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희준 기자]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이 27일 판문점 우리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린다.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나라 역사상 북한 지도자를 만나는 세 번째 대통령이 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각각 2000년과 2007년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마주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의제는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이어서 북한이 어떤 제안을 내놓을지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북한의 비핵화는 남북 합의로만 이뤄질 수 없는 만큼 남북정상회담 결과는 5월~6월 초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향하는 길라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오전 9시30분 군사분계선 넘는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첫 만남을 시작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T2와 T3 사이로군사분계선을 넘고 문재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맞이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리명수 참모총장,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리용호 외무상 등 9명이 수행한다.  

이어 9시 40분께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 사이, 판문점 광장에 도착한 두 정상은 이곳에서 의장대 사열을 포함한 공식 환영식을 갖는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도 남북 두 정상은 북측 육해공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의장대 사열뒤 두 정상은 양측 공식수행원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환영식을 마친뒤 회담장인 평화의 집으로 이동한다. 평화의 집 1층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준비된 방명록에 서명하고 문재인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할 예정이다.

두 정상은 접견실에서 사전환담을 나눈 뒤 2층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해 10시 30분부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정상회담을 시작한다.

오전 정상회담이 종료된 후, 양측은 별도의 오찬과 휴식시간을 갖고, 오후에는 남북 정상이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공동기념식수를 한다. 두 정상은 65년 동안 대결과 분단의 상징이던 군사분계선 위에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함께 심는다. 기념식수 장소는 고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고향 방문을 한 군사분계선 인근의 ‘소떼 길’이다.

기념식수목은 우리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로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 생 소나무다.  소나무 식수에는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함께 섞어 사용하고 식수 후에 김정은 위원장은 한강수를, 문재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줄 예정이다.  식수 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 라는 문구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명이 포함된다. 

공동식수를 마치고 나면 군사 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양 정상이 친교 산책을 하면서 담소를 나눌 예정이다. 

▲ 남북정상회담장 내부 모습. 출처=청와대페이스북

산책 후에는 평화의 집으로 이동해 다시 오후 일정을 이어간다. 정상회담을 모두 마치면  합의문 서명과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합의문 내용과 발표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오후 6시 30분부터는 양측 수행원이 참석하는 환영만찬이 평화의 집 3층 식당에서 열린다. 환영만찬까지 마치고 나면 환송행사가 열리는데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양 정상은 판문점 평화의 집 전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한 쓰리디(3D) 영상을 감상한다. 영상의 주제는 ‘하나의 봄’이다.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이 핵심의제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대통령비서실장)은 26일 경기 고양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가진 남북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무엇보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이라는 핵심의제에 집중된 회담"이라고 설명했다.

임종석 준비위원장은 "북한의 핵과 ICBM이 고도로 발전한 이 시점에 비핵화 합의를 한다는 것은 1990년대 초, 그리고 2000년대 초에 이뤄진 비핵화 합의와는 근본적으로 그 성격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면서 "이 점이 이번 회담을 어렵게 하는 점"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때문에 지난 특사단 평양 방문에서 확인한 비핵화 의지를 양 정상이 직접 어느 수준에서 합의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것을 어떤 표현으로 명문화 할 수 있을지가 어려운 대목"이라면서 "비핵화에 대한 명시적 합의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까지 정상 사이에 공감을 이룰 수 있을지, 이 역시 참모들이 결정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두 정상 사이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북측 공식수행원으로 북한 군부와 외교라인이 참석하는 것과 관련해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 남북 간의 긴장 완화에 대한 내용들이 중요하게 다뤄지기 때문"이라고설명했다. 

2000년과 2007년 정상회담 합의 내용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발표한 10.4 정상선언에는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 평화체제 구축,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간 인도적 협력사업 적극 추진, 남북정상회담 수시 개최 등이 포함됐는데 이번에도 이 같은 내용은 주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앞서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선 6.15 공동선언이 발표됐다. 공동선은 통일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하고 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의 공통성을 인정하며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하기로했다. 또 8.15 계기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비전향 장기수 송환 등 인도적 문제 해결,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 및 제반 분야 교류협력 활성화로 상호신뢰 증진, 이른 시일 안에 당국 사이의 대화 개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적절한 시기에 서울 방문 등이 담겼다. 

2007년 10.4 선언은 6.15 공동선언 적극 구현, 상호 존중과 신뢰의 남북관계로 전환,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 평화체제 구축과 2·13 합의 이행 협력 남북 경협의 확대.발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