 상용화될지에 대한 일정은 아직 없지만, 롤스-로이스 엔지니어들은 엔진의 압축기 블레이드 파손을 수리할 수 있는 ‘원격으로 구멍을 뚫고 조립할 수 있는 로봇’(Remote Boreblending Robot)도 이미 개발 중이며, 2년 내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로봇들은 기술이 없는 사람도 엔진에 쉽게 접합시킬 수 있으며, 영국 더비(Derby)에 있는 롤스-로이스 항공기 센터의 숙련된 기술자에 의해 원격 조종된다.

센터의 기술자들은 3D 스캔을 수행해 문제를 원격으로 진단하고, 공구를 조절해 수리에 들어간다. 목적은 두 말할 것도 없이, 엔진을 분리하지 않고 비행기에 장착된 상태에서 수리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숙련된 작업자가 비행기가 있는 곳까지 가지 않아도 되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