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미군과 미국의 방산업체들의 강점으로 끊임없이 연구개발(R&D)를 한다는 점이 꼽힌다.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기존 무기도 개량해 최첨단 무기 시대에 수명을 이어가도록 한다. 예산 절감은 물론 부족한 무기의 숫자를 메울 수 있는 훌륭한 방안이다. 방산회사가 생산라인과 인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수십년 된 미제 무기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성능이 좋다. 미국의 주력전차 에이브럼스 탱크가 그렇고 알리버크급 이지스함이 그렇고 F-15 이글, F-16 파이팅팰컨,  F-18 수퍼호넷이 그렇다. 찾아보면 예는 더 있을 것이다. 새로은 기능이 추가되고 기존 성능은 더 향상된다는 점에서 이런 제안이 '스텔스기 만능주의'에 빠져든 미군 지도부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 공군도 F-15K 전투기를 생산한 제작사 미국 보잉이 미공군에 F-15X형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자세한 사양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군 지도부의 결정에 이목이 집중된다. 최첨단 F-35를 40대 도입하기로 한 데 이어 20대 추가 구매할 것으로 알려진 한국군은  2005~2012년 도입한 F-15K를 2040년까지 운용할 계획이어서 '스텔스 전투기' 시대에도 4세대 전투기는 여전히 창공을 날아다닐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다 늦게 F-15를 도입한  싱가포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이보다 더 긴 시간 운용할 게 분명하다. 미군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노후 전투기의 퇴역을 앞두고 적정 숫자 전투기 확보를 앞두고 있는 한국군의 결정도 달라질 것이다. 노후한 전투기만 보유한 북한을 상대하는 한국이 굳이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해야 하는 주장과 중국과 러시아의 스텔스기 도입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스텔스기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 다량의 미사일을 장착한 보잉 F-15 이글 2040C. 출처=보잉컴퍼니

보잉, 미사일 24발 장착 F-15X형 제안설

22일 미국의 방산매체 디펜스원에 따르면, 보잉사는 최근 미 공군에 최신 F-15 전투기를 홍보하고 있다.트럼프 행정부에 F/A-18  수퍼호넷 전투기를 사도록 설득한 것과 같은 전략을 쓰고 있다고 디펜스원은 평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잉이 제시한 F-15는 'F-15X'다. 자세한 성능과 스펙을 공개하지않고 이렇게 이름붙였다. 단지 비행제어장치, 조종석 디스플레이, 레이더가 좀 더 현대화됐다는 설명이 붙었다. 화력도 강화된다. 미공군 전투기 중 가장 많은 24발 이상의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다고 한다.

보잉 측은 대놓고 이런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판보로에어쇼 현장에서 보잉 측 관계자가  애매모호하게 장래 업그레이드나 신규회득을 공군과 논의하겠다는 수준의 발언만 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공군이 F-15를 추가 구매할지는 미지수다. 미군은 2001년 5대의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을 발준한 이후 단 한 대도 사지 않았다. 현재 미공군은 역대 최고가 전투기라는 F-35 스텔스 전투기 구입에 모든 자산을 투입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과 호주, 이스라엘, 한국과 일본은 F-35를 정해진 일정에 따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도 자체 개발한 전투기를 도입하거나 개발을 하고 있다. 거의 모든 국가들이 5세대 스텔스 전투기 도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동맹국이 애호하는 4세대 전투기 F-15

F-15는 1972년 첫 비행을 한 것을 기준으로 한다면 빛을 본 지 46살이 된 기체다. 미군이 보유한 F-15는 대부분 1980년대 도입했다. 대부분 30살이 훌쩍 넘었다. 그렇기에 고가이긴 하지만 스텔스 전투기인  F-22 랩터가 F-15를 대체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그러나 F-22 생산은 2012년 끝이 났다. 단 187대만 실전배치됐다. 당초 계획안 750여대를 턱없이 밑도PITCH는 숫자였다.

▲ 보잉 F-15 측면. 출처=보잉컴퍼니

반면 F-15는 장수를 누리는 베스트 셀러가 됐다. 미국은 물론 동맹국인 이스라엘(75대), 사우디아라비아(132대), 싱가포르(40대)와 한국(59대),일본(132대)은 자국 사정에 맞는 F-15를 도입했고 최근에는 카타르가 'F-15클럽'에 가입했다. 카타르는 지난해 36대를 주문했다. 전부 1600여대가 생산됐다.

미군은 1974년 F-15A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1989년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F-15를 도입,운용하고 있다.  219대가 도입된 스트라이크 이글은 복좌형으로 장거리 공격, 지상공격이며 나머지는 훈련기, 제공 전투기다.

이후 일본의 F-15J, 이스라엘 F-15I람, 한국 F-15K 슬램이글, 사우디아라비아 F-15SA 스트라이크 이글, 싱가포르 F-15SG 스트라이크 이글 등 다목적 전투기로 진화했다.

보잉은 현재 노후 토네이도 전투기를 보유한 독일에 F-15를 사라고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이들 F-15는 최신 기술을 적용받았고 레이더와 조종석 개량도 이뤄졌다.

보잉은 2009년 스트리아 이글의 개량형으로 스텔스 성능을 추가한 4.5세대 전투기 F-15SE   '사일런트 이글'을 한국군에 제안했다. 적의 탐지를 회피할 수 있는 특수 코팅을 하고 경사진 꼬리날개를 갖춘 기체였다. 각종 폭탄과 미사일을 외부에 장착할 수 있고 내부 무장창에 장착할 경우 암람 4발 혹은 소구경폭탄(SDB) 8발을 수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잉은 소개했다.

보잉은 또 2015년에는 제공기인 F-15C에 미사일 최대 16발을 장착할 수 있는 '어드밴스트 이글' 혹은 '이글 2040C'를 제안했지만 불발됐다. 통상  F-15가 동체 밑에 암람 4발을 장착하지만 '이글 2040C'는 4발 장착대(쿼드팩)를 날개 양측에 각 한개씩 설치했다. 이렇게만 해도 이글이 탑재하는 암람 중거리 미사일이 최대 16발로 늘어난다.

또 최첨단 AESA레이더와 연료를 더 많이 싣기 위한 컨포멀 탱크, F-22와 연결하기 위한 탤론 통신시스스템도 설치된다고 보잉은 설명했다. 당시 보잉은 업그레이드형은 F-35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도 F-35와 맞먹는 스텔스, 센서, 전자전 능력에 근접한다고 선전했지만 미공군의 외면을 받았다.

4세대 전투기 F-15의 성능

'4세대' 전투기로 평가받는 F-15는 여전히 쓸만한 전투기다. 아니 현존 최강의 전투기다. 실제 전투에서 검증된 전투기다.
▲ 이륙하는 보잉 F-15 스트라이크 이글. 출처=보잉컴퍼니
 
보잉홈페이지에 따르면, F-15의 최고 속도는 마하 2.5(시속 3017km) 이상이다. 추력 5만8000파운드의 강력한 엔진 덕분이다. 최고 상승한도는 21.3km다. 컨포멀탱크와 외부연료 탱크 3개를 달 경우 최장 항속 거리는 5700km에 이른다.  전투반경은 약 1270kmek.
 
연료와 무기를 가득 채운 최대 이륙 중량은 무려 36.7t이다. 이중 무기 탑재량은 13.4t이나 된다. 이런 막강한 성능 덕분일까? F-15는 공중전에서 100번 이상 이겼다.
이 때문에 기체가 크다. 길이 19.45m, 날개 너비 13.05m, 높이 5.65m다.
 
 F-15의 장점은 무장이다. 제공용 F-15는 당초 AIM-9 사이드와인더 미사일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4발, AIM-7 스패로 미사일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4발 등 8발을 장착했다. 스트라이크이글은 사이더와인더 AIM-9X 4발, 중거리 미사일 AIM-120 암람 4발 등 8발을 장착하거나 암람 8발을 장착한다. 공대지 임무에 나설 때는 매버릭 미사일 4발(하푼미사일 4발)과 사이드와인더 4발 등 다수의 정밀 유도폭탄을 탑재한다. 자유낙하 폭탄은 최대 26발 실을 수 있다.
 
랩터는 사이드와인더 4발, 암람 6발을,  F-35는 암람 4발을 탑재할 뿐이다.  랩터와  F-35도 날개에 미사일과 연료탱크를 달수 있지만 이럴 경우 스텔스성은 포기해야 한다.
 
대당 8900만달러에 이르는 고가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에 열을 올리는 미공군 수뇌부가 그들의 눈에 3110만달러(스트라이크이글)로 값이 싸지만 '한물간' F-15를 도입할 것인가? 북한군을 상대해야 하는 한국 공군  수뇌부가  F-15 를 외면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