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9시 52분 경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온하게 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뇌수술을 받았으며 최근 상황이 악화,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고인을 추모하는 글들이 나오고 있다. 독립군 기업 LG의 정신을 이어간 고인의 뜻을 기리는 글이 대부분이다. 유족 측은 고인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가족장을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LG그룹의 재편도 빨라질 전망이다.

LG그룹은 최근까지 구본무 회장이 큰 그림을 그리고,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경영일선에서 활동했다. 구본준 부회장은 LG임원 세미나를 주도하는 한편 각 계열사의 전략보고회의도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사절단에도 구본무 회장 대신 구본준 부회장이 참석했다. 구본준 부회장이 일선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고인의 부재에 따른 LG그룹의 타격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장자승계원칙에 따라 구본무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상무의 경영승계도 빨라질 전망이다.

구광모 상무는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 2007년 재경부문 과장을 거쳐 2014년 HA사업본부 부장을 역임했다. 이어 2014년 (주)LG로 넘어와 시너지팀 부장을 거쳐 2017년 경영전략팀 상무에 올랐으며 2017년 11월 인사이동에서 승진하지 않고 LG전자의 신성장사업 중 하나인 B2B사업본부 ID(Information Display) 사업부장을 맡았다.

구 상무는 (주)LG 사내이사로 내정됐다. LG는 지난 17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내달 29일 여의도 LG트윈타워 대강당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의했다. 임시주총 부의 안건은 LG전자 구광모 상무를 ㈜LG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이다. LG는 “구본무 회장이 와병으로 인해 ㈜LG 이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함에 제약이 있는 관계로 주주 대표 일원이 이사회에 추가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다”면서 “후계구도를 사전 대비하는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은 당분간 고인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 체제가 이어진 후 장자승계원칙에 따라 후계자인 구 상무가 전면에 등장하는 분위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단초는 구 상무가 (주)LG 사내이사에 오르면서 경영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는 것에서 시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