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오는 30일 액면분할을 앞둔 삼성전자에 투자자의 관심이 몰린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50대 1의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주당 가격이 200만원이 넘어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이 어려운 황제주로 꼽혔다. 액면분할 이후에는 주당 5만원 선으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유동성 확대가 기대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30일부터 3거래일간 거래가 중단된다. 다음달 1일이 근로자의날로 거래소 휴장에 따라 액면분할 후 첫 거래일은 5월4일이다.  지난 1월 발표한 50대 1 액면분할에 따른 거래정지다.

다음달 4일 재상장되면 삼성전자의 액면가는 5000원에서 100원으로 감소한다. 이에 따라 주가도 현재 250만원대에서 5만원대로 대폭 하락하게 된다. 주식 수는 5배로 늘지만 시가총액에는 변화가 없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을 발표하면서 “더 많은 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할 기회를 갖게 되고 올해부터 대폭 증대되는 배당 혜택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액면분할이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증대 효과 등 주식 거래 활성화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주가가 너무 높아 개인투자자의 접근이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식은 오너일가를 제외하고 국민연금공단 등 기관투자자가 주로 보유하고 있으며 외국인 보유비중도 지난해 말 기준 50%를 넘어섰다. 주식이 액면분할되면 그동안 삼성전자를 사고싶어도 살 수 없었던 개인이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이미 충분히 저평가 상태"라면서 "액면분할을 통해 투자자 저변 확대와 그에 따른 유동성 증가 등 주식 거래 활성화에는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액면분할이 주가 상승의 기폭제가 되긴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공존한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액면분할이 발표된 지난 1월 31일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이내 보합세로 주저앉았다. 9일 뒤인 지난 2월 9일에는 반도체 업황 우려가 떠오르면서 분기 최저가인 222만1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는 240만원~250만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가는 액면분할 효과보다는 핵심사업의 업황과 실적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이 삼성전자 주식 유동성과 개인투자자 접근을 용이하게 한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반도체와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핵심사업의 전망과 전략에 대한 믿음”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SKT, 아모레퍼시픽 등의 사례를 볼 때 액면분할이 주가의 결정변수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날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를 넘어서는 분기 최고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다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2018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60조5600억원, 영업이익이 15조64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2시15분 기준으로 전거래일 대비 2.46%(6만2000원) 오른 258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펀더멘탈과 배당매력을 감안할 때 현재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면서 “액면분할이후 첫 거래가 시작하는 다음달 4일이후 투자자 저변확대 및 유동성 증가도 향후 주가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해 긍정적 주가흐름이 기대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