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패널 가격 인하를 요구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아이폰X 출하량이 생각보다 낮은 상태에서 가장 고가 부품인 OLED 패널 가격을 낮춰 최소한의 수익성을 담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패널 가격 인하를 요구한 지점은, 공급처 다변화 전략이 사실상 무산되며 백기 투항한 것으로도 이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수급받는 OLED 패널 가격을 종전 110달러에서 100달러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아이폰X에서 처음으로 OLED를 채택해 삼성디스플레이를 파트너로 삼은 상태에서, 패널 가격 인하로 아이폰X 출하가격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백기 투항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패널 가격을 낮추라는 압박을 했다. 출처=애플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수급을 받고 있으나, 최근까지 중국 기업들이 OLED 패널 제작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하며 탈 삼성 전략을 준비한 바 있다. 스마트폰 경쟁자인 삼성으로부터 거의 독점 OLED 물량을 수급받는 것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애플의 전통적인 부품 수급 전략인 공급처 다변화 전략에도 맞지 않는다. 애플은 최대한 많은 부품 공급처를 확보해 이들을 경쟁시키며 가격을 '후려치는' 전략을 주로 구사하고 있다.

문제는 글로벌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독보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약 95% 이상의 절대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 외 중소형 OLED 부품 공급처를 찾기 어렵다. 한 때 LG디스플레이와 협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이 원하는 물량을 제작할 역량이 부족하다.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패널 가격 하락을 요청한 것도, 결국 공급처 다변화 전략이 '버리는 카드'가 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탈 삼성 전략이 폐기 수순을 밟고있는 상태에서 애플의 OLED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