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이후 3주가 지난 시점이지만 남북경협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 16일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을 갑작스럽게 취소하고 북한과 미국이 강경발언을 주고받으면서 남북경협주의 상승세에는 제동이 걸렸다가 반등에 성공한 것은 시장의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주도주가 부재한 가운데 당분간 남북경협주에 대한 시장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남북경협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실제로 발생하는 데 예상보다 가시거리가 짧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0.69%(17.06포인트) 하락한 2460.65에 마감했다. 지난주 주초인 14일과 15일 연이틀간 떨어지며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16일 전거래일 대비 0.05%(1.28포인트) 오른 2459.82로 마감하며 반등에 성공했당. 그러나 17일 팔자로 돌아선 외국인의 매도세에 밀리며 2450선을 내줬다.

코스피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종목별 차별화는 지속 중이다. 지난주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계양전기우다. 계영전기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경협 기대감으로 183.97%가 올랐다. 남북경협주로 꼽히는 성신양회우도 123.03% 오르며 뒤를 이었다.

남북경협주의 급등세와 함께 거래량도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KB증권에 따르면 특히 건설·건축관련 업종 일평균 거래대금은 2~3월 3490억원에서 4월 19일~5월 17일에는 1조 6100억원으로 증가했다. 남북경협주의 공매도 잔고도 함께 급등하며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

남북경협주에 대한 관심은 주도주가 부재한 현재 증시 상황에 있다는 분석이다. 연초 대세로 떠오른 바이오주는 바이오 버블 논란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등이 이어지면서 내리막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주도주 부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남북 경협주의 변동성 높은 모습 지속 중”이라면서 “제한된 수급, 주도주 부재에 따른 종목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남북경협주의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로 옮겨가고 있다. 남북경협주의 상승은 실적이 아닌 미래 기대감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관련 종목에 대한 실제 경제 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이내 다시 하락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흥국증권은 남북교역액 추이를 통해 과거 경제협력에서 발생한 경제 효과를 살펴보면 예상보다 가시거리가 짧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과거 남북교역액의 대대적인 증가는 개성공단과 물류협력사업 추진 과정에서 비롯됐다.

지난 2003년 개성공단 착공부터 2007년 경의선 개통으로 개성공단 물품의 화물 운송이 개시되기까지, 4년간 남북교역액은 2배 가까이 성장했다. 또 지난 2014년 한국과 러시아, 북한이 공동으로 추진한 나진·하산 물류협력사업에서는 사업자 간 MOU 체결부터 1차 시범운송이 진행되기까지 소요기간은 1년 가량에 불과했다.

문다솔 흥국증권 연구원은 “실제 2014년 11월, 나진-하산 루트를 이용해 러시아산 석탄 3만5000t이 운반됐고 운송에는 현대상선이, 해당 원료를 직접 사용한 기업은 POSCO였다”면서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유효하다면, 실제 남북 경제협력의 효과는 발생하기까지 그 가시거리가 상당히 좁혀질 수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남북경협주 상승에 제동을 걸었던 북한의 태도변화 역시 큰 영향을 주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실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16일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을 갑작스럽게 취소하고 북한이 강경발언을 쏟아내면서 남북경협주의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렸지만 이내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문 연구원은 “북한의 태도변화가 중장기 남북 관계 화해·협력 무드의 대대적인 변화로 보기엔 이른 시점으로 판단한다. 주가 흐름 측면에서는 남북경협주의 상승세가 속도조절에 나설 공산이 큰 데, 단기 상승폭을 감안하면 한편으론 예견된 수순으로 볼 수 있다”면서 “백악관이 북핵 해법에 과거방식을 고수하지 않는다는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향후 협의과정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협주 투자심리와 연관된 지표들에선 부정적인 신호가 감지되지 않는다. 치명적인 악재만 없다면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까지 경협주의 모멘텀은 유지될 수 있다”면서 “경협주에 대한 투자 비중은 현 수준에서 좀 더 늘려도 무방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