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열었다. 지난달 27일 정상회담 후 약 한 달 만이다.

▲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출처=청와대

문 대통령이 전용 차량을 이용해 통일각에 도착하자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직접 맞이했으며, 회담에는 남측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 이행과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중요 화제로 삼아 2시간 가량 회담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미북 정상회담 안건이 중요하게 다뤄졌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 남북 2차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다. 출처=청와대

지난달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초석을 다진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열기로 잠정 합의했다. 그러나 미국 내 매파로 분류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주도로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21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두고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말을 꺼내자 상황은 극도로 나빠졌다. 이후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펜스 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성명까지 발표하자 최근 북한의 진의를 의심하기 시작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24일 공개서한을 통해 미북 정상회담 취소를 결정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남한은 물론 외신에게 공개한 당일이다.

판은 깨졌지만 대화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렸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북 정상회담 취소 직후 북한이 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성명을 발표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도 '대화는 여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과 26일 트위터를 통해 연이어 북미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개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직후 남북한 정상이 만난 셈이다.

미북 정상회담의 군불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며 남북한 정상이 전격적으로 회담을 가졌다는 점이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내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미북 정상회담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북 정상회담의 미국측 실무팀 30명이 현재 해산하지 않고 공항에 대기하고 있다는 외신의 보도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청와대는 신중한 분위기다. 청와대는 남북한 핫라인 통화가 있었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으며, 27일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정식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