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과 성장을 연결하는 것, 그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도 성장도 아니다. ‘연결’이다. 연결을 통해 성장할 수 있으며 그 결과로 결국 생존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의 편차가 커지고 있다. 그들의 연결지능이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는 비결이 되는 세상이다. 이들은 각자 특별한 개성이 있지만 그럼에도 결코 ‘독자 생존’을 추구하지 않는다. 함께 살려고 하고 함께 살기 위해 끊임없이 연결하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작금의 21세기에서는 경쟁에서 승리하는 생존이 아니라 누군가와의 연결을 통한 성장으로 나타난 생존을 추구해야 한다. 과거에는 분명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 승리를 넘어 밟아 없애는 것이 진짜 승리라고 봤다. 승리 이후에 각종 영광을 독식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다. 적절한 경쟁 상대가 있어야 하고 그 경쟁 구도가 가져다주는 시너지와 영향력을 통해 계속 성장해야 하는 동기를 불러오기도 한다. 이른바 경쟁 상대와의 경쟁도 경쟁이지만 상생을 위한 경쟁이어야 한다. 굳이 비유하자면 선조들의 가장 자비로운 행위 ‘까치밥’ 같은 것을 말한다. 궁극적인 승리에 취해 자만하지 않고, 꾸준하게 자신만의 길을 가기 위한 여러 활동이 지속성과 당위성을 갖는 것을 말이다.

일을 잘하는 것, 그것이 곧 내 고유의 직장생명력을 연장하는 비법이 된다. 하지만 그 일을 잘하는 것이 점차 연차가 올라가고 전에 없던 직책이 생기면서 내 일뿐 아니라 조직의 일 속 책임을 나눠서 안게 되고, 점차 일의 무게감은 더해져 간다. 당연히 나뿐 아니라 주변의 동료도 책임져야 하는 시점이 되면서부터 주변의 기대는 사뭇 달라진다.

정식으로 직책을 맡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O장’이라는 타이틀이 달리는 순간 정확한 개념도 잘 모르는 ‘중간 관리자’라는 타이틀로 조직에서는 현재의 역할로부터 예비 리더라는 수식어를 붙이면서 이전과는 다른 방향의 활동을 기대한다.

당연히 일의 숙련도에 따른 완성도도 최고조에 이르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적절한 연결성을 극대화하는 시너지 활동도 함께 요구한다. 여기서부터 직장에 남아 있을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이 갈린다. 남아 있을 이들은 ‘연결성’을 극대화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동료 및 선후배를 규합해 그들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동기를 만드는 데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정치적인 부분뿐 아니라 혼자 하던 일을 함께 하던 일로 확장해 일의 효율성보다는 효과성 측면에서 기대 수준이 달라지는 것으로부터 오는 변화다. 이때부터는 조직 안팎의 가용한 모든 것을 연결하고, 이에 대한 목적은 오로지 상생에 초점을 둔다. 나와 함께 일하는 동료와의 상생, 나와 조직과의 상생 둘 다를 말이다.

당연히 적절한 수단과 방법 속에서 효과적으로 현재 유지와 미래를 바꾸려는 두 가지 움직임이 늘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당연히 개인적 성장은 동료들 및 조직과 상생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난다고 봐야 한다. 이미 한 배를 탔고 조직과 개인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주변 동료 및 조직에 허용된 자원의 연결을 통해 이를 증명하는 것이다.

현재의 유지는 조직으로부터 할당받은 최소한의 기대 수준을 채우는 것이다. Routine한 일을 실수 없이 해냄으로써 조직의 현재가 크게 달라지지 않도록 해내는 것이다. 또한 미래의 교체는 당연히 ‘성과지향적’ 활동을 말한다. 전에 없던 무언가를 만드는 것, 또는 이전과는 다른 류의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 두 가지다.

그 과정 속에서 실패와 실수는 당연하다. 하지만 이를 실패로 보지 않고 제대로 된 연결 과정 속에서 나타난 오류로 보고 이를 수정하려는 추가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 일이 마디마디로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것도 이러한 부분 때문이다. 따라서 연결 이후에 얼마나 유려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연결만큼이나 중요하다.

이를 <연결지능>이라는 책에서는 ‘다양한 지식과 경험, 의욕, 인적자원 등을 결합해 연결성을 구축해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창출하는 재능’이라고 정의했다. 지금의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또 하나의 역량으로서 편집(Curate)도, 정의(Definition)도, 창의(Creative)도 연결(Connect)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함인 것이다.

필자는 연결 지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을 제안해본다.

첫째, 무언가 정해진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훈련을 해보는 것이다. 정답이란 과거의 개념일 뿐이다. 과거의 답이 현재도 미래도 답이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생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명제에 대한 결과만을 믿기보다는 과정 모두를 함께 밟아가 보는 것이다. 무작정 거부하기보다는 최대한 설명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이해하고 이를 표현함으로써 정답보다는 해답을 찾기 위한 훈련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둘째, 위의 사고를 훈련하는 과정 속에서 결과보다는 ‘과정 또는 단계’에 집중해보는 것이다. 당연히 과정 속 다양한 요소의 재배합 및 배열을 통해 새로운 가치가 나타날 수 있다. 이를 가정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활동을 스스로 또는 타인들에게 제안해보는 것이다. 다른 결과를 기대하고 그 결과를 뽑기 위한 새로운 과정을 시도해봄으로써 과정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방향을 갖춘 성장 모델을 가질 수도 있고, 이를 통해 조직에 Project 업무를 Routine 업무로 전환하는 성과를 만들 수도 있다.

셋째, 정해진 결과를 얻기 위한 새로운 과정을 찾아보는 것이다. 직장 속의 업무는 정해진 Manual이라는 것이 없다. 어느 정도 활용해야 할 Resource만 정해져 있지 그 외의 것은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각자의 방법론만이 있는 것이다. 같은 결과에서 다른 과정을 발견하는 훈련을 통해 시도의 참뜻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한 배를 타고 있는 팀원에게 시도의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적절하게 잘 녹아 있는 일상 속 가장 훌륭한 훈련은 ‘요리’다. 아무리 쉬운 음식이라고 해도 그날의 컨디션, 사용하게 될 도구와 재료 등에 따라서 미묘하지만 각각 다른 맛과 멋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하는 훈련이기도 하다. 비록 요리가 주업은 아니지만 취미로서 다양한 변수를 통제 또는 관리하는 법을 익히면서, 실제 일을 하면서도 원하는 결과에 따른 과정을 직접 설계하고 그 과정 속에서 필요한 리소스를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굳이 연결할 필요는 없다. 다만 연결해야만 고립되지 않을 수 있다.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는 IoT 시대에 만약 이러한 연결을 온 몸으로 거부하면서 기존의 것을 고수한다면 외면당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연결 지능은 나와 동료를 연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외 조직 안팎의 다양한 리소스와의 연결을 통해 적절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직장생명 연장을 위한 또 하나의 움직임이 될 수 있다. 이는 주어진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야 할 최소한의 노력이자 가장 성과지향적인 행위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연결할 수 있고 사람과 사람 또는 사물과 사물을 연결해 각자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 ‘제 구실’이 늘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물리적 연결 이외에 심리적 연결과 목적 및 목표를 통한 연결 등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연결지능은 그래서 개발하기 나름이다. 지금부터라도 나와 연결된 것, 앞으로 연결이 필요한 것을 한번 생각해보자. 생각 외로 우리는 많은 것들과 연결되어 있고, 생각보다 진짜 필요한 것들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