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우 기자] 남북 정상회담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남북경협 관련주에 관심이 몰린다.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의제로 종전(終戰)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거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토목·건설 등 인프라 관련기업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국내 주식의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50원(4.32%) 오른 3620원에 장을 마쳤다. 하림은 북한과 축산분야 경제협력사업을 진행했던 기업이다.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북한 광명성총회사와 축산경제협력사업을 진행해 평양 돼지공장과 순안 종돈장을 현지 방문하며 사료 및 사양관리 기술을 제공한 바 있다.

남북경협주로 잘 알려져있는 남광토건의 주가도 전거래일 대비 5400원(20.73%) 오른 3만1450원에 마감했다. 남광토건은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건설사로 전날 8.67%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상한가를 보였다. 대북 송전주인 이화전기도 전거래일 대비 2.67%, 범현대가 건설사인 한라는 5.58% 올랐다. 

남북 정상회담 D-7, 카운트다운

대표적인 대북경협주로 꼽히는 이들 종목의 상승세는 남북 경제교류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언론사 사장 간담회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이끌어내는 길잡이가 돼야할 것”이라며 “지난 65년 정전체제를 끝내고 종전선언을 거쳐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종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정치적 의미의 종전을 선언하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를 이끌어내고, 남북미 3국 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3단계 로드맵을 통해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전협정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 역시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을 지지하고 나섰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는 정전협정의 공식적 종식을 지지한다고 전했으며 중국 외교부 역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한반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남북 경협주로 꼽히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물론 토목·건설 등 인프라 관련주들도 무더기로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남북 경제교류가 재개되면 개성공단의 재가동과 북한 인프라 투자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국내 증시 저평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될까

국내 증시의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도 기대되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필두로 국내 기업들이 올해 1분기 컨센서스를 우회하는 호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남북 경제교류 재개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어오면서 리스크 지표도 우하향을 그리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가부도위험을 알려주는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과 신흥시장채권지수(EMBI+) 스프레드와의 차이를 보면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마이너스 값이 넓어지면서 대북 리스크 완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평화협정에 대한 기대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가능성이 있다. 또 이에 따른 양호한 투자심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는 5월 말 또는 6월 초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까지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지속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남북경협주, 당분간 주가 호조 기대”

전문가들은 당분간 남북 경협 관련주의 주가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수혜주로는 남광토건, 현대엘리베이터, 에머슨퍼시픽, LS산전, 현대건설, 대통스틸, 경농, 녹십자들이 꼽혔다.

▲ 자료=신한금융투자

최 연구원은 “남북정상회담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의 시세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개성공단 가동 재개는 기존 남북 경협 사업의 한 부분으로 경협 재개 시나리오에서의 첫 단계다. 지난 2016년 2월 전면 가동 중단 전 남북 상업 교역액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또 “개성공단 가동 재개 기대감와 관련하여 현대엘리베이터를 주목할 만 하다”며 현대엘리베이터는 개성공단 개발 사업권을 가진 현대아산의 지분 67.6%를 보유하고 있고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 사업권도 가지고 있는 만큼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 가시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