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위키피디어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미국 경제 회복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표면 아래에서 침체를 가장 잘 예고하는 지표가 황색불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4월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지표는 바로 미 재무부 채권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차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이유는 무엇일까. 대개 장기 금리는, 단기 금리가 그 시점의 평균을 상회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에,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아질지 모른다는 위험을 보충하는 만큼 더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아진다는 것(수익률 곡선 역전)은 투자자들이 향후 단기 금리가 급속도로 더 하락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유일한 이유는 연준이 경기 침체에 맞서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려고 하는 경우뿐이다.

다행스런 소식은 수익률 곡선이 아직 역전되지 않았다는 것이지만, 나쁜 소식은 그렇게 될 때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 2년물 국채 금리 간의 격차는 지난 17일 거래에서 0.41% 포인트 차로 좁혀져, 2007년 9월 이후 가장 좁은 격차를 기록했다. 이후 0.488% 포인트로 다소 벌어졌지만 여전히 그 시기는 다가오고 있다. 채권 시장은 경기 순환이 반환점에서 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2016년 초에는 그 차이가 현재보다 세 배 이상인 1.35% 포인트였다.

▲ 출처= 美 재무부     그래프: 워싱턴포스트(WP)

금리 인상기에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낮은 것을 경기 둔화의 징조로 해석한다. 기준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비롯한 각종 대출 금리가 올라 경기를 침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완만하고 꾸준한 회복에 안녕을 고하고 상황이 악화될 것에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경제가 그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편과 규제 완화가 실제로 상황을 크게 개선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어 경제는 지난 10년 동안과 마찬가지로 2~2.5%의 성장률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완만한 경제 성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며, 낮은 금리에서도 경제는 언제든 탈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연준이 2년물 수익률과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의 격차가 좁은 것을 여전히 경제적 문제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연준이 두 차례 이상 금리를 인상할 경우, 2년 차입 비용도 함께 높아져 수익률 곡선이 반전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실질적인 위험이 그러한데도 연준은 그것이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결국 장기 금리가 “마땅한 수준”보다 낮은 이유는 연준이 과거에 사용했던 모든 파격적 정책 때문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그러므로 그들이 이 문제도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평상시처럼 생각할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경기 회복력이 너무 취약해서 금리가 0을 크게 상회하지 않아야 할 시기에, 금리 인상이 해롭지 않은 것처럼 보는 태도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를 보라. 일본은 20년 동안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시장이 연준에게 금리를 그처럼 빨리 올릴 필요가 없으며, 만일 연준이 계속 금리를 빨리 인상하면 회복은 끝날 것이라고 계속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2020년 선거에 바로 맞춘 시기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