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야생 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 질환이 유행하고 있어 야외활동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야생 진드기가 옮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SFTS) 바이러스는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질환이다. 영‧유아와 노인은 이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SFTS는 치료제와 백신이 없어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

진드기가 옮기는 SFTS 바이러스, 치사율 높아

전국에 서식하는 작은소피참진드기는 날이 따뜻한 5월부터 겨울이 시작되는 11월까지 활동량이 많다. 이는 대개 산과 들 등 야외에서 발견된다. 아파트 단지나 공원의 잔디밭 등에도 서식하기 때문에 무심코 잔디밭에 누웠다가 진드기에 물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SFTS를 옮기는 진드기는 이외에도 개피참진드기, 뭉뚝참참드기, 일본참진드기 등이 있다. 진드기는 몸 크기가 0.1mm로 작은 것부터 1cm가 넘는 것까지 크기가 다양하다. 숙주에 달라붙으면 피부에 몸 일부를 박고 피를 빤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질환을 숙주에게 옮긴다.

SFTS는 해당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가 사람을 물면 감염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SFTS의 치사율은 10~30% 정도다. SFTS는 2014년 55건, 2015년 79건 발생했다가 2016년 165건으로 급증한 뒤 지난해 272건으로 2배 가까이 폭증했다. 올해에도 벌써 42건이나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SFTS의 잠복기는 0~16일이며 이후 환자의 93.3%에서 발열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환자는 또 근육통(62.5%), 설사(55.6%), 식욕부진(52.8%), 두통(32.6%) 등의 반응을 보인다. 몸살감기나 식중독 등과 증상이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어 야외활동 후 열이나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보이면 꼭 가까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SFTS 치료제, 백신이 없어 예방이 가장 중요

질병관리본부는 “SFTS는 신종 감염병으로 의학 근거자료가 부족하고 임상경험이 많지 않아 원활한 대처가 어렵다”면서 “진드기 매개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진드기매개 질환 예방 수칙에서 가장 중요한 규칙은 진드기가 서식할 수 있는 산과 들 등 풀밭이 있는 곳에서 긴 바지와 발을 완전히 덮는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다. 긴 소매인 웃옷을 입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피부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날이 더워 긴 소매, 긴 바지, 발을 모두 가리는 신발을 착용하기 힘들다면, 모기 기피제 등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풀밭에 직접 드러눕거나 긴 시간 앉아 야외활동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진드기가 살 가능성이 있는 풀에 가까이 있을수록 진드기에 물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다만 돗자리 등을 사용하면 조금이나마 이를 예방할 수 있다.

야외활동 후에는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을 하고, 즉시 샤워용 수건을 이용해서 샤워나 목욕을 반드시 해야 한다. 진드기가 옷에 붙어 있다가 사람을 물 수 있어 야외활동을 할 때 입었던 옷, 양말 등을 세탁하는 것도 중요하다. 풀밭에서 사용한 돗자리도 세탁해야 한다.

일부 진드기는 피부를 파고들어 단단히 고정돼 긴 시간 흡혈하는 경우가 있다. 진드기가 사람이나 동물을 물어 피를 빨고 있는 상태를 확인했다면, 무리하게 잡아당기거나 털어내지 말고 핀셋 등으로 제거하거나 병원에 가야 한다. 진드기의 일부가 피부에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진드기가 묻어 있을 수 있는 야생동물과 접촉을 자제하고, 반려동물이 진드기에 물릴 수도 있기 때문에 꼼꼼히 확인하고, 목욕을 시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산악‧구릉지역에서 활동할 때에 진드기매개 질환 예방 수칙을 준수할 것”을 제안하면서 “진드기가 서식할 수 있는 풀밭이 있는 숲이나 잡목 지역을 되도록 피하여 진드기에 물리는 것을 예방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