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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답이다] "셀렉트 다이닝으로 수요자 중심 시장 입증하겠다"

손창현 OTD 대표의 철옹성 식품시장에 도전장도 내

정경진 기자 jungkj@econovill.com

기사승인 2018.05.25  15: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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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국내 식음료 업계가 경기불황, 최저임금제 여파, 시장의 포화상태에 따른 기업 간 경쟁으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지만 1년 사이 급성장하며 두각을 나타낸 회사가 있다. 바로 셀렉트 다이닝 업체인 OTD코퍼레이션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초 불과 40여명의 직원을 거느렸지만 올해엔 본사 인력만 100여명으로 두 배 이상 커지고 있다. 마땅한 ‘호재’가 없는 국내 식음료 업계에서 “OTD는 어떻게 이토록 빨리 성장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이 자주 나오는 이유다.

최근 서울시 중구 을지로 OTD코퍼레이션 본사에서 만난 손창현 대표(41)의 답은 단순하면서 의외였다. 손창현 대표는 “버려진 공간에 사람들이 다시 찾게끔 하는 것, 그것이 OTD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 마디로 버려진 공간의 재생이 성공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OTD는 리테일 컨설팅이 아닌 공간을 컨설팅한다고 했다. 공간을 컨설팅할 때 공급자의 시선이 아닌 다분히 수요자의 관점에서 질문을 하고 답을 찾다 보니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예컨대 “왜 맥주집에서 파는 안주는 맛있지 않고 전부 튀김 종류밖에 없을까?” “맥주집은 점심 때도 장사를 할 수 없을까?” 이 같은 질문에서 나온 게 바로 유명 맛집을 푸드코트 형태로 모아놓은 ‘셀렉트 다이닝(Select Dining)’이다. OTD는 셀렉트 다이닝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여 유통업계와 리테일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셀렉트 다이닝이란 전국 유명 맛집들을 한데 모아 놓은 것으로 푸드코트의 프리미엄 버전이라고도 볼 수가 있다.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손창현 대표는 “기존 유통업계에서는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고 그것을 카피해 지점 수를 늘려갔지만 OTD는 반대로 접근한다”면서 “공간을 찾고 그 공간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콘셉트를 고민해 제안하고 그것이 하나의 플랫폼이 된다”고 소개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오버더디쉬’ ‘디스트릭트’ ‘파워플랜트’ 등을 꼽을 수 있다. 모두 OTD의 작품이다. ‘오버더디쉬’는 3여년간 사람이 찾지 않는 공간을 탈바꿈시킨 것이다. 스타시티 3층 공간을 재생하며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맛집 편집숍이다. ‘파워플랜트’는 양식 및 수제맥주 편집숍으로 이태원 ‘부자피자’ 등 수제맥주와 이에 어울리는 이태원 맛집 다섯 곳을 모았다.

이 같은 셀렉트 다이닝에 소비자들이 열광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손 대표는 “획일화된 가치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시대의 패러다임이 끝났기 때문”이라면서 “지금은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시점이 왔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대량 생산 콘텐츠가 아닌 독특하고 특화된 가치를 얻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여행을 가면 호텔에서 지내는 것이 당연했지만 이제는 에어비앤비 등을 통해 지역의 특색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을 더 선호한다”면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정형화된 콘텐츠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에서 OTD는 항상 기존의 생각에 도전장을 내민다. ‘할인점의 푸드코트는 단순히 허기를 채우기 위한 곳’이란 생각에서 ‘할인점의 푸드코트도 맛있는 것을 먹고 쉴 수 있는 재밌는 공간이 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마켓 로거스’를 만들었다. ‘마켓 로거스’는 스타필드 하남에서 큰 성공을 거둔 뒤 현재 국내 할인점 20여곳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전국 주요 매장에 마켓로거스를 확대할 계획을 발표했다. 스타필드 하남 지하 1층에 위치한 마켓로거스가 잇토피아보다 단위 면적당 매출이 높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한다.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손 대표는 “그간 푸드코트에서는 빨리 먹고 빨리 가는 것이 매출을 올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지만 이건 생산자의 논리일 뿐”이라면서 “오히려 고객들이 한정된 공간에서 좋고 다양한 음식을 먹고 편하게 공간에 머물다 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생산자 논리와는 정반대의 길을 갔지만 오히려 매출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대박을 터뜨린 것이 바로 디스트릭트 시리즈다. 보통 오피스 상업시설은 비싼 건물일수록 아케이드(상업시설이 들어선 공간)에 고급 다이닝숍이 주를 이룬다. 아케이드가 부속시설이어서 건물주들이 고급스러워 보이는 것을 선호하는 데 따른 것이다. 서울파이낸스센터(SFC)는 오피스 내에 호텔 계열 일식당과 중식당, 해외 식당 등을 유치하며 고급 리테일을 도입해 건물의 가치를 상승시킨 대표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은 밥 한 끼에 1만원이 넘어가면 부담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데일리푸드가 아케이드에 들어오면 건물의 가치를 낮춘다고 생각하는 건물주와 저렴한 데일리푸드가 필요한 임차인 간의 괴리가 생기는 부분이다.

손 대표는 “이 같은 괴리를 없애기 위해서 백화점처럼 좋은 공간에 데일리푸드 등 맛집이 들어오면 상주하는 사람도 편하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여의도 디스트릭트Y는 건물의 리테일 시설 개발과 운영을 통째로 맡으면서 OTD의 역량이 한 층 더 성장했다. 디스트릭트 시리즈는 명동 대신파이낸스타워에 디스트릭트M이 문을 연 데 이어 부영 을지로 빌딩에서 디스트릭트C를 준비 중이다.

OTD는 서울 성수동에 생산부터 소비까지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일종의 공장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 유통 채널에 입점하기가 어려운 소상공인부터 프리미엄 식품을 만드는 업체들을 한데 모으고 식품 제조시설을 공유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패션도 다양한 디자이너의 브랜드가 많아지고 산업이 다양화를 지향하지만, 역행하고 있는 시장이 바로 식료품 시장인 것 같다”면서 “유럽의 경우 올리브 오일 하나를 사려고 해도 다양한 판매업자가 생산하는 다채로운 제품들이 진열창에 꽉 차 있는데, 국내는 여전히 참기름을 파는 판매상은 오뚜기 하나뿐”이라고 꼬집었다.

몇 개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철옹성 같은 식품시장을 OTD는 마켓컬리와 협업해 식품 제조시설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생산자들을 묶어서 공장을 운용하고 그것을 마켓컬리에서 소비하는 구조를 만들려는 복안이다. 소비자들은 획일화된 제품이 아닌 다양한 제품들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도시재생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손 대표는 “전통시장의 진화된 버전을 실현하고 싶다”면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페리터미널처럼 사람들이 찾아가는 시장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유명 건설사에서 일하며 축적한 그의 안목이 다시 빛을 발할 것인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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