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The Japan Time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21일 (현지시간) 금리 인상에 대해 각각 다른 전망을 보였다. 이들 대형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대해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다른 나라의 작은 중앙은행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영국은행은 기준 금리를 0.5%로 고정했지만, 당국은 전반기 부진을 딛고 향후 몇 달 내에 영국 경제가 성장하면 올 여름에 차입 비용이 상승(금리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르웨이의 중앙은행도 금리를 유지했지만 9월에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 국립은행은, 유럽 중앙은행의 조치로 은행들이 여전히 제약을 받음에 따라, 건강한 경제 활동 및 점증하는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책 금리를 마이너스로 유지하며 향후 변화를 시사하지 않았다.

주요 중앙은행들 간의 이런 입장 차이가 주식, 채권 및 통화 시장에 잠재적 영향을 미치는 주요 주제로 부상했다.

무역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글로벌 경제의 동반 성장이 끝나간다는 우려와 함께, 글로벌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세계 중앙은행들의 정책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주 연준은 단기 금리를 인상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채권 매입 프로그램은 종료하지만 적어도 2019년 9월까지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중앙은행도 마이너스 0.1% 예금 금리와 국채 매입을 포함한 초완화 정책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영국은행은 영국의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향후 3년에 걸쳐 기준 금리를 세 차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영국은행의 9명의 위원 중 수석 경제학자 앤드류 홀데인을 포함한 다른 두 명의 위원이 인플레이션 압박을 이유로 즉각적인 금리 인상을 주장했지만, 아직 기다리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영국은행도 이르면 8월에 미 연준을 따라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르웨이의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5%로 유지했지만, 9월에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경제 전망으로 볼 때, 조만간 정책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은행은 지난 6월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2021년 말이나 돼야 정책 금리가 ‘2%를 약간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스웨덴 한델스방켄(Handelsbanken)의 카리 듀-안드레센 이코노미스트는 그것도 너무 야심적이라며, "노르웨이 은행이 2021년 연말까지 7차례 금리 인상을 기대하고 있지만, 3차례 정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위스 국립은행은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2015년 1월부터 유지해 온 마이너스 0.75%의 금리를 그대로 동결했다. 스위스 은행은 스위스 프랑은 아직 ‘높게 평가’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에만 통화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이 스위스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스위스 프랑의 지나친 강세를 우려하는 스위스 은행이 유럽 은행보다 긴축을 먼저 시작하지는 못할 것이다.

토마스 조던 스위스 은행 총재는 "우리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현재로서는 우리의 통화 확장 정책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스위스 은행의 이런 결정이 나오면서 유로화는 전 날에 비해 0.4% 하락한 1.1487 스위스 프랑에 거래됐다.

스위스 은행의 초완화 통화 정책은 견실한 성장을 보여주는 경제 수치에 비추어 볼 때 상충하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몇 분기 동안 스위스 경제는 2% 대로 성장해 왔으며, 정부 전문가 그룹은 올해 국내 총생산(GDP)이 2.4%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스위스 은행은, 곳곳에서 출몰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바람이 무역에 의존하는 스위스 경제를 위협하면서 성장률이 하락할 위험이 더 커졌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