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공간 조성 마스터 플랜(자료=서울시청)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서울시가 지하철 3호선 안국역부터 탑골공원으로 이어지는 삼일대로를 시민공간으로 조성한다.

서울시는 24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삼일대로 일대 시민공간 조성사업’을 발표했다.

시는 안국역~탑골공원으로 이어지는 ‘삼일대로’ 일대 중 3.1운동 준비와 전개 과정에 중요한 공간적 배경이 된 역사적 장소를 7대 핵심거점으로 선정하고 연결해 ‘3.1시민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삼일대로는 안국역부터 한남고가차도를 잇는 왕복 6~8차선 도로이다. 급속한 도시화 과정에서 도심에서 강남으로 개발 확장을 상징한다. 지난 1966년 3.1운동 50주년을 기념해 ‘삼일대로’라고 명명됐고 2010년 한남고가차도 시점까지 구간을 연정해 지금의 ‘삼일대로’ 이름으로 변경됐다.

시는 7개 거점을 거대한 상징물이나 기념물 위주 공간이 아닌 시민들이 일상 생활에서 머무르고 사색할 수 있는 시민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역사적 이야기 전달과 함께 3.1운동 정신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데 방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각 거점 사이를 불편 없이 걷도록 보행환경 개선도 이뤄진다.

7개 거점은 ▲3.1운동 테마역사로 조성된 ‘안국역 5번 출구 앞’ ▲독립선언문이 보관됐던 ‘독립선언 배부 터’ ▲3.1운동 이후 다양한 민족운동 집회장소였던 ‘천도교 중앙대교당’ ▲3.1운동 기초가 된 민족계몽운동의 산실 ‘서북학회 터’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업문을 낭독한 ‘태화관 터’ ▲만세물결이 시작된 ‘탑골공원 후문광장’ ▲삼일대로가 내려다보이는 ‘삼일전망대’(가칭)가 설치될 낙원상가 5층 옥상 이다.

세부적인 조성계획으로는 안국역 5번 출입구 앞 바닥에는 3.1운동 전개 과정을 시간 순으로 구성한 타임라인 바닥판을 설치한다. 현재 수운회관 앞인 독립선언문 배부 터에는 현재 담장을 허물어 계단쉼터를 만들고 독립선언문의 제작~보관~배부에 얽힌 스토리가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천도교 중앙대교당은 현재 높은 담장에 가려 삼일대로 쪽에서는 잘 보이지가 않는 만큼 서울시측에서 담장을 없애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서북학회 터는 건물이 건국대로 이전하고 현재는 표지석만 남아있는 상태다. 1919년 당시 삼일대로 일대 도시모형을 설치해 옛 도시풍경을 엿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탑골공원 후문공원 광장 바닥에는 3.1운동 만세물결을 상징하는 발자국 모양을 표현하고 주차장으로 단절된 삼일대로변 보행길로 정비한다. 마지막인 거점인 삼일전망대(가칭)은 낙원상가 5층 옥상을 삼일대로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이자 옥상공원으로 조성한다. 삼일대로 역사성을 살리는 것 뿐 아니라 시가 현재 추진 중인 ‘창덕궁 앞 도성한복판 도시재생활성화사업’ 주요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시는 이달 중 기본 및 실시설계를 완료, 오는 7월 중 착공에 들어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내년 3월1일 준공하겠다는 목표다. 이와 관련해 5월 중 종로구, 천도교 중앙대교당 등 관련 기관과 공동추진 협약(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하반기 중 ‘3.1 시민공간’ 조성에 시민들이 자발적 기부형태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시 자체 예산과 시민들이 기부한 기금을 공간 조성에 투입한다. 기부 시민들의 이름은 보도블록, 벤치, 만세물결 발자국 등에 새겨진다. 이와 관련해 비영리 민간단체와도 5월 중 시민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3.1운동은 단순한 항일운동이 아닌 백성에서 국민으로, 제국에서 민국으로, 왕토에서 국토로 변화하는 진정한 의미의 대한민국 탄생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3.1운동의 발상지이자 핵심 무대인 삼일대로 일대의 역사성과 장소성 회복으로 역사적 가치와 지역의 정체성을 되찾고, 보행환경 개선을 병행해 일대 지역재생의 중심축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