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비탈 인사이트는 AI를 사용해 위성 이미지를 분석하고 옥상 기름 탱크에 기름이 얼마나 있는지 계산한다.    출처= Orbital Insigh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혁신, 대규모 투자, 비용 절감으로 상업적 차원의 우주 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새롭게 뜨고 있는 ‘지리공간 분석’이라는 산업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위성을 사용해 소매점의 고객 수 파악에서부터 식품 생산까지 모든 것을 추적하는 산업이다. 이 기술을 연구하는 회사들이 큰 돈을 끌어 들이고 있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오비탈 인사이트(Orbital Insight)는 지난해 5000만달러(536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데카르트 랩(Descartes Labs)과 스페이스노우(SpaceKnow)도 각각 3000만달러(320억원), 400만달러(43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이 산업의 개척자 중 한 명인 제임스 크로포드는 2013년 오비탈 인사이트를 설립하기 전에는 美항공우주국(NASA)과 구글에서 근무했다.

“상업용 위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었죠.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그 데이터가 모두 지구로 돌아오면 우리는 그걸로 뭔가 해야만 해’라고 말이지요.”

크로포드는 오비탈 인사이트(Orbital Insight)가 이 지구라는 땅 덩어리에 얼마나 많은 석유가 저장되어 있는지, 또는 월마트 주차장에 얼마나 많은 자동차가 있는지에 관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고 크로포드는 설명한다.

이 데이터는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가 있다.

“예를 들어 슈퍼마켓 주차장에 주차된 자동차의 수는 판매량의 예측 변수입니다. 우리가 매일 전 세계의 곳곳의 이미지를 샅샅이 살피면 인공지능이 그 데이터를 처리하지요. 그러니까 우리는 인공지능과 상업용 우주라는 두 가지 중요한 혁명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입니다.”

▲ 오비탈 인사이트는 2016년 슈퍼볼 경기장 주변의 자동차 주차를 측정했다.   출처= Orbital Insight

글로벌 데이터 세트

데카르트 랩은 인공지능을 사용해 방대한 양의 위성 데이터를 처리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2014년에 출범했다. 이 기술을 처음 적용한 곳은 미국 옥수수 생산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데카르트 랩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존슨은 “옥수수 밭은 규모가 매우 클 뿐 아니라 계속 자라고 있고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이미지 해상도 측면에서 인공위성에게는 아주 좋은 대상”이라고 말한다.

인공위성 이미지를 사용해 작물이 자라는 밭을 찾고, 거기에서 어떤 작물이 자라고 있는지 파악하고 작물의 건강 상태를 평가한 다음, 가능한 생산 수준을 계산한다.

“위성으로 전 세계 곳곳의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글로벌 데이터 세트라고 할 수 있지요. 우리는 첨단 머신러닝 기술을 그 데이터에 적용하고, 그것을 사용해 우리가 사는 지구를 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

스페이스노우는 지구 관측 영상을 다른 데이터와 결합해 경제 지표를 구축한다. 예를 들어 중국 전역의 6000개 산업 시설을 추적해 제조 활동 지수를 산출한다. 스페리스노우의 휴 노튼-스미스 부사장은 “어수선하고 제멋대로인 물리적 세계의 이미지를 찍어서 거의 실시간으로 디지털 플랫폼에 색인화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말한다.

스페이스노우의 고객에는 국방 기관, 상품 거래자, 헤지 펀드나 그 외 투자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 데카르트 랩은 보르네오의 석유 매장량을 보기 위해 위성 이미지를 분석했다.    출처= Descartes Lab

비즈니스 너머

오비탈 인사이트의 크로포드는 위성 이미지의 해상도가 향상되고 저렴해지면 더 빠르고 더 정확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 도중에도, 쇼핑몰 주차장의 자동차 수를 계산해 판매액이 얼마나 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3년에서 5년 후에는 위성 데이터로부터 매일매일 그날의 데이터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경제에서 매일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터 커질 것입니다.”

데카르트 랩의 마크 존슨은 상업 위성 산업이 비교적 새로운 산업임을 감안하면, 자신들은 그저 지리공간 분석이라는 놀라운 능력의 표면을 겨우 파기 시작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 기술의 적용은 비즈니스 차원을 넘어 확장될 것이라는 것이다.

크로포드도 “지리공간 분석 기술이 삼림 파괴, 기후 변화, 식량 안보를 추적하는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또 건물 높이와 도시 밀도에 관한 데이터는 빈곤 지도의 작성을 용이하게 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 존슨은 위성 데이터에서 받은 통찰력이 실제 사람들을 돕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의 연구원은 특정 지역에서 물이 정체되어 고여 있는 연못을 찾기 위해 데카르트 랩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함으로써 모기의 위험도를 파악해 이를 질병 예방 조치에 활용했다고 말했다.

“예측을 보다 정확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다는 것은, 비용적 관점에서도 분명 흥미로운 일입니다. 그러나 일상적인 보통 사람들도 이 기술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