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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로 보는 시사] 이재명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 법원의 입장은?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expert@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06.11  17: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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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

   
▲ 조태진 법조전문기자/변호사

야당 후보들과 여배우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면, 2007년 당시 이 후보가 유부남인 사실을 속이고 여배우와 성관계까지 맺은 행위는 형법상 혼인빙자간음죄에 해당할 수 있다. 혼인빙자간음죄는 ‘혼인을 빙자하거나 기타 위계로서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를 기망해 간음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로 2009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을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유효하게 존속돼 온 조항이다.

6·13 지방선거 막바지 표심이 출렁이고 있다. 특히 지역 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는 ‘여배우 스캔들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전세를 역전하기 위한 다른 후보들의 마타도어 공세라며 논란을 일축하고 있지만, 지난 10일 사건의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여배우가 한 공중파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터뷰까지 자처함에 따라 사건의 진실은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다만, 해당 범죄는 남성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헌법재판소 2009. 11. 26. 선고 2008헌바58)을 받은 만큼, 당시 여배우가 이를 문제 삼아 고소를 하고 이 후보가 실제 처벌까지 받은 경우라 하더라도 이 후보는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 이후 재심을 청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무죄선고를 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도 이 후보가 민사적인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은 별론이다.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혼인한 사람이 혼인사실을 숨기고 이성과 만나 성관계를 가지는 것은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했다. 지난해 5월 SNS를 통해 쪽지를 주고받은 A씨와 B씨는 같은 달 말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나 B씨의 차량에서 성관계를 가졌고, 이후 함께 골프여행을 다니며 수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그러다 B씨는 돌연 A씨에게 일방으로 결별 통보를 했고 A씨는 충격에 빠졌다. A씨는 나중에서야 안 일이지만, 미혼인 줄 알고 만난 B씨는 사실 유부남이었고, 자녀까지 둔 상태였다. 이에 A씨는 지난해 7월 B씨가 이 같은 사실을 속이고 성관계를 가진 것에 대한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라며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했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A씨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여 B씨가 A씨에게 300만원 상당의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판결했다. 혼인빙자간음죄에 대한 위헌결정으로 B씨가 더 이상 형사적인 책임은 지지 않더라도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민법 제750조),까지 면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같은 논리를 이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에 적용시켜 본다면, 이 후보 역시 앞선 사례의 B씨의 찬가지로 ‘여배우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부담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손해배상책임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불법행위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 이내이고(민법 제766조 참조), 이후에는 이른바 ‘소멸시효’가 완성되므로 불법행위 발생일로부터 이미 1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현 시점에서 여배우가 이 후보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물론 지금까지의 논의는 이 후보와 경쟁하는 야당 후보들과 여배우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것을 전제한 것으로, 이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이 사실인지의 여부는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실제 그러한 사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인의 개인 사생활이 정치인의 역량을 평가함에 있어 어느 정도 중요한 문제일 수 있느냐는 것 역시 유권자 개개인이 판단할 몫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이 과연 이번 선거에서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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