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쉐보레 중형 스포츠형다목적차량(SUV) 이쿼녹스는 이래저래 주목받는 차다. 국내 중형 SUV 시장이 현대차의 ‘싼타페’, 기아차의 ‘쏘렌토’ 양강구도를 나타내는 가운데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차다. 쉐보레의 모회사인 한국GM의 재기라는 막중한 임무도 함께 갖고 있다.

이쿼녹스는 경량화를 통해 작은 엔진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드라이빙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미국 본토에서 증명해냈다. 이러한 강점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에서 승부수를 보겠다는 농산이다. 국내에서는 소비자의 시선이 엇갈린다. 동급 대비 작은 체격과 경쟁 모델 대비 급이 낮은 엔진은 여러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

자동차 업계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이쿼녹스를 직접 시승했다. 시승 모델은 최상위 트림인 ‘이쿼녹스 프리미어’다. 이쿼녹스는 달리는 즐거움보다 안전·편의·실용에 공들인 모습이 역력했다. 체구에 비해 넓은 실내공간과 적재능력,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성은 패밀리 SUV로서 충분해 보였다.

외관은 익숙한 쉐보레의 모습이다. 전면과 후면부 디자인은 브랜드의 지속성과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측면은 전세대 이쿼녹스를 빼닮았다. 이쿼녹스의 체격은 아쉽다. 싼타페나 쏘렌토보다는 작고 캡티바나 윈스톰과 비슷한 모습이다. 외형에 중점을 두고 차를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중형 SUV 체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겐 또 다른 선택지라고 할 수 있다.

▲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

미국 특유의 색깔이 묻어나는 실내는 단순하게 구성됐다. 말리부와 비슷한 인상을 지녔다. 매력적인 투톤의 대시보드와 각종 버튼, 디스플레이 패널 등은 적절한 위치에 배치돼 있다. 시트 포지션이 높지 않은 편이라 운전의 재미도 있다. 이쿼녹스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을 비롯해 4개의 스마트폰 충전 USB 포트, 220V 인버터를 장착했다. 다양한 전자기기 사용과 충전이 손쉽다. 다만 곳곳에 마감이 부실하다. 센터페시아 하단에 위치한 휴대폰 충전기의 커버는 손으로 긁으면 쉽게 벗겨진다. 앞 유리 위쪽 소재 마감은 살짝 당기면 뜯어질 정도로 디테일이 아쉽다.

‘핸즈프리 파워 테일게이트’ 기능은 인상적이다. 리어 범퍼 하단에 부착된 센서에 발이 인식되면 트렁크 도어가 자동으로 열리는 기능이다. 운전자가 양손에 짐을 들고 있을 때 이 기능을 사용하면 짐을 내려놓지 않아도 트렁크를 열 수 있다.

이외에 시티 브레이킹 시스템,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전방 거리 감지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등 GM의 특허 기술들로 속을 채웠다. 적재공간은 넉넉하다. 1800ℓ에 육박하는 공간과 하단에 또 다른 수납공간, 널찍한 트렁크게이트는 매력적인 구매요소다.

▲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

가장 우려했던 파워트레인은 ‘이 정도면 쓸 만하다’라는 평이 알맞다. 출력에 대한 갈증 없이 강한 힘을 낸다. 출발 초반에는 속도가 더디지만, 탄력을 받으면 무리 없이 전진해 나간다. 이쿼녹스는 1.6ℓ CDTi 디젤 엔진을 장착했다. 경쟁모델들은 대부분 2.0ℓ 디젤 엔진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이쿼녹스 최고출력은 136마력 최대토크는 32.7㎏·m다.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3.3㎞다. 시승에서는 리터당 13.1㎞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단점이 있다면 고속 주행 시 풍절음과 노면 소음이 커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기 어렵다.

싼타페나 쏘렌토와 달리 폭스바겐 티구안이나 푸조 3008과 같이 주행에 초점을 맞춘 라와 비교하면 이쿼녹스가 뒤처지는 성능을 지닌 것은 아니다. 차를 운전해보면 해보면 차량 셋업과 주행을 위해 맞춰진 엔진은 적절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동변속 토글 장착 버튼을 디젤 SUV에 장착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

특히 쉐보레만의 가벼우면서도 코너를 파고드는 주행 능력은 이쿼녹스에서도 묻어난다. 코너를 돌면 쉐보레의 기술력을 가늠할 만큼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변속도 군더더기가 없다. 이미 많은 차를 통해 검증된 젠3 6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러운 토크 컨버터 변속기로 변속 충격이 적은 특징이 있다.

쉐보레 특유의 견고한 차체는 고유의 주행 성향을 뽐내면서도 운전자의 안전을 받쳐준다. 이쿼녹스는 지난해 까다롭기로 이름난 미국 신차평가시스템(NCAP) 프로그램의 안정성 종합평가에서 최고 평가를 받았으며, 이전 모델보다 180㎏ 가벼우면서도 차체 강성은 22% 높아졌다.

이쿼녹스의 가격은 LS 2987만원, LT 3451만원, 프리미어 3892만원이며, 전자식 AWD 시스템을 옵션으로 선택하면 200만원이 추가된다. 경쟁차종인 싼타페 2.0은 2895만~3945만원, 쏘렌토 2.0은 2815만~3790만원으로 이쿼녹스가 조금 비싸다.

▲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
▲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
▲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
▲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
▲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
▲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
▲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
▲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
▲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
▲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
▲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
▲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
▲ 쉐보레 중형 SUV '이쿼녹스 프리미어.' 사진=한국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