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펄어비스 CI. 출처=펄어비스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한방’에 큰 성공을 이루는 것들은 늘 주목의 대상이다. 게임 개발·서비스 업체 펄어비스는 그런 기업 중의 하나다 펄어비스는 회사의 첫 번째 MMORPG ‘검은사막’이 글로벌 흥행하며 성장했고, 이어 검은사막의 모바일 버전인 ‘검은사막 모바일’도 연달아 히트해 현재 위치에 올랐다. 

펄어비스는 2010년 9월 자본금 3억원으로 오피스텔 원룸에서 시작했다. 당시 직원은 7명이었다. 약 8년이 지난 지금 펄어비스는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3조401억원(18일 기준)으로 코스닥 전체 시총 순위 9위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코스닥에 상장된 게임 업체 중에선 1위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9월 상장한 기업으로 임직원 수는 400여명이다.

펄어비스는 설립 시작부터 큰 기대를 모은 기업이었다. NHN의 스타 개발자 김대일 PD(현 펄어비스 의장)가 새로운 게임을 만들겠다며 설립한 회사였다. 김 의장은 가마소프트 재직시절 MMORPG ‘릴 온라인’ 개발을 시작으로 2003년 NHN 게임스에 입사 후 MMORPG ‘R2’, ‘C9’을 개발·흥행시킨 주인공이다.

‘C9’은 2009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게임대상 등 6개 부문 상을 싹쓸이하는 성과를 얻었다. 여러 번의 MMORPG 개발 경험으로 자신감을 얻은 그는 직접 회사를 세워 MMORPG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게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이다.

▲ 검은사막 온라인 이미지.출처=펄어비스

검은사막은 칼페온 공화국과 발렌시아 왕국이 검은 돌을 두고 대립하는 스토리를 배경으로 화려하고 사실적인 액션으로 타격감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게임이다. 게임은 모든 월드가 로딩 없이 개방된 오픈 월드 형식이다. 직업은 워리어, 레인저, 소서러, 자이언트, 금수랑, 무사, 발키리, 매화, 위자드, 위치, 쿠노이치, 닌자, 다크나이트, 격투가, 미스틱, 란 총 15종류로 다양하다.

검은사막은 회사 설립 후 4년 후인 2014년 12월에 출시됐다.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할 때까지 실탄이 필요했다. 검은사막에 들어간 개발비는 12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개발 인원은 개발 초기엔 50여명, 그 이후부턴 70여명까지 투입됐다. 

펄어비스는 설립 직후 NHN으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아 실탄을 확보했다. 또한 다른 데서도 자금을 수혈받았다. 펄어비스 관계자에 따르면 몇 군데의 벤처 캐피털(VC)에서도 투자를 받았다고 한다. 물론 펄어비스는 자금출처에 대해서는 함구한다.

미래에셋대우 문지현 게임산업 애널리스트는 “김대일 의장이 스타 개발자였다는 점이 투자유치를 도왔을 것”이라면서 “게임 개발에 투자하고 좋은 수익을 내는 벤처캐피털도 많다”고 말했다.

검은사막은 2013년 7월 1차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했다. 반응은 좋았다. 총 5000명의 테스터가 참석했고, 이 게임의 그래픽과 게임성에 좋은 점수를 매겼다. 앞서 1차 CBT 한 달 전인 6월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게임전시회 E3에 작품을 내놓는 등 글로벌에 IP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약 9개월 뒤인 2014년 4월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2차 CBT를 하면서 다시 한번 가능성을 입증했다. 테스트는 좀 더 규모가 커져 약 3만여 명의 테스터가 참여해 3주간 검은사막을 즐겼다. 이 기간 동안 펄어비스는 1000건 이상의 업데이트를 해 화제가 됐다. 이 당시 검은사막 플레이 영상이 다음tv팟, 유튜브 등으로 퍼저나가며 유저들에게 더욱 널리 인식됐다.

2차 CBT 이후 마지막 게임 수정을 거쳐 같은 해 12월 드디어 검은사막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대 심리가 컸던 출시 초반 게임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유저들과 대작이라는 긍정 평가가 나뉘어 논란이 있었다. 또한, 김 의장이 펄어비스를 세우고 검은사막 출시를 예고한 시기와 CBT일정 등이 미뤄졌던 점도 있었다. 결국 검은사막은 성공했다.

2015년 이후엔 글로벌 진출을 시작했다. 2015년 5월에는 일본, 10월에는 러시아에 출시됐고, 2016년 3월 북미와 유럽에 순차 출시됐다. 특히 지난해  1월 퍼블리셔 없이 자회사를 통해 자체 대만에 서비스를 제공한 게 대박을 터뜨렸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매출액 1172억원, 영업이익 646억원, 순이익 495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3월엔 최대 시장인 중국에 스네일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판호 문제로 아직 무소식인 게 흠이라면 흠이다.

▲ 펄어비스 2017년 지역별 영업수익. 출처=펄어비스

검은사막은 올해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검은사막의 모바일 버전인 ‘검은사막 모바일’을 출시한 게 톡톡한 재미를 봤다. 펄어비스는 올해 2월 검은사막 모바일을 국내 출시했는데 사전예약 500만명을 돌파했다. 출시 3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2위, 앱스토어 3위(18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 검은사막 모바일 이미지. 출처=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 성적에 힘입어 펄어비스는 올해 1분기에만 매출액 775억원, 영업이익 335억원, 순이익 278억원을 기록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출시 후 한 달 매출 452억원을 올렸다.

펄어비스는 올해 3분기 내 검은사막 모바일을 대만과 동남아시아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그 외 일본, 북미, 유럽도 다음 해 1분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올해 펄어비스의 하반기 해외시장 진출에 긍정으로 전망한다. 그도 그럴 것이 펄어비스는 지난해 2분기 이후 북미·유럽, 아시아지역을 포함한 해외 매출액 비중이 80% 수준이기 때문이다.

▲ 펄어비스 2017년 지역별 판매액 비중. 출처=펄어비스

신한금융투자 이문종 애널리스트는 “PC 버전의 글로벌 인기와 국내에서 검증된 모바일 흥행력을 고려하면 모바일의 글로벌 흥행 가능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 김민정 애널리스트는 “대만과 동남아 시장은 검은사막 온라인을 직접 서비스 하는 지역이며 검은사막 온라인이 출시 초기부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시장이며 모바일 MMORPG가 강세인 시장이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