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구글이 일반 안드로이드 전화를 시각장애인을 위한 인공지능 도우미로 변신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룩아웃’(Lookout)이라는 이 애플리케이션(앱)은 이미지 인식과 인공지능을 이용해 전화기의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장면을 설명해 주는 새로운 앱이다. 구글은 최근 I/O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이 앱을 발표했다.
구글은 현재 이 앱을 테스트 중이며 올해 말 출시되는 픽셀(Pixel)에 이 앱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로이드 카메라를 손에 들거나 목에 건 채 바깥쪽으로 향하게 하고 건물 로비에 들어서면, 룩아웃 앱이 사람과 엘리베이터 문과 같은 사물을 감지하고 주변 텍스트를 읽는다. 이 앱은 인터넷 연결도 필요 없다.
구글은 룩아웃이 많은 정보를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항목만 설명하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설명을 중단하고 싶을 때, 카메라 위에 손을 대거나 한 번 두드리면 앱을 일시 멈추게 할 수 있다.
회사는 이 앱이 시각 검색 도구인 구글 렌즈(Google Lens)와 유사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신러닝, 이미지 인식, 기타 다른 머신러닝 모델을 결합했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라이트하우스(LightHouse)의 액세스기술 담당 이사 에린 로리드센은 “시각장애인들도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일들이 개발되는 방식은 대개 시각장애인들이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시각적인 정보를 비시각적인 정보로 바꾸는 것입니다.”
시각장애인을 돕기 위해 인공지능과 스마트폰을 사용한 것은 구글이 처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싱 AI’(Seeing AI)라는 아이폰용(iOS)의 비슷한 앱을 가지고 있다.
‘싱 AI’는 인쇄된 또는 손으로 쓴 텍스트를 읽을 수 있고, 색상을 설명하거나 화폐가 얼마짜리 돈인지 식별할 수 있다. 구글의 룩아웃과는 달리 ‘싱 AI’에는 안면 인식 기능도 있다. 전화기를 사람에게 향하면 ‘싱 AI’가 그 사람에 대해 설명하고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 알려준다. 앱이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도록 교육시키면 그 사람의 이름도 알려준다(구글도 앞으로 룩아웃에 안면 인식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앱 기반 기술은 대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얼굴을 보고 사람의 감정이나 나이를 설명할 수 있는 보컬아이스 AI(VocalEyes AI)라는 앱은 18세 고등학생이 MIT 여름 프로그램에서 만들었다.
또 AI 대신 인간을 직접 사용하는 전통적인 앱도 있다. 예를 들어, 아이라(Aira)라는 회사는 사람들에게 카메라가 내장된 스마트 안경을 쓰게 하고, 훈련받은 회사 직원들이 이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것을 직접 설명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비 마이 아이’(Be My Eyes)라는 회사는 자원 봉사자를 고용해 라이브 영상 채팅을 통해 주위의 정보를 확인해 준다.
라이트하우스의 로리드센은 “인공지능이 전반인 추세가 될 것”이라면서도 “인공지능이 시각장애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아직은 해결책을 찾지 못한 문제들이 많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