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편에 이어 오늘은 한남고가가 위치한 한남동(漢南洞)에 대해 도시풍수적으로 이야기하겠다.

한남동이라는 이름은 한강의 ‘한’ 자와 남산의 ‘남’ 자를 따서 지어진 것이다.

산과 강이 함께 있는 지역적 특성이 이름에 나타난다. 필자가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강은 산의 기운을 끊어내어 새로운 기운을 시작하게 만든다.

그런 면에서 한남동은 강북의 끝이요 곧 강남이 시작됨을 알리는 지역이기도 하다. 한강을 따라 인접한 지역은 많지만 남산을 바로 맞대고 한강을 바라보는 곳은 한남동이 거의 유일하다. 금호동도 엄밀히 말하면 그렇게 볼 수 있지만 한남과도 비교해 보면 남산의 기운을 받는 영향이 미미하다.

한남동 동쪽으로는 성동구 옥수동에 접하고 있고 서쪽으로는 이태원·보광동 그리고 남쪽은 한강으로 접하고 있다. 한남동과 인근에는 유독 대사관이 많으며 외국인도 많이 거주한다.

과거엔 남산 외국인 아파트도 있었으나 1994년에 철거되었다.

도로는 도시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주거지와 근무지로의 이동의 기능도 있고 물류로서 경제를 활성화하는 역할도 하며, 원거리로 이동하는 데 중요한 기본 시설 중 하나다. 풍수적으론 이 상징을 바람이라 하기도 하고 물이라 하기도 한다. 풍수라는 글자가 바람과 물이라는 한자에서 나온 것을 보면 참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도시풍수에서 도로란 매우 중요하다. 지역의 번성이 물길이라면 도로가 그 기능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와 같은 길은 사람이 살기 어렵다. 마치 강 바로 앞에 사람이 살기 힘든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적당한 도로에 접해 있다면 그곳은 번성한다. 그런 면에서 한남동의 도로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먼저 한남동의 도로는 1호 터널을 기준으로 경사진 도로를 타고 내려오며 좌측으로는 장충동·옥수동에서 오는 차량들 우측으로는 이태원에서 오는 차량들이 만난다. 필연적으로 길이 넓어야 하는데 현재 길이 제법 넓게 닦여 있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의 통행시간에는 차량의 정체현상이 심하다. 그리고 순천향병원 방향으로부터 오는 차량과도 만나고 한남동 몽골대사관이 있는 유엔빌리지 방향에서 내려오는 차량들도 있다. 이 모든 도로차량들이 모두 마주하는 곳이 한남오거리이며 한남고가도로가 그 위에서 차량을 분산시키며 최대한 차량들을 소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참으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고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도시풍수적으로 이 고가가 없다면 이 땅은 더욱 윤택해질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유는 산으로 내려오는 곳에서 평지를 만나고 앞에 강이 흐른다면 필시 이곳은 명당이어서, 사람들이 많이 몰려드는 금싸라기의 가치를 지닌 하나의 상권단지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서울시에서 추진한 한남고가 철거 계획은 보류 상태다. 이유는 앞서 언급한 통행량에 의한 체증의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만일 이에 대한 대비 없이 철거를 강행한다면 차량의 체증현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할 수 있다. 이것은 현재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지도에 큰 영향을 미쳐 난처한 상황을 겪게 될 수도 있다. 명당의 자리는 함부로 손을 대면 안 된다.

그러나 1편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고가도로는 1976년 8월부터 그해 12월까지 5개월이라는 기간으로 완성된 고가이며 현재 40년이 넘는 시간을 버텨왔다. 이 고가의 수명이 정확히 언제라 단언할 수는 없으나 유지보수나 철거를 심각히 고민할 시기는 임박했다. 서울시의 결정은 분명 필요한 결정이라 생각하고 있다.

단 하나의 문제는 출퇴근 시 늘어나는 차량의 통행량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다. 그 답을 찾는다면 분명 서울시는 바로 철거를 강행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한남고가가 철거된다면 이곳은 이미 명당이었지만 지금의 도시풍수적으로도 다시금 더욱 좋은 명당이 될 것이라 보고 있고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 예측한다.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좋은 곳에서 살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이런 곳은 크게 번성한다.

한남동은 이러한 조건이 잘 충족된 명당이며 필자는 언제가 한남동의 시대가 올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