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피탈사 등급별 민평금리 추이. 자료=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캐피탈채 시장의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금융계 캐피탈사와 기업계 캐피탈사의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 자금조달 능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금융계 캐피탈사는 대부분 AA급에 포진된 반면, 기업계 캐피탈사는 A급에 속해 있다.

기업계 캐피탈사들은 금리상승과 자동차금융 경쟁 심화 등으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차입만기도 단기화되고 있어 자금압박도 가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운용 마진 회복을 위한 노력이 소비자 금리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규모가 크고 대주주지원 여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AA급 캐피탈사와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에 취약한 A급 캐피탈사간 조달금리 격차는 2016년 초반 10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에서 올해 6월 120bp 수준으로 약 0.2%포인트 확대됐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캐피탈사의 영업환경에서 자금조달 경쟁력은 중요한 요소”라면서 “국내 영업에서 주된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금융이 조달금리 우위에 있는 AA급 캐피탈채로 쏠리면서 A급 캐피탈채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AA급에 속한 캐피탈사들은 대부분 금융계인 반면, A급에 속한 캐피탈사들은 기업계다. 자동차 금융 시장에 은행 등이 합류하면서 시장이 치열해졌다. 경쟁심화와 함께 시장 금리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가 캐피탈 업체 간 조달금리 양극화를 불러온 셈이다. 

▲ 캐피탈사 등급별 총자산 현황(가로:총자산, 세로:자기자본. 단위:억원) [자료=나이스신용정보]

최근 5년간 캐피탈사 성장 추이는 AA급 캐피탈사가 A급 회사를 압도했다. 신용등급 AA급 캐피탈 업체들은 연평균 15%씩 성장했다. 업체당 평균 자산규모가 2013년 3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6조3000억원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

반면 A급은 연평균 10%씩 성장했다. 업체당 평균 자산규모는 2013년 2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1000억원 오르는 등 AA급 업체와 비교해 더딘 성장세를 보였다.

이익창출 면에도 차이가 드러난다. AA급 캐피탈사의 업체당 평균 당기순이익은 2013년 486억원에서 지난해 92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와 달리 A급 캐피탈사의 업체당 평균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246억원에서 403억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ROA 기준 등급 간 격차도 2013년 0.1%에서 지난해 0.3%로 벌어졌다.

자산규모와 조달비용의 경쟁력 차이는 자산건전성과 유동성 비율에서도 나타난다. AA급 캐피탈사의 업체당 평균 연체율은 2013년 2.3%에서 지난해 1.3%로 하락했다. 반면 이 기간 동안 A급의 업체당 평균 연체율은 2.6%에서 2.3%로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 연구원은 “원화유동성 비율은 AA급의 업체당 평균은 유지되고 있지만 A급 회사는 크게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투자수요 층이 비교적 탄탄한 AA급은 회사채 조달이 쉬웠던 반면 A급은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하면서 차입조달 만기가 단기화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금리상승기 전환 추세는 A등급 캐피탈사에 조달과 운용, 나아가 대손부담의 전반적인 방향성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결국 운용손익률 마진을 회복하기 위해 소비자 금리 상승도 반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