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SK하이닉스가 24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매출 8조7197억원, 영업이익 4조3673억원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다소 주춤했지만,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분기 연속 영업이익 4조원 돌파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률 50.1%를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3%, 2%씩 감소했다. 1분기가 전통적인 반도체 업계 비수기이기 때문에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모두 내려갔기 때문이다. 구원투수는 가격이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5% 내려갔으나 평균판매가격은 평균 9% 상승했으며,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0% 떨어졌으나 평균판매가격은 1% 하락에 그쳤다.

▲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 50%를 돌파했다. 출처=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 기준 D램 2위, 낸드플래시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체 출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가격 호조세를 보이며 높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낸드플래시보다 D램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은 대목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D램 매출은 약 20조원으로 전체 매출의 70% 수준이다.

D램 전략은 글로벌 IDC와 연결된 서버용 제품 중심 구성이다. 지금까지 D램 성장을 이끌었던 스마트폰 모바일 시장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IDC 기반의 서버용 D램이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내년 서버용 D램 성장률이 모바일 D램을 추월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북미에 이어 중국에서도 IDC 업체들이 공격적인 설비확장에 들어가기 때문에, 투자 기준으로 IDC 서버용 D램 투자는 올해 30%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D램의 공급 부족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메모리 반도체 수퍼사이클(장기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도 D램 공급 부족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x나노의 비중에 대해서는 "지난해 말 PC용 1x나노를 시작으로 삼아 전체 응용분야로 인증과 양산 개시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1x나노 생산 비중 증가에 맞춰 원가도 적절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는 기업용 SSD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전체 SSD 수요 중 기업용 SSD 제품 비중이 절반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대용량 SSD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추이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분위기다.

D램과 비교해 낸드플래시 수퍼 사이클은 비교적 짧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낸드플래시 공급 부족 현상은 완화될 것"이라면서 "공급 증가량은 약 40% 중반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D램 재고는 1주 분량이며 낸드플래시는 4주 분량이라는 점도 밝혔다. D램의 공급 부족 현상은 올해까지 이어지지만, 낸드플래시는 곧 해소될 것이라고 보는 셈이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청주 M15 라인은 예상보다 빠르게 클린룸이 오픈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연말 오픈을 예상했으나 시기를 다소 당긴다는 설명이다. 올해 신규 시설투자에 대해서는 지난해 10조3000억원 대비 약 30%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