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 모니시 파브라이 지음, 김인정 옮김, 이레미디어 펴냄.

저자는 ‘단도투자’라는 독특한 돈 버는 방법을 제시한다. 단도(Dhandho)는 인도 서부 구자라트 지방의 말이다. 직역하면 ‘부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이고, 일반적으로는 ‘사업’으로 번역된다. 저자는 인도 구자라트 출신 소수민족 ‘파텔(Patel)’들의 독특한 비즈니스 방식, 즉 ‘단도투자’를 하면 위험은 최소화되고 이익은 최대화된다고 주장한다.

단도투자의 롤모델 ‘파텔’들은 이란의 파르시 교도들로서 12세기 이란 내 종교적 박해를 피해 인도 구자라트로 이주했다. 지역 통치자들은 사업능력이 있는 파르시 교도들을 지주(구자라트 말로 ‘파텔’)로 임명해 토지세를 걷고 농사를 이끌도록 했다. 하지만 농사로 수익 내기가 힘들어지자 19세기 후반 파텔들은 우간다로 옮겼다.

1972년 우간다의 이디 아민 장군은 군사독재정권을 수립하자마자 자본가로 성장한 파텔들의 재산을 몰수하고 추방했다. 빈털터리가 된 파텔들은 미국으로 이민길을 떠나 하층민으로 재기를 꿈꿨고, 수십년 만에 미국 내 모텔의 절반을 소유할 정도로 컸다.

저자는 악조건 속에서도 소자본을 눈덩이처럼 굴려 큰 부를 일궈내는 파텔들의 사업방식을 연구해 ‘단도투자’라고 작명했다. 책에는 파텔들이 구사한 ‘단도투자’ 9가지 원칙이 나온다.

①새로운 사업보다 기존 사업에 투자하라=새로운 사업은 리스크가 크다. 반면 오랜 기간 운영되어 과거 실적을 분석할 수 있는 기존 사업은 비교적 안전하다.

②단순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사업에 투자하라=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우리는 ‘변화’를 투자의 敵(적)으로 보고, 변치 않는 것은 찾는다. 우리가 찾는 것은 누구나 필요로 하는 평범한 제품이다”라고 말한다. 파텔들은 본능적으로 이 점에 주목하여 영세한 모텔사업에 뛰어들었다.

③침체된 업종의 침체된 사업에 투자하라=파텔들은 미국 이주 당시 불황으로 모텔들이 헐값에 매물로 나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즉시 모텔을 담보로 대출받아 모텔을 사들였다. 워런 버핏의 명언처럼 모두가 두려워할 때 탐욕을 부렸다.

④견고한 경쟁우위, 해자를 갖춘 사업에 투자하라=垓子(해자)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城(성) 둘레에 조성한 물길 또는 못이다. 파텔의 모텔들은 경쟁업소들에 비해 숙박비가 저렴했다. 모텔 운영에 온 가족이 달라붙고, 모텔 한구석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등 저비용 체제를 만들었기에 가능했다. 이는 확고한 경쟁우위를 만들었다.

⑤확률이 높을 땐 가끔씩, 큰 규모로, 집중 투자하라= 경마에서 이길 확률이 50%라면 1대 1 배당을 한다. 베팅한 금액만큼만 준다. 하지만 이길 확률은 50%인데 배당률이 3대 1이나 되는 저평가된 경주마가 나타난다면 크게 베팅해야 한다. 버크셔 헤서웨이 부회장 찰리 멍거는 이러한 베팅방식을 ‘가치투자’라고 부르며 “사고파는 행위가 아니라 기다림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고 조언한다.

⑥차익거래 기회에 집중하라=파텔들은 다른 모텔을 인수하는 순간 ‘차익거래’를 만들어 냈다. 이들의 모텔 운영비는 남들에 비해 크게 낮았기 때문이다. 저비용 덕분에 숙박료를 낮출 수 있었고, 입실률은 절로 높아졌다. 인도의 철강재벌 락슈미 미탈은 비용절감이 곧바로 경쟁우위로 작용하는 사업들을 골라 인수했다. 버핏도 “차별적 우위를 파악하고 그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이 투자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⑦항상 안전마진을 추구하라=내재된 가치보다 싸게 자산을 매수한다면 설령 사업이 잘 안 되더라도 자본에 영구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저가인수는 안전마진(Margin of Safety)의 확보로 이어진다. 증권분석의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필요가 없도록 하는 것이 안전마진의 본질적 기능이다”라고 말했다.

⑧위험은 적고 불확실성은 큰 사업에 투자하라=시장은 위험과 불확실성을 혼동한다. 위험은 적고 불확실성은 높은 투자대상을 찾아내면 돈을 벌 수 있다. 低(저)위험과 高(고)불확실성은 훌륭한 조합이다.

⑨혁신 사업이 아닌 모방 사업에 투자하라=혁신은 불확실한 도박이다. 그러나 차용과 확장은 훨씬 적은 위험을 수반하면서 상당한 보상을 가능하게 한다. 맥도날드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차용과 확장을 거듭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