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코스피 시가총액 1위와 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식을 매각하라고 연일 압박을 넣으면서 이날 장 초반 3%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도 4%대를 오르내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8.17포인트(0.73%) 하락한 2455.94에서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4.36포인트(0.18%) 오른 2478.47에 개장했으나 외국인의 매수세에 밀리면서 이내 하락전환했다.

코스피의 약세는 시총 1위와 2위에 올라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3%~4%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8만원(3.08%) 내린 251만5000원에, SK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3300원(3.91%) 내린 8만11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자, 최종구 발언 악재로

삼성전자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위원장은 지난 23일 “삼성도 지배구조 관련 논란으로부터 자유롭게 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법을 통해 강제적으로 시행되기 전에 회사 스스로 자발적으로 단계적인 방안 마련을 할 수 있으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보험회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 한도는 투자자산의 취득원가 기준 보유 자산의 3%까지이지만 국회에 발의된 보험업법 개정안은 투자자산의 공정가액 기준 보유자산의 3%를 기준으로 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 8.27%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지분 시가는 약 26조원으로 삼성생명의 총 자산의 8%가 넘는 상태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대주주 발행 주식 보유 규정을 지키기 위해 삼성전자 지분을 약 20조원어치 매각해야 하며 시장에는 대규모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금융위원장의 계열사 지분에 대한 단계적이고 자발적 개선 조치 기대 발언으로 인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 매각 방안은 구체성을 띨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매각 규모면에서도 최소 매각의무 기준 (삼성전자 지분 5.94%)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 50%도 실망 

SK하이닉스는 이날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8조7197억원, 영업이익이 4조3673억원 순이익이 3조121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77% 증가한 수치이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각각 3%, 2%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전통적 계절적 비수기고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의 SK하이닉스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는 각각 8조8145억원, 4조4211억원이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역대 두번째로 좋은 성적이지만, 시장 기대치는 하회한 수준이다.

또 오스트리아 반도체 업체인 AMS가 향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도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반면 SK하이닉스의 매수창구 상위에는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어 시장에선 장 후반 하락세를 만회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